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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정감사. 문재인,안철수는 되고, '박근혜'는 안된다?


2012년 19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됐습니다. 이번 국정감사는 559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10월5일부터 24일까지 20일 동안 진행될 예정인데, 국정감사 첫날은 국회 정무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에서 30여 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시작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정치인, 특히 국회의원이라면 국정감사에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그를 정치적 능력이 있는 사람인지 평가합니다. 그것은 국회의원이라면 모름지기 국회 본연의 입법기능,행정부 견제 기능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하고, 이런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된 정치인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엠피터'는 국회의원의 상임위,본회의 출석률, 법안 발의수,상임위원회 활동, 국정감사 출석률과 질의 내용을 늘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19대 국정감사에서 보여준 모습을 통해 국정감사의 중요성을 되새겨보고자 합니다.

' 침묵하는 공주, 과연 그녀는 국회의원이 맞는가?'

어제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렸습니다. 기획재정위 국정감사는 세금 관련 부분 및 국세청, 재벌 기업, 공기업 등 대한민국의 돈과 예산에 관련된 다양한 감사를 할 수 있기에 속칭 '공룡 상임위'로 불립니다. 그만큼 중요한 까닭에 정당에서도 어느 정도 급수가 있는 의원들이 참여합니다.

그런 까닭에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 모두가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입니다.

▲국정감사 관련 YTN보도. 출처:YTN


어제 오전부터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는 문재인 후보만 참석했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국감장에 참석하기 전에 기획재정부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미리 국감장에 나왔습니다. 국감에서 두 번째 질의자로 나선 문재인 후보는 "내년도 예산안은 현 정부가 편성하지만 실제 집행은 다음 정부에서 하게 된다, 다음 정부가 담당해야 할 시대적인 과제나 국정목표 등이 감안된 예산 편성이 돼야 한다"며 복지예산 확대를 주장했습니다.

그의 발언은 차기 정권이 일하는데 무엇이 필요하고 왜 현 정권이 예산안을 잘 짜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알려주는 질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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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질의를 마치고 자리를 떠난 문재인 후보는 "시간이 너무 짧네요.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다"고 답하면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국감 시작인 오전에 참석하지 않았던 박근혜 후보는 오후에 국감장에 도착했습니다.  국감장에 들어서면서 기자들의 플래쉬 세례를 받고 자리에 앉은 박근혜 의원은 질의 없이 그저 침묵만 지키고 있다가 40분 만에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기획재정위 국정감사 당일 오전에 세계한인의 날에 참석한 박근혜 의원. 출처:영남일보


박근혜 후보가 오전에 국감장에 나오지 않은 이유는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기 때문입니다. 세계한인의 날과 같은 기념식을 수십억 원씩 들여 왜 하는지 아이엠피터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기념식에 참석하는 사람 대부분이 한인회장들인데, 세계 곳곳에 있는 한인회장들이 얼마나 나라 망신을 시키는 사람인지 외국에 살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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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장 감투를 쓰기 위해 법정 다툼까지 벌이고, 용역경비업체를 불러다가 서로 치고받고 싸우는 한인회장을 대상으로 한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 박근혜 후보가 참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재외국민 투표권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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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에서의 투표율은 저조했지만, 총 300만명, 기본적으로 50만표 가량 나올 재외국민 투표는 치열한 접전을 벌일 12월 대선에서 굉장히 중요한 캐스팅보트가 될 전망입니다. 이런 유권자를 향해 박근혜 후보는 "(다른 일정 관계로) 이렇게 인사만 드리고 나가는게 실례가 아닌지 조심스럽다'고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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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에 출석했으니 괜찮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감 질의 명단조차 없던 그녀를 보면 과연 국회의원으로 해야 할 입법 기능,행정부 감시 기능 그 무엇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녀가 도대체 무슨 정치적 능력이 있다고 정치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떠받드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민은 국회의원을 뽑을 때 법을 만들고, 행정부를 감시하는 역할로 뽑은 것이지, 얼굴마담으로 뽑은 것이 아닙니다.

' 국정감사권을 폐지한 박정희'

국정감사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행정부 기관을 상대로 20일 정도 감사를 벌이는 형태와 국정조사라고 해서 장기적으로 국회가 어떤 행정 기관이나 사안을 조사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국회 고유의 독립적 기능인 국정감사권은 제헌헌법부터 헌법으로 명문화된 규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국정감사권이 헌법에서 사라진 이유는 바로 '유신헌법' 때문이었습니다.

▲유신헌법을 절대 고칠 수 없다고 밝힌 박정희 출처:매일경제신문


박정희는 유신헌법을 통해 국회 기능을 완전히 말살시켰습니다. 대통령이 국회의원 3분 1을 추천하고, 국회 해산권,긴급조치권을 가지는 대신에 국회의 가장 중요한 행정부 감사 기능인 '국정감사권'을 폐지했습니다.

이런 박정희의 국정감사권 폐지는 행정부를 감시할 기관이 사라짐을 의미하며, 결국 대통령이 무엇을 하든 견제할 사람이 아무도 없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박정희의 죽음 이후 겨우 특정사안으로 국한하는 '국정조사권'이 나왔고, 제6공화국 헌법에서 국정감사권으로 부활했습니다. 

국회가 입법 기능과 함께 국정감사권이 없으면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합니다. 국정감사에서 나온 비리를 국민에게 알려주고, 그것을 통해 행정부가 잘못을 고치지 않는다면, 행정부의 월권과 비리를 막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국정감사권은 국회 기능에서 아주 중요한데, 그것을 박정희가 폐지했다는 것은 그가 어떤 독재자였는지 잘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안철수 검인계약서는 되고, 박근혜 계약서는 안된다?'

이번 19대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대선 후보 검증을 위한 증인 심문이 이루어질 전망입니다. 대선 후보 관련 증인들이 나와서 대선후보에 관한 검증을 공식적으로 국민이 알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 5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의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 의원들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민주통합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현미 의원 옆을 지나가고 있다.출처:오마이뉴스 ⓒ 유성호


어제 열린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기재위에서 박근혜 의원을 향해 "일감 몰아주기 등을 이유로 재벌총수를 증인으로 채택하려 하는데 여야 간사 간 협의도 안 되고 논란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반대한다"며 "박 후보님이 추진하는 경제민주화에서도 일감 몰아주기는 안 되지 않나, 증인 채택에 대해 후보님이 말해주셨음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재벌 총수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가 논쟁을 벌이고 있으니, 새누리당을 꽉 잡고 있는 박근혜 후보가 재벌 총수 증인 채택에 협조해달라는 안 의원의 요구에 박근혜 후보는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고, 강길부 기획재정위원장과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이 나서 박근혜 후보를 보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국감장에서까지 박근혜 후보를 위한 충신(?)들이 그녀를 보호하고 있는 장면을 연출한 것입니다.


▲안철수 후보의 검인 계약서 출처:노컷뉴스


안철수 후보의 다운계약서 파문이 일어났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즉각 다운계약서 관련한 사과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검인계약서가 어떻게 유출됐는지 여부입니다. 사실 검인 계약서는 본인 동의 없이는 제공될 수 없는 개인정보이기 때문입니다.


안철수 후보의 검인계약서는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이 송파구청에 국정감사용 자료 제출을 요청해 확보했고, 이를 언론에 유출시켰습니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다운계약서 의혹에 있는 또 한 사람의 대선 후보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박근혜 후보의 2001년 재산신고 서류 출처:노태윤 전 기자


박근혜 후보는 달성군 소재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작성한 계약서에서 구입 가역을 1천7백23만원으로 신고했습니다. 그러다 부동산 신고가 공시가격으로 바뀐 2007년에 돼서야 5천6백만원으로 올려 적었습니다. 이후 박근혜 후보는 아파트를 1억5백만 원에 팔았습니다.


여러가지 정황을 놓고 볼 때 박근혜 후보도 다운계약서 문제에 연루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확실하게 다운계약서 의혹을 해소하려면 달성군청에 신고한 검인계약서 한 장이면 끝나는 아주 간단한 일입니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이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총리실에 박근혜 후보의 검인계약서 제출을 요구했으나 제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합니다. 안철수 후보의 검인계약서는 발급해줘도 박근혜 후보의 검인계약서는 안 된다는 태도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2012년 10월11일 보강
 

박근혜 후보측에서 이런 주장에 대해 검인계약서를 공개했습니다. 검인 계약서에 따르면  박근혜 후보는 실제 구입한 가격을 6500만원이라고 적었고, 이 금액에 맞추어 취득세와 등록세를 납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양도소득세 관련 부분을 보면 오히려 6천만원짜리 재산을 6천5백만원으로 업시켜 했기에 문제가 될수도 있습니다. 어떤 의혹이 제기될 때 확실하게 자료를 공개한다면 소득세 신고내역까지 공개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안철수 후보의 다운계약서 작성이 올바르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시 관행이든 어찌 됐든 다운계약서 작성은 맞는 것이고, 안철수 후보는 이에 대해 사과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검증을 박근혜 후보도 똑같이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후보의 검증은 아예 공식적인 국정감사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대선 후보 출처:연합뉴스


19대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일했던 법무법인 부산의 정재성 대표 변호사와 박근혜 후보의 조카사위인 박영우 대유 신소재 회장, 안철수연구소의 전 2대 주주 원종호씨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관련 증인은 나올 것으로 예상하지만, 과연 박근혜 후보의 조카사위가 나와 제대로 증인 심문에 응할지는 의문입니다.


정치능력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정치인의 능력은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의 활동을 함께 검증해야 합니다. 그저 정치 경력이 오래됐기 때문에 정치 능력이 탁월하다는 말은 '아이엠피터'라는 일개 블로거가 볼 때에는 웃긴 이야기입니다.

아무런 데이터도 의정활동 지수도 없으면서 오로지 특정 정당을 이끌었다고 (그것도 계속해서 비리가 터지면 꼬리자르기) 정치 능력이 높다고 평가한다면, 자동차 연식이 오래됐다고 좋은 자동차라고 우기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좋은 자동차는 교통법규를 잘 지키며 사고나 고장 없이 운행이 잘되는 차를 말하는 것이지, 맨날 고장 나서 부품을 갈고 신호등 무시, 중앙선 침범하며 달리는 자동차가 아닙니다. 자동차는 정기적으로 자동차 성능검사를 받습니다. 문재인,안철수,박근혜 후보 모두 같은 검사소에서 동일하게 성능검사를 받아야, 그것이 올바른 대선 검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