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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청와대 '내곡동 사저 특검 재논의' 요구한 진짜 이유


 


내곡동 사저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이명박 대통령은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추천한 특검 후보자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민주당의 특검 추천이 여야 간 합의에 따르기로 한 특검법 정신을 위배했다고 분개하고 있으며,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여야 협의 없이 이들 두 후보자를 추천했다면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특검법에 따르면 민주당이 특검 후보자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은 3일 안에 이 중 한 명을 임명해야 합니다. 임명이 완료되면 10일간의 준비 기간을 두고 시작해 30일 이내 (1회 연장 가능 최장 45일) 수사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이틀 안에 결정해야 하는 촉박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특검 후보자 재논의'를 들고 나와, 과연 내곡동 사저 특검이 잘 이루어질지 의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내곡동 특검을 수용할 때도 과연 잘 이루어질까 우려했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특검이 진행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해놓고,  왜 특검 후보자 재논의를 언급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협의 VS 합의, 말꼬리를 잡는 청와대와 새누리당'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특검법을 수용키로 한 배경에는 여야가 특검 추천에 합의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면서 여야가 합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효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특검법에는 2명의 특검후보자 추천권을 이미 민주당에서 갖기로 했으며, 법안 협상 과정에서 구두로 새누리당과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즉 특검 후보자 추천권을 가지고 합의를 어겼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부분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공통으로 추천한 특검 후보자가 본인의 사의 표명으로 무산됐다는 점입니다.

복수의 추천 후보 중에서 새누리당이 선호했던 사람이 싫다고 한다면 당연히 민주당의 책임이 아니고, 그런 부분 때문에 합의가 되지 않은 후보자이기에 재논의를 요구하는 것은 19대 개원합의를 어기면서까지 자신들에게 닥쳐올 법의 심판을 어떻게 하든 막아보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 정의를 추구하는 특별검사가 무서워서?'

이번에 민주당이 추천한 김형태 변호사와 이광범 변호사를 우리는 눈여겨 볼만한 필요가 있습니다. 이 두 사람 중에 특히 김형태 변호사는 보기 드문 올바른 법조인 중의 한 명이라고 생각할 요소가 많습니다.

 


김형태 변호사는 사시 23회 출신으로 1986년 변호사 개업 이후 1988년부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변)의창립멤버였습니다.

김 변호사가 유명해진 이유는 치과의사 모녀 살해 사건이라는, 모두가 범인이라고 주장하던 사람을 무죄로 이끌어 냈던 재판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심증은 가나 물증이 없어 범인이 아니라는 식으로 처자식을 잃은 남편을 두 번 세 번 죽인 사회에서 남편을 살려냈었습니다.


그는 울산보도연맹,인혁당 재건위 유족들의 변호를 맡아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던 변호사였고. 이뿐만 아니라 리영희,송두율 교수의 국가보안법, PD수첩  광우병 사건 등을 맡기도 했습니다.

▲용산철거민 참사 선거 공판을 마치고 나오는 김형태 변호사. 출처:오마이뉴


김형태 변호사의 특징은 재판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사건을 도맡아서 변호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치과의사 모녀 살인사건"처럼 철저하게 법리적인 해석과 법적인 객관성 있는 증거자료를 기준으로 했다는 점을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우리가 검찰을 정치검찰이라 부르며 그들을 불신하는 이유는 그들이 증거와 상황을 판단하여 충분히 상식적인 판결을 낼 수 있음에도, 법적으로 무죄인데 정치적 고려를 해서 유죄가 되는 경우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약자들을 법으로부터 보호하고, 법을 통해 잘못된 정의를 부르짖었던 김형태 변호사를 보면, 청와대가 김형태 변호사와 같은 사람을 선택하기도 어렵거니와 이와 같은 사람이 임명된다면 아마 내곡동 특검의 결과를 국민들도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으리라는 상상도 해봅니다.

' 내곡동이 문제가 아니라 MB 재산이 더 큰 일'

내곡동 사저 특검은 사저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동산실명제 위반 등이 문제가 아닙니다. 사실 부동산 실명제 위반 같은 경우는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하면서 흐지부지 넘어갈 수 있습니다. 아마 이명박 대통령도 그 정도 수준을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내곡동 사저 특검을 하다 보면 반드시 나오게 될 것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의 재산입니다. 이시형은 공직자 재산 공개 차원에서 재산공개를 하게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도 2009년부터 한 번도 재산 공개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가족을 거느린 가장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래도 대통령의 아들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 혼자 사는 총각이 어떤 큰 재산이 있기에 재산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지 이번에 밝혀질 수도 있습니다.

[정치] - 노무현 아들은 재산공개,왜 MB 아들은 거부?

내곡동 사저 특검을 하는 이유가 이명박 대통령 본인 이름으로 부지를 매입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관련 법률을 위반한 행위뿐만 아니라, 어떻게 재산을 만들었는지, 이시형의 진짜 재산은 얼마나 되는지를 이번 기회에 국민은 알 수도 있다고 봅니다.

총재산 3,656만 원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6억 원을 은행에서 빌릴 수 있었고, 매월 이자만 250만 원씩 냈다는 말도 안 되는 비상식적인 거짓이 밝혀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다스, 넌 도대체 누구냐?'

이명박 대통령과 연관 검색어에 등극한 단어 중의 하나가 '주식회사 다스'입니다. 17대 대선 때부터 실소유주 논란이 있었고, 이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이 대표로 재직 중이기 때문입니다. 

▲ 다스 채용공고, 이시형은 경력이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스에 입사했다.

 
또한, 다스는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이 재직하고 있는데, 그가 입사했을 때 고작 1년에 불과한 회사 경력을 인정해 해외영업팀 과장으로 채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의혹 덩어리입니다. 유학 경험 때문이라는 다스의 변명을 듣자니, 지금도 유학을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회사가 있느냐는 헛웃음만 나왔습니다.

이시형의 다스 입사는 BBK처럼 MB의 숨겨둔 재산이라는 의혹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스의 실소유주 여부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관련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가 이시형입니다. 이런 정황을 짐작하게 된 배경에는 해외영업팀장에서 경영기획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도 불구하고 중국 출장이 잦았던 이시형의 행보 때문이었습니다.

▲미주 선데이 저널이 입수한 다스 관련 미 연방법원 판결문


미국 연방검찰은 BBK 사건 당사자인 김경준씨가 구속되기 전 미 법원의 ‘인출 금지 명령’을 어기고 지난 2월 (주)다스에 자신의 스위스 계좌의 돈 140억 원을 송금한 과정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스는 지난 2000년 BBK에 190억 원을 투자했다가 김경준이 140억 원을 횡령했다며 BBK 재산 몰수 소송을 했으나 2011년 4월 돌연 소송을 취하했습니다.

[정치] - 안철수 1500억 사회 환원과 청계재단 3대 의혹 (다스의 주식이 청계재단에 넘어간 사연)

이런 BBK와 다스의 관계, 그리고 이시형의 다스 입사와 잦은 중국 출장의 정황을 통해 우리는 BBK와 다스의 문제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사건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내곡동 사저가 특검이 아닌 청문회 방식으로 이루어지길 원했습니다. 그것은 법으로 수사하면 내곡동 사저에 국한되겠지만, 청문회 형식으로 했다면 앞서 말한 이시형의 재산과 BBK와 다스의 실체가 어느 정도 밝혀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김형태 변호사가 내곡동 사저 특별검사에 임명될 가능성은 적습니다. 그것은 오늘 포스팅에서 일개 블로거가 의심할 수 있는 수사 대상을 김 변호사도 충분히 특검에서 수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청와대와 새누리당,이명박 대통령이 그것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곡동 사저 특검 재논의'를 요구하고 나서고 있습니다.


법은 지금까지 빵, 명예, 권력을 다 줬다. 앞으로도 로스쿨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빵, 명예, 권력을 다 손에 쥘 수도 있다. 법을 공부하는 사람들 가운데 그런 것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다수다. 나도 그런 성향이 있다고 해야 할 것이고. 입으로는 정의, 약자를 이야기 하지만, 조금 지나면 법치주의의 진정한 법이 아니라 기득권을 보장하는 법질서만 쫓아가게 된다. 대부분이 초심을 잃고 약자를 짓밟게 된다. 내 동창 중에도 전설적으로 공부 잘하고 똑똑한 친구들이 많다. 그런데 돈 많은 사람과 권력자의 부속품, 하수인 노릇을 하는 이들이 많다. 안타깝지만, 대개는 그렇게 간다. 법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되지 않도록 스스로 자기 위치를 만들어가야 한다. -김형태 변호사

내곡동 사저 특검이 되었든 BBK 재수사, MB정권 비리 수사 등 무엇을 하든 그것을 수사하고 판결을 하는 법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 법은 올바른 수사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김형태 변호사의 말처럼 기득권을 보장하는 법질서만 쫓아가고 있는 현실 때문입니다.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원하는 특별 검사는 딱 정해져 있습니다. 법치주의의 진정한 법을 지키려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들의 하수인만을 원하고 있을 뿐입니다.

법치는 대통령이든 검찰총장이든 자기 마음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MB정권이 만들어 놓은 자본과 권력에 봉사하는 법을 이제는 하늘이 무너져도 세워야 할 정의로 바꿀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