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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정감사를 피해 달아난 증인들, 누군가 보니



국정감사가 시작됐지만, 사안별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가 논란을 빚고 정회가 되는 등의 파행을 맞기도 하고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감을 실시할 예정이던 행정안전위원회에서는 '장준하 선생 의문사' 사건의 증인채택을 놓고 여야 간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결국 개회 10분 만에 정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행안부는 장준하 선생 의문사에 관해 공소시효 만료 및 과거사 위원회 조사 완료로 재조사 불가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장준하 선생의 시신을 37년 만에 부검하면서 밝혀진 두개골 함몰은 분명한 타살임을 증명하기에 추락사라고 주장했던 증인을 불러서 재조사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와 관련된 어떠한 잡음도 생기지 않기 위해 장준하 선생 의문사 증인채택을 강력하게 반발하며 정회까지 해버렸습니다.

이처럼 국정감사에서 증인은 굉장히 중요한 사안입니다. 어떤 사건들은 자료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의 증언이 많은 것을 알려줄 수 있기에 증인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번 국감에서는 증인들이 국정감사를 피하려고 별의별 꼼수를 부리고 있습니다.

국정감사에 나오지 않으려고 도망친 증인들이 누구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국감피해 일정까지 바꾼 김재철 사장'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MBC 김재철 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MBC 김재철 사장은 해외출장을 핑계로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재철은 10월5일부터 오는 10일까지 MBC나눔(주)에서 주최하는 고엽제 피해자들과 관련한 일정 때문에 베트남 출장을 갔다고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김재철의 출장이 원래는 10월2일부터 10월5일까지였습니다.

김재철은 국회 환노위의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자 갑자기 출장일정을 당초 3박4일에서 5박6일로 이틀을 연장하는 꼼수를 부린 것입니다. 이런 김재철의 일정 변경이 증인 출석을 거부하기 위한 꼼수라는 사실은 9월27일 방문진 의견청취에 나오지 않았던 사실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MBC노조가 밝힌 김재철의 거짓말. 출처:MBC노조


김재철은 3주 전에 일정이 잡힌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 청문회에 아무런 통보도 하지 않고 불참했는데, 그 사유를 'MBC 경남 컨벤션 입찰'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재철은 KTX를 타고 동대구역에서 내려 진주로 갔다고 하는데, 여기서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첫째는 진주에 가는 사람 대부분은 자기 차량이 있다면 굳이 KTX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진주에서 가장 가까운 동대구역에서 내리더라도 차로 한 시간을 더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사가 딸린 최고급 승용차를 가진 김재철이 굳이 KTX를 타러 서울역에 갔다가 다시 동대구역에서 진주까지 가는 방법을 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김재철은 진주를 9월28일에 방문했습니다. 28일에 진주에 가는 사람이 굳이 9월27일 방문진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9월28일 오전 일찍 출발해도 충분히 진주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량이 불편했다면 김포에서 사천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도 충분했습니다.

이런 일련의 정황으로 볼 때 김재철의 베트남 출장도 방문진 청문회 불참처럼 거짓말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김재철의 증인 채택은 굉장히 중요한 사안입니다. 그것은 대선을 앞두고 지금 MBC가 벌이는 행태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위한 선거용 방송으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MBC뉴스데스크가 보도한 안철수 후보 관련 기사. 출처:MBC

MBC 뉴스데스크는 그간 계속해서 안철수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는 새누리당의 도움과 MBC 김재철 사장 밑에서 2년간 정치부장을 하고 있는 김장겸의 충성 때문입니다. 조중동조차 외면할 정도의 허위보도,엉터리 보도를 통해 지금 MBC 뉴스는 여론조사 결과 기존 시청자의 절반이 넘는 50.2%가 '시청했으나 현재는 잘 안 봄'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현재 MBC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관련된 정수장학회에서 주식 3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특정 후보가 공영 방송을 장악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현대사] - 장물 정수장학회를 알면 박근혜가 보인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공영방송의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가늠할 수 있는 국정감사에 MBC 김재철 사장이 나오지 않겠다는 것은 끝까지 공영방송보다 특정 후보를 위한 선거용 방송으로 살아남겠다는 의지로 봐도 무방할 지경입니다.

' 프랑스 칸으로 간 YTN 배석규'

YTN 배석규 대표이사는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그러나 증인 출석을 사흘 앞둔 지난 6일 프랑스 칸으로 출국했고, YTN은 출국 이틀 뒤인 8일에야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런 배석규의 프랑스 출국은 YTN이 배석규 이후로 벌인 언론탄압의 실체를 국민에게 알리지 않겠다는 의도입니다.


▲YTN 노종면 위원장 구속과 해직 기자들의 시위장면. 출처:YTN 노조

YTN 노종면 위원장은 지난 2009년 구속됐습니다. 이는 10년 만의 언론인 구속으로 국민의 정부,참여정부에서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사건이었습니다. 이렇게 YTN 노조원들이 구속된 이유는 돈이 아닌 언론 자유를 외쳤다는 이유였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2009년 YTN 해직언론인 6명 중 4명을 긴급체포했고, 2009년 해고무효소송에서 1심법원으로부터 6명 전원에 대한 해고무효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1심 판결에 따르겠다는 노사합의를 했던 구본홍 사장이 물러나면서 사장으로 취임한 배석규는 이런 노사합의를 무참히 짓밟았습니다.

배석규는 2009년 9월 작성된 총리실 민간인 사찰팀의 "YTN내부동향"문건에서 "현정부에 대한 충성심이 돋보인다", "직무대행 체제를 종식시키고 정식사장으로 임명해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문건이 작성되고 한 달뒤인 2009년 10월 직무대행을 떼고 사장이 된 인물입니다. MB정권에 대한 충성심 하나만으로 YTN 사장이 된 것입니다.

이후 사장이 된 배석규는 보도국장 직선제 폐지, 조합원에 대한 부당한 지국 발령, 해직사태 의도적 장기 방치, 박원순 시장 등 YTN판 블랙리스트 논란, 돌발영상 무력화, 공금 횡령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인물로 반드시 국정감사장에 나와야 한 인물이지만, 갑자기 프랑스 칸으로 출국했습니다.



MB정권 들어서 언론잔혹사로 불리는 언론 탄압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YTN 배석규 사장이 국감에 출석하지 않는 모습은 YTN 내부 문제라고 하면서 문재인 후보의 '언론민주주의 회복 선언 서약식'을 보도하지 않는 등의 편파, 축소, 왜곡 보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감까지 나오지 않은 배석규는 12월 대선까지 편파 선거방송을 할 것이고, 이는 현 정권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향한 충성심을 끝까지 유지하겠다는 의지표명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 국감 증인 출석을 앞두고 돌연 사퇴한 유인촌'

'전원일기'라는 드라마로 국민배우가 됐고, 이를 바탕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까지 했던 유인촌은 대한민국 문화예술계를 30년 이상 후퇴시킨 장본인입니다. 그는 문화부 장관을 그만두고 갔던 '예술의 전당' 이사장직을 돌연 사퇴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유인촌이 예술의 전당 이사장으로 가면서 1년 만에 그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사] - '유인촌' 예술의 전당 이사장 임기는 달랑 1년?

그것은 그가 참여정부시절 임명됐던 사람들을 모두 잘라버렸으니, 그도 마땅히 MB정권이 끝나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는 돌연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사표를 냈습니다. 왜일까요?


▲청와대가 작성한 "문화권력 균형화전략"

이명박 정권이 취임하고 난 뒤에 2008년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실은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문건을 작성합니다. 여기에는 노무현 정부 시절 임명되었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문화예술 기관들의 단체장 이름과 이들의 정치적, 이념적 성향이 자세히 적혀있었습니다. 

이 문건에는  “좌파를 대신할 건전한 우파의 구심점을 신진세력 중심으로 조직화”, “의도적으로 자금을 우파 쪽으로만 배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문화예술인 전반이 우파로 전향하도록 추진”, “좌파집단에 대한 인적청산은 소리 없이 지속실시”, “반정부적이지 않으면서도 작품성과 상업성을 두루 갖춘 우파영화가 영화시장을 주도하도록 분위기 조성 추진”, “CJ, KT, SKT 등 영화자본과 협력하여 투자방향을 긍정적 우파로 선회”, “메이저신문과 협력하여 좌파 행적을 밝히는 기획물 연재” 등 문화계 전반에 대한 청와대의 정치적 개입과 배제 전략이 구체적이면서 상세히 나와 있었습니다.

우리는 과연 이 문서를 보면서 지금 대한민국이 2012년인지, 아니면 70~80년대처럼 금지곡과 예술인 구속,홍보 영화 상영을 통해 국민을 우민화시킨 군사 독재 시절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청와대 문건에서 좌경화 영화로 규정된 '괴물',JSA','효자동이발사'


'괴물','공동경비구역 JSA','효자동 이발사'를 본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나, 세 영화 모두 출연한 송강호씨는 속칭 '빨갱이'이자 좌경화를 추진한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니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느냐고 저에게 묻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에서 작성한 문건에서 그렇게 규정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청와대가 작성한 '문화권력 균형화전략' 문건


청와대에서 작성한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 문건을 보면 괴물은 반미  칠 정부의 무능을 부각시켰고, JSA는 북한을 동지로 묘사했고, 효자동 이발사는 국가권력의 몰인정성을 비판했으며, 이는 국민의식을 좌경화로 만드는 수단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문화 예술계가 이렇게 망가진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습니까? 이런 문건을 작성하고 그 문건에 따라 권력의 칼을 휘두른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었던 유인촌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라는 문건을 조사하겠다는 국정감사에 나오지 않기 위해서 예술의 전당 이사장직을 사퇴해버렸습니다. 

유인촌의 예술의 전당 이사장직 사퇴는 지난 9월24일 이루어졌습니다. 당시는 여야 문방위 간사끼리 영화진흥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유인촌을 논의하던 시점이었습니다. 최광식 문화부 장관은 이런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으면서 9월27일 국회에 출석해서 일언반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정감사장에서 욕설을 한 유인촌과 이를 패러디한 이미지


유인촌은 문화부 장관 시절 국정감사 회의장에서 욕설을 했던 인물입니다.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사진을 찍지 말라고 외쳤던 그의 월급과 그가 탔던 고급 승용차는 누구의 돈으로 이루어졌을까요? 바로 국민의 세금으로 나온 것입니다. 문화부 장관을 그만두고 예술의 전당 이사장으로 가서 대우를 받았던 그 기간에 그가 누렸던 혜택 또한 국민이 예술기금 명목으로 냈던 세금이었습니다. 


그가 국정감사에 나오지 않으려고 꼼수를 부린 것은 국민의 세금으로 혜택은 누려도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옹졸하면서 전혀 비상식적인 행동입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조카사위인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이 금감원 국정감사에 불출석했습니다. 이유는 '하와이 골프장 트랜드 파악'이라고 합니다. 9월28일부터 10월20일까지 무려 23일간 하와이 골프장을 모두 돌아보겠다는 이런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보면서, 아무리 예견된 일이지만, 증인 불출석을 막지 못하는 한 제대로 된 국정감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MB정권에서 벌였던 온갖 추악한 모습과 비리를 감사하겠다는 국정감사에 연루된 비리 증인들이 나오지 않겠다고 해외로 나가고 사퇴를 하는 등의 꼼수를 부립니다. 이는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자, 국민을 무시하는 행동입니다. 

언론인으로 언론을 탄압하고, 배우로 영화인을 '빨갱이'로 몰았던 그들은 MB에게 아부하고, 충성한다는 이유로 언론사 사장이 되고, 장관이 되어 갖은 권력과 혜택을 누렸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그 책임과 심판을 국민에게 받아야 마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