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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안철수 편법증여? 문제는 땅이 아니라 정치개혁



MBC가 또다시 단독보도로 안철수 후보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데스크는 10월 7일 단독취재라는 뉴스 기사를 통해, 안철수 후보가 고등학교 3학년 때였던 1979년 할아버지로부터 주택과 토지 일부를 증여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MBC는 뉴스를 통해 '책 따로 행동 따로, 안철수의 가면'이라는 제목까지 덧붙이며 안철수 후보 흠집 내기 키워드를 아주 끈질기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과연 MBC 뉴스가 보도한 내용이 진실인지, 과연 안철수 후보가 가진 문제점이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 주택이든 땅이든 줬어야 증여고 탈세가 아닌가?'

MBC 뉴스는 부산시 수영구 남천동의 한 주택이 안철수 후보의 조부 안 모씨 소유로 돼 있었고, 안 후보의 할아버지는 이곳에 있던 29평 규모의 2층 주택과 67평의 토지를 안 후보를 포함한 가족들에게 증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핵심은 진짜 안철수 후보가 그 땅과 주택을 증여 받았느냐는 부분입니다. 

안철수 후보 측은 "후보가 고3 때인 33년 전의 일이고 금융실명제가 시행되기 전 돌아가신 조부가 하신 일로 현재 전혀 경위를 알 수 없지만 안 후보는 아무런 금전적 이득을 본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안철수 후보는 자신이 그동안 말했던 것처럼 할아버지에게 어떠한 재산상 큰 도움을 받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과연 그렇다면 누구 말이 맞을까요? 진실은 MBC 뉴스의 화면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즉 공유지분이라는 단어에서 우리는 찾아볼 수 있습니다.

▲ MBC 뉴스데스크가 보도한 안철수 후보 편법증여 관련 화면. 출처:MBC


공유지분이라는 것은 그 주택과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있다는 뜻인데, 그것만으로는 부동산 거래를 할 수가 없습니다. 만약 24평짜리 주택의 지분을 3명이 소유하고 있다면 주택거래 시에 3명의 인감이 모두 있어야 거래할 수 있습니다. 당시는 부동산 실명제 이전이기에 법적으로 명의신탁이 유효했던 시기이고, 아마 조부가 안철수 후보와 상의 없이 별도로 명의를 올려놓고 거래했을 것이라 짐작됩니다.  

안철수 후보의 조부가 어떤 이유로 주택과 토지를 안철수 후보를 포함한 가족들 명의로 돌려놨는지 모르겠지만, 보통 옛날 할아버지들이 재산이나 선산 등을 가족들 공동 명의로 돌려 놓고, 재산을 임의로 처리하지 못하도록 하려고 했던 방식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이 주택과 토지는 안철수 후보의 온전한 소유물도 아니었고, 단순히 명의, 그것도 지분만 안철수 후보가 가지고 있던 것뿐이지,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안철수 후보가 매각하면서 어떤 금전적 이득도 본 일도 의도적으로 증여를 받고 탈세를 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결국, 안철수 후보가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이름이 주택과 토지의 공동지분자로 등재됐기에, 할아버지가 왜 그렇게 했는지가 중요하지, 받지도 않고, 아무런 재산상 이득을 취하지 않은 안철수 후보가 무차별적인 비난을 받을 일은 아닙니다. 

▲ MBC 뉴스데스크가 보도한 안철수 후보 편법증여 관련 화면. 출처:MBC


안철수 후보가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집안 어른들이 해놓은 일을 안철수 후보가 직접적인 책임을 질 수는 없습니다. 그가 스스로 조사를 하고, 할아버지가 당시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했는지 밝히면 어떤 실마리가 나올 수는 있겠지만, MBC 뉴스처럼 악의적으로 안철수 후보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저서에서 "내가 살면서 할아버지께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직접적인 큰 도움을 받지는 않았다"라는 대목을 콕 집어서 보도하는 것이 제대로 된 언론의 모습인지 의심스럽습니다.

MBC 뉴스가 이렇게 철저하게 악의적이면서 치밀하게 후보 검증을 하는 것을 보면서 지금 안철수 후보를 향한 공격이 전방위적으로 왜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우리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 안철수 후보의 문제는 땅이 아닌 정책, 그리고 언론이다'

안철수 후보에 대한 검증을 빌미로 한 네거티브 공격이 새누리당과 언론의 합작으로 이루어지는 시점에서 우리가 눈여겨볼 것은 그에 대한 이런 치졸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가 쏟아내고 있는 정책과 비전이 가진 장단점을 깊이 생각해봐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 안철수 후보의 정책 발표 장면, 출처:안철수 페이스북


안철수 후보는 10월7일 전반적인 정책 방향과 정치,경제분야의 주요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그중에서 안철수 후보의 7대 비전도 있지만, 저는 정치적인 면에서 안 후보가 발표한 정치 공약의 문제점을 지적할까 합니다.

① 삼권분립 정신에 입각해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 제거
② 청와대 이전
③ 부처간 정보공유와 행정공개를 통한 '안심형 정부'
④ 국가미래전략 전담 부처 신설
⑤ 국회 본회의 및 국감·국정조사 상시화
⑥ 국회 특권 제한
⑦ 국민과 소통하는 국회
⑧ 지방 재정분권 추진으로 열악한 지방재정 극복
⑨ 지방정부에 권한 대폭 이양
⑩ 새로운 사회협약 추진

안철수 후보는 10대 정치혁신 과제를 주장했는데, 여기서 나온 몇 가지는 대통령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도 중요하지만, 여론도 굉장히 중요한 하나의 결정적 배경에 속하기도 합니다.

10대 정치혁신 의제에서 안철수 후보는 "국회의 인사청문회 결과를 존중하겠습니다. 국회가 부적격으로 판정했음에도 임명을 강행하는 불통인사를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점을 인지하고 그대로 강행하던 모습을 생각하며 낸 정책으로 생각됩니다.

▲참여정부와 MB정부의 인사청문회에 대한 전혀 다른 동아일보 사설


참여정부 시절 최영도 국가인권위원장의 부인에 대한 위장전입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당시 동아일보는 "인권위를 대표하는 위원장이라면 보통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과는 다른 도덕성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고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랬던 동아일보가 MB정부의 인사청문회에서는 도덕성에 매몰돼 국정수행 능력이나 자질 같은 더 중요한 요소들을 간과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후보자의 도덕성 흠결에 대해서 당시의 잣대로도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인지, 공직에 공헌할 기회를 박탈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것인지도 냉철하게 살펴봐야 한다” 는 도덕성보다 능력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바뀝니다.


이처럼 인사청문회에 나온 문제점을 여론이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대통령의 인사청문회 수용 여부가 빛을 발하기도, 잘못된 모습으로 비칩니다. 결국 정치 혁신에 성공하려면, 언론이 장악한 세력들이 안철수 후보를 지금도 공격하는데 이것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도 관건입니다.

' 여대야소 국회,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안철수 후보는 10대 정치 혁신 과제에서 국회에 대한 존중을 강조했습니다. 국회 관련 정치혁신이 열개 중의 네 개나 됩니다. 국회를 존중하고 국회를 혁신하는 정책, 아주 좋습니다. 그러나 현실성의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현재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은 과반수는 넘지 않았지만, 총 149석 49.6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새누리당 출신, 김형태,문대성,현영희 의원이 있기 때문에 어떤 법안 투표에서 과반수를 넘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현재 상황 자체도 새누리당이 국회 파워를 가지고 법안을 좌지우지 하는 상황에서 박근혜 후보가 패배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안철수 후보 내지는 문재인 후보 쪽으로 몰릴까요? 저는 오히려 박근혜 후보가 패배하면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보수우익은 물론이고, 기득권 세력이라 불리는 재벌,조중동 언론,관료,군부,정치검찰 등이 모조리 몰려들어 자신들의 기득권을 어떻게 하든 지키려고 결사항전을 벌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한민국이 친일파 청산을 하지 못해 이룩된 세력이 바로 '친일파-반공세력-친미집단-군부독재부역자-재벌-언론'이 합쳐진 '권언유착 재벌중심 경제기득권 세력'입니다. 이들은 국민의 정부,참여정부 시절에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쥐고 흔들기도 했던 세력입니다.

▲대한민국 기득권 세력이 어떻게 움직이느냐 보여주는 사례, 원본이미지 출처:http://goo.gl/m72wB


이런 세력들이 안철수,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가만히 있을 리는 만무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호하기 위해 행정부,입법부,언론,검찰,재벌 모두가 힘을 합쳐 자신들의 왕국을 더욱 견고히 할 것이고, 만약 이것을 무너뜨리려고 안철수,문재인 후보가 나선다면 노무현 대통령처럼 난도질 당하는 공격을 받을 것입니다.

새누리당 후보들의 국회의원 당선이 그냥 되는 것이 아닙니다. '권언유착 경제기득권 세력'들이 힘을 합쳐 그들을 도와주고,그들이 다시 기득권 세력에 보은 하는 유기적인 체계가 지금 대한민국 사회 곳곳에 뼛속 깊이 틀어박혀 있는 것입니다.

안철수 후보의 정치개혁이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정치개혁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기득권세력의 지지를 받을 것인가 아니면 그들과 대적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안철수 후보의 정치혁신이 과연 얼마큼 제대로 이루어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주장했던 한나라당도 대통령을 제외한 국회에서만큼은 굳건히 그들의 힘을 지켰습니다. 그래서 걱정이고, 두렵습니다. 정치혁신을 하려고 해도 국회가 반대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난 4.11 총선에서 상식적인 나라의 국민이라면 있을 수 없는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그만큼 이 땅에는 기득권 세력들이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상식적인 나라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비상식이 자신들을 지켜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세력과 사람은 너무나 많습니다.

비상식적인 사회를 바꾸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상식이 원칙이 되는 사회를 만들고, 기득권 세력이 결코 일반 국민의 자유와 재산을 뺏어가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지키면 됩니다. 상식적인 시민이 그들의 대리인을 지키는 일, 그것부터가 우리 자신을 지키는 일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