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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재인 정책발표 때문에 우리 셋째가 태어날지도



8월 1일 오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가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4대 복지구상'이라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문 후보는 ▲내 삶에 강한 복지, ▲민생에 강한 복지, ▲일자리에 강한 복지, ▲지역균형에 강한 복지를 기본골격으로 <문재인의 복지국가 구상>에 관한 복지정책을 설계해놓고 있습니다.

문재인의 4대 복지 기본 구상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내 삶에 강한 복지’를 실현하겠습니다.

출산, 양육, 취업, 주거, 질병, 노후 등 국민의 생활을 지키는 복지를 만들겠습니다.
국가책임보육, 공공임대주택 확대, 노후 건강생활 지원 등을 통해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생활복지’를 실현하겠습니다.

둘째, ‘민생에 강한 복지’를 실현하겠습니다.
국민 누구나, 어떤 상황에 처하든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겠습니다.
더 나아가 교육, 의료, 보육 등에 대한 지출이 줄어들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그래야 다른 소비가 늘어나고 내수도 살아납니다. 이처럼 민생에 강한 복지는 바로 ‘경제에도 강한 복지’입니다.

셋째, ‘일자리에 강한 복지’를 실현하겠습니다.
강한 복지는 좋은 일자리를 만듭니다. 보육, 교육, 보건, 요양 모두가 일자리의 보고입니다. 정부가 나서서 좋은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만드는, ‘일자리 복지’를 실현하겠습니다.

넷째, ‘지역균형에 강한 복지’를 실현하겠습니다.
복지는 생활기반입니다. 더 불편하고 어려운 지역일수록 복지기반을 강화하겠습니다. 10분 내 어느 곳에서든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지방복지 재정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겠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4대 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별로 딱 제 마음에 오지 않습니다. 그냥 일반적인 정책과 같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는 '국민체감 깨알복지 BEST 11'이라는 '내 삶에 강한 복지'를 조금 더 자세하게 만든 실천적인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문재인 후보의 '국민체감 깨알복지 BEST 11' 중 우리 집에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가, 또한 문제점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임신에서부터 초기 발달과정을 지켜주는 <아동 건강발달 종합관리 서비스> 시작 '

문재인 후보는 건강한 출산과 영유아의 성장을 찾아가서 돌봐주는 종합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간호사가 임산부를 임신 20주 이전에 방문,산전관리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출산 4주 이내에 산모와 아이를 방문, 성장발달과 영양 상태를 점검하는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했습니다.

아기를 갖는 부모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바로 산부인과 어느 곳이 좋은지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 맘카페에 올라온 산부인과 문의 글들


산부인과마다 초음파비용을 비롯한 진료비의 차이가 있고, 의사마다 진료해주는 스타일이 달라서 산모들은 산부인과를 선택하는데 많은 고민을 합니다. 그래서 여러차례 산부인과를 옮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옮기는 과정에서 '산모수첩'을 잃어버리면 다시 초음파나 각종 검사를 받기도 합니다. 

만약 문 후보의 정책대로 임신부터 출산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건강관리 서비스가 시행되면 '산모수첩'이 없다고 다시 검사를 받는 일은 없어질 것입니다. 또한, 산부인과 때문에 고민하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릴 일도 많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정책의 문제점은 있습니다. 그것은 이런 '아동 건강발달 종합관리 서비스'를 저희 집처럼 시골에 있는 곳도 혜택받을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문 후보는 '지역균형에 강한 복지'를 실현하겠다며 10분 내 어느 곳에서든지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데 그렇다면 보건소와 연계해야 합니다. 문제는 저희 동네 보건소는 영유아를 캐어할 수 있는 보건의가 없기에 읍내까지 나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50-60개월까지 지속적으로 방문하여 건강과 영양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데,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예방접종'이 빠진 듯합니다.

[시사] - 소아예방접종을 가지고 사기치는 정부.소아예방접종비용이 모두 무료?
[정치] - 영유아 건강검진,공짜라고 무시당하니 설움만.

물론 영양을 관리해주는 것도 좋지만, 가장 기본적인 예방접종만 잘 챙겨줘도 부모들은 안심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비싼 예방접종 비용을 국가에서 100% 지원해주는 세세한 방안도 필요합니다.

'아동 건강발달 종합관리 서비스'가 그냥 단순한 건강관리가 아니라 예방접종은 물론이고, 산모를 위한 간단한 휴대용 초음파 검사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등 (간호사가 할 수 있는 부분인지 모르겠지만) 아주 구체적인 정책으로 세분됐으면 좋겠습니다.

'질 높고 저렴한 산후조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공공 산후조리원> 설립 '

이 정책을 듣는 순간 저는 울 아내에게 셋째를 낳자는 주장을 더 강력(?)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둘째 에스더를 낳으면서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 했던 아내는 더는 아이 갖기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전체 산모의 약 40%가 산후조리원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산후조리원 비용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 산후조리원 이용 가격, 2010년 조사이므로 현재 가격은 올라간 상태


산후조리원을 2주간 이용했을 때 비용을 보면 강남은 기본 200만 원이 넘습니다. 삼백만 원이 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제가 사는 제주도는 강남과 비교하면 저렴하지만 기본 백만 원은 넘습니다. 저와 같은 서민에게는 꿈도 못 꿀 이야기입니다. 그런 이유로 둘째 에스더가 태어 낳을 때는 집에서 제가 직접 산후조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소시어컬쳐/귀농과 귀촌,자연주의] - 아내 출산 후,산후 조리를 남편 혼자 해보니.

남편이 아무리 애정을 갖고 산후조리를 한다고 해도 아내로서는 좌불안석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남들처럼 2주만 한답시고 2주 되는 날에 손을 놓아버렸습니다. 그래서 아내는 지금도 저한테는 무어라 못하지만 속으로는 아기를 낳아도 산후조리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그런 이유로 아이를 갖기 싫어하는 아내에게 '공공 산후조리원' 설립은 어쩌면 셋째를 낳도록 유혹하는 배경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는 통영 초등학생의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아동 지킴이 네트워크> 구축'

전국에 밤늦게까지 돌봐 주는 이 없는 '나 홀로 아동'이 160만명이라고 합니다. 저희 동네도 농번기에는 부모들이 모두 바빠서 학교에서 놀다가 오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시골 아이들이라 핸드폰이 없는 경우가 허다해 만약 그렇게 놀다가 아이가 없어지거나 사고를 당해도 부모는 늦게 아는 일도 많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부모들은 항상 아이를 놓고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많습니다.

우리 집도 둘째 아이가 어느 정도 크면 아내가 취업을 하려고 해도, 아이를 돌보는 육아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여성취업 장애요인 중 계속 늘어나는 항목이 바로 육아 부담입니다. 아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엄마의 손길이 더 필요하고, 커가면 학습이나 생활에 대한 엄마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런 육아부담을 누군가 맡아줄 사람도 필요하기도 합니다.

문재인 후보의 '아동 지킴이 네트워크'가 제대로 구축되면 방과 후 돌봄이 적극 이루어져 아동학대 예방은 물론이고, 성폭력이나 범죄의 위험에서 아이를 지킬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소수의 아이들까지도 제대로 지킬 수 있는 철저한 정책과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습니다.


우리는 정치인의 정책을 그저 지나가는 말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정치인이 어떤 정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한 가족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정책에 따라 고통받던 가족이 해체될 수도,행복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책에 따라 아이가 올바른 인간이 될 수도 좌절하고 아파할 수도 있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내건 정책 모두가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문 후보의 정책발표 중 나온 '국민체감 깨알복지 BEST 11'을 보면 우리 집에 셋째가 태어나도 괜찮을 정책이 있습니다. 그 정책을 믿고 오늘부터 아내와 함께 셋째 만들기에 도전(?) 해봐야 겠습니다.

좋은 정치인을 만나면 생명이 탄생되기도 하고, 그 아이가 대한민국을 위해 놀라운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래서 좋은 정치인이 좋은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엄마,아빠들이 자꾸 정치에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