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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만사올통' 서향희-박지만을 주목해야 할 이유



'만사올통'이라고 불리는 정치권 신조어가 있습니다. 박근혜 의원의 동생 박지만의 아내 서향희, 즉 박근혜 의원의 올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박근혜의 올케 서향희 변호사는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의 고문 변호사를 맡았던 일로 저축은행 구명 로비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정치권에서 제기된 바 있습니다.

박근혜 의원의 동생 박지만과 아내 서향희는 저축은행 수사 파문이 불거지면서 한국을 떠났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박지만,서향희 부부의 행적과 그들의 모습을 보면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박근혜 의원의 동생 박지만, 올케 서향희 변호사를 둘러싼 의혹이 무엇인지, 과연 박근혜 집안은 깨끗하고 청렴한 가문이었는지 살펴봤습니다.

'홍콩 간다던 서향희, 막상 간 곳은 미국 LA'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저축은행 로비 파문이 불거지던 지난 5월 31일, 언론은 박근혜 의원의 올케 서향희 변호사가 연수를 위해 한국을 떠나 홍콩으로 간다고 보도했습니다. 언론은 서향희 변호사의 홍콩행이 대선을 앞둔 야권의 공세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논평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 서향희 변호사의 홍콩행을 보도한 5월31일자 한겨레 기사. 출처:한겨레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서향희 변호사가 삼화저축은행 고문변호사였던 까닭에 저축은행 파문을 피해 한국을 떠나는 것을 박근혜 측근이 권유했고, 일부에서는 홍콩이 아니라 오히려 멀리 영국 런던으로 거취를 옮기는 방안도 논의됐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보도가 계속 터지면서 홍콩을 출국한 줄 알았던 박지만,서향희 변호사는 6월 1일 홍콩이 아닌 미국 LA로 입국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선데이저널USA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 박지만,서향희 부부는 아들 세현 씨와 함께 대한항공을 타고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했습니다.

▲ 박지만-서향희 부부의 미국입국을 보도한 선데이저널USA. 출처:선데이저널USA


박지만-서향희 부부의 미국 입국을 단독 보도한 선데이저널USA의 기사가 나오기 전에는 많은 한국의 언론과 대부분 국민은 박지만-서향희 부부가 아들 세현 씨를 만나거나 연수를 위해 홍콩에 간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미국 LA행에 대한 의문은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 마약상습복용자였던 박지만의 미국입국 의혹'

박근혜 의원의 동생 부부가 홍콩을 가던, 미국을 가던 무슨 큰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는데, 박지만의 미국입국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 1998년 마약복용으로 긴급체포된 박지만은 1999년 3.1절 특사로 풀려났다. 출처:동아일보


박근혜 의원의 동생 박지만은 마약 상습 복용자였습니다. 1989년,1994년,1996년,1997년.1998년 총 5차례 (신문에는 4차례라고 됐지만, 1998년 2월 히로뽕 양성반응이 나온 뒤 잠적했던 박지만은 강원도 용평에서 체포됐었음) 히로뽕 투약으로 검찰에 적발돼 두 번의 기소유예와 집행유예.치료감호를 선고 받았습니다.

박지만은 1994년 '마약중독 완치' 판정을 받고 공주치료감호소에서 풀려났습니다. 그러나 1996년부터 다시 마약을 복용했던 사람입니다. 이렇게 그의 마약 상습 복용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박지만의 LA 입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미국입국 거부 대상자>
여기에는 마약을 복용하거나 소지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판 것만이 아니라 마약관련 여타 범죄들과 미수 행위까지도 포함됩니다. 또 실제 아무런 전과가 없더라도 영사가 마약거래에 개입하고 있다고 믿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입국 거부를 당할 수 있습니다. 미국 이민법에서는 마약과 관련된 범죄는 아주 확실한 입국 거부사유가 됩니다.
출처:미국이민법 전문 김유진 변호사

박지만은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비자를 받고 입국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미국은 마약사범에 관해서는 엄격해 입국비자를 내주지 않습니다. 특히 박지만은 수차례 마약전과가 있는 중범죄자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미국입국비자를 받았고 미국에 9일간 체류했습니다.

미국입국비자를 받을 때 범죄행위에 대한 확인란이 있습니다. 여기에 범죄 전과가 있는 경우 (정치범이나 18세 이하 범죄는 제외) 비자 자체가 거부당합니다. 특히 마약범죄 전과가 있다면 아예 이민법전문 변호사들은 취급도 안 합니다. 입국거부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의원의 동생이 미국 비자를 갖고 미국에 입국했다는 사실은 도대체 어떤 권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까라는 의혹을 낳을 수밖에 없습니다.

'박근혜의 올케 야심만만 서향희'

서향희 변호사는 박근혜 의원의 동생 박지만과 2004년 12월 14일 결혼을 했습니다. 그 당시 박지만은 46살, 서향희는 30살로 무려 16살의 나이 차를 극복한(?) 결혼이었습니다.

▲ 박지만과 서향희의 결혼식 주례는 소망교회 곽선희 목사 출처: 중앙일보


이날 결혼식 주례는 박지만과 인연이 있던 소망교회 곽선희 목사였습니다. (도대체 정치권의 자료를 조사하다 보면 소망교회 곽선희 목사는 정치인만큼이나 자주 볼 수 있어, 종교인으로 분류해야 할지,정치인으로 분류해야 할지 자꾸 헷갈립니다.)

박지만-서향희의 결혼식에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를 비롯한 유력 정치인들과 2500여 명의 하객이 참석했고, 이날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하객을 일일이 악수로 맞기도 했습니다.

16살의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결혼한 서향희 변호사는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년 만에 사법시험(41회)에 합격했던 인물로 사법연수원 (31기)를 수료한 뒤 바로 . 2002년부터 I&S 비즈니스컨설팅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서향희 변호사가 대학교 때 정치권 동아리에서 활동했다고 알려졌지만, 그녀를 잘 아는 지인은 “서 변호사가 극예술연구회 활동을 한 것은 맞는데 뭘 해도 하는 동안에는 적극적으로, 재밌게 하는 성격이라 그 분위기에서 어울려 활동한 것일 뿐 학생운동을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박지만=서향희 결혼식 전 가족 상견례 사진 출처:박근혜 의원 미니홈피


서향희 변호사가 어떤 인물인지 알아볼 수 있는 몇 가지 정황이 있습니다. 우선 그녀가 사업 연수원 시절부터 빨간 스포츠카를 몰고 다녔고, 개성이 강했던 당찬 여성이라고 증언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입니다.

서향희 변호사는 처음 입사했던  I&S 비즈니스컨설팅에서 약간의 갈등을 빚고 나와 직접 법률사무소를 차렸습니다. 새빛회계법인 고문을 맡던 시절 여러 기업인들을 소개받으며 적극적인 성격으로 그들과 나이트클럽도 가고 재밌게 어울렸는데, 이때 박지만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에서는 서향희 변호사가 돈 때문에 박지만과 결혼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하지만 사실 서 변호사의 아버지는 배를 여러 척 거느린 선주이면서 부산에서는 이름난 부자였기에 단순히 재력 때문에 박지만과 결혼한 것은 아니라는 말도 있습니다.

 

▲ 서향희 변호사가 한때 일했던 법무법인 주원 홈페이지


서향희 변호사는 2004년 새빛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로 일하다가 그만두고, 아들을 출산한 이후 2006년부터 중소기업 감사,고문,사외이사 등의 직책을 맡으며 사회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09년 4월에는 대전고검장 출신 이건개 전 의원과 함께 법무법인 주원을 설립했는데, 이때 삼화저축은행 법률자문 계약은 물론이고, 포스코,코오롱,서울시의회 고문,전국택시운송사업공제조합 운영위원,전국버스운송사업공제조합 서울지부 고문 등의 다양한 직함을 가졌습니다.

2011년 서향희 변호사는 법무법인 주원과 결별하고 다시 법무법인 새빛을 설립하는데, 이때 결별 사유가 서 변호사가 박근혜 의원을 팔고 다니면서 영업 하는 것을 이건개 대표변호사가 상당히 불쾌해하다가 서로 불화가 생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박근혜 의원은 '만사올통'라는 단어를 가지고 자신을 공격하는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들을 향해 지금 법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되받아쳤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박지만-서향희 변호사에게 법적으로 어떤 문제점은 드러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박지만-서향희 부부를 보면 곰팡이가 핀 벽을 도배지로 감추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권력자 친인척 비리의혹, 언젠가 세상은 알게 된다.'

이상득 의원은 올해 초 자신에게 불거진 각종 공천헌금 의혹과 비리에 대해서 "사실무근이며, 이에 대한 내용은 명예훼손에 해당될 것" 이라며 자신은 결백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에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신은 깨끗하지만 한나라당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이상한 논리를 펼쳤습니다.

▲ 이상득의원 비리에 대한 꼬리자르기에 나섰던 조중동, 출처:중앙일보


그러나 7월 26일 어제 이상득 의원은 솔로몬과 미래저축은행에서 각각 3억씩 6억, 그리고 코오롱그룹으로부터 1억5천만 원 등 모두 7억5천만 원을 받은 혐의가 적용돼 구속됐습니다. 검찰을 쥐고 있는 현직 대통령의 친형을 정치적으로 수사했을리는 만무하고, 그동안 숱하게 결백하다고 주장했던 그의 말과 다르게 이 모든 자금이 불법대선자금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어 구속된 것입니다.

이런 일련의 사건을 보면서 국민은 권력자의 친인척 비리는 단순한 의혹으로 끝나지 않음을 또다시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박근혜 조카부부가 대주주로 있는 기업의 저축은행 인수 의혹을 다룬 기사 출처:한겨레


박근혜 의원의 말대로 지금 박근혜 의원의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 중에서 법적인 수사가 시작된 것은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그들을 그냥 잊고 살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상득 전 의원처럼 명백히 결백을 주장해도 나중에 보면, 그 의혹이 진실로 밝혀지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박정희 일가가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친인척 비리가 전혀 없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숨겨진 의혹들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지울수가 없습니다.

▲ 1961년 미국무장관 부인을 만난 육영수 여사와 그의 딸 박근혜와 박정희 처조카 사위 한승수.


5.16군사쿠데타를 성공한 박정희는 군사혁명위원회 의장에 취임하여 혁명위원회를 국가 재건 최고 회의로 개편합니다. 1961년 11월 16일 박정희 의장은 러스크 미국무장관과 회담을 벌입니다. 그때 육영수 여사는 러스크 미국무장관 부인과 만나는데, 육영수 여사와 함께 러스크 장관 부인을 맞이했던 사람이 홍소자였습니다.

당시 고대 영문과 3학년에 재학 중인 홍소자는 육영수 여사의 큰언니 육인순의 딸이었습니다. 의장공관에서 미국과 회담을 벌이는 의전행사에 대통령 부인의 조카가 등장하는데, 이 여성이 훗날 한승수 총리의 부인이 됩니다. 한승수 총리는 박정희의 처조카 사위로 1980년 신군부 입법위원으로 활동했던 인물입니다.

박정희의 처형이었던 육인순은 1963년 서울시 시립부녀사업관 관장에 임명되었고, 서울 혜원여중,고등학교를 설립하고 재단법인 혜원학원의 초대 이사장을 역임했습니다. 그의 남편은 만주국 관리를 지낸 홍순일이었습니다.

박정희가 자신의 친인척비리를 위해 정,재계에 친인척을 절대 등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 정설처럼 어르신들은 믿고 있지만, 사실 찾아보면 박정희 친인척들이 학교 재단, 공기업,정계에 진출한 사례는 무수히 많습니다.

▲ 2011년 박지만의 삼화저축은행 연루 의혹을 동생의 말 한마디로 끝낸 박근혜 출처:한겨레


우리는 정치인의 과거 행적을 통해 미래를 엿보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과거 어떻게 살아왔고, 그들이 어떤 사안에 관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박근혜 의원은 자신의 친인척비리 의혹에 대해 지금 법적인 문제가 없으니 그걸로 끝이라는 주장만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범죄가 밝혀지면 어떻게 할지도 당당하게 말해야 합니다. 그것은 그들이 비리를 저지를 수 있는 배경에는 권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육영재단,영남대학,정수장학회부터 박지만-서향희 부부의 사건까지 보수언론은 절대로 이들의 문제를 지금 낱낱이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것은 누구나 짐작하듯 연말 대선 최대의 기대주(?)가 바로 박근혜 의원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정권은 쌓여 있는 부정부패를 해결하기도 벅찬 정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박근혜가 정권을 잡는다면 그런 부정부패가 청소되기는 어렵습니다. 벽에 곰팡이가 폈으면 그 곰팡이를 깨끗이 제거하고 도배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는 그 곰팡이가 벽지를 뚫고 다시 나올 것입니다. 

집을 보러 온 사람들에게 곰팡이가 피는 집을 깨끗한 집이라고 아무리 속여도 그 집에 살다 보면 결국 곰팡이를 목격하게 됩니다. 우리가 박지만-서향희 부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지금 박근혜 후보가 곰팡이가 잔뜩 핀 집을 깨끗한 집이라고 속이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