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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행에게 부족한 세 가지.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4.11총선의 책임을 지고 어제 전격 사퇴했습니다. 한 대표는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국민이 가졌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점을 사과했습니다. 

 "그 동안 국민여러분께서 민주통합당에게 보내주셨던 성원과 기대,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저에게 맡겨주셨던 소임, 지난 4년의 과거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그 명령,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을 심판하고, 민생국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그 열망을 충분히 이끌어 내지 못했습니다. 이번 총선민심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이었습니다. 이 심판에 공감하는 수 많은 시민들을 투표장으로 모시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있습니다."

한명숙 대표의 사퇴로 민주통합당은 문성근 최고위원이 당분간 대표 대행을 맡게 됐습니다. 문성근 대행이 대표 대행을 맡게 된 것은 당헌 당규에 따른 것입니다.

민주당 당헌 25조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궐위된 날부터 2개월 이내에 임시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당대표 및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당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는 선출직 최고위원 중 다수득표자 순, 원내대표 순으로 당대표의 직무를 대행한다'

이제 민주통합당은 당분간 문 대행 체제로 유지될 것인데, 문 대행이 민주통합당을 이끄는 모습에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있습니다. 저는 문성근 대행에게 몇 가지 민심의 목소리를 들려주고자 합니다.

' 한명숙, 그녀가 희생했듯이 민주통합당도 희생해야 합니다'

한명숙 대표의 리더쉽이 불안했지만, 저는 그녀가 굳이 지금 사퇴를 해야 하는가를 고민했습니다. 그것은 그녀에게 책임론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그녀가 사퇴함으로 민주통합당 각 계파가 서로 총선책임을 떠넘기고 자신들만의 파워게임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입니다.

한 대표가 총선 책임을 모든 지고 물러난만큼 이제 민주통합당 내부에서 책임론은 더는 없어야 합니다. 총선 잘못에 대한 복기와 문제점 파악은 있을지언정, 서로 간의 책임론 대신에 다른 희생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희생해야 하는가?
바로 민주통합당 내의 계파 간의 싸움과 당권 경쟁을 포기해야 합니다. 지금 민주통합당은 국민에게 실망을 준 멍청한 정당이라는 소릴 듣고 있습니다. 그 멍청함은 진정 싸울 상대는 강 건너편에 있는데 그 강을 건너기도 전에 배에서 서로 사공이 되겠다고 싸웠던 모습 때문입니다.


국민은 강력한 지도자가 당을 지배하고 일사불란하게 나아가는 모습을 좋아합니다. 마치 새누리당 박근혜처럼...

그러나 저는 그것은 진정한 정당정치가 아닌 보스정치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로운 토론과 경쟁적인 정치 활동이 정당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 자유로움과 경쟁이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되어야지, 자신들이 정당 내 당권을 잡기 위해 나오면 절대 안 됩니다.


그런 모습이 국민에 비치는 순간, 그것은 새누리당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합니다.

민주통합당 내 최고위원들은 물론이고, 원로, 다선 의원들 등 민주통합당을 이끄는 지도부 인사들은 한 대표 희생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는 생각만 하지 말고, 당신들도 희생해야 합니다. 그것이 한 대표의 희생으로 민주통합당이 쇄신하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야권통합을 외치며 1인 시위를 하던 국민의 명령 대표 문성근 출처:오마이뉴스


' 문성근 대행, 말조심,행동조심, 조심 조심.'

많은 사람들이 문성근 대행이 민주통합당을 맡았다고 할 때 제일 우려한 것이 바로 돌발행동이 얼마나 또 나올지라는 점입니다. 예전 연예인이나 국민의 명령 대표로 있던 시절이나 최고위원 자리와 대표 대행이라는 자리는 그 무게감이 절대적으로 다릅니다.

문 대행의 행동이 무조건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이 공격할 빌미를 주지 말라는 것입니다. 말 한마디, 행동 한 마디에 얼마나 많은 공격과 비난, 그리고 더 나아가 민주통합당과 야권연대에 공격이 들어올지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특히 대한민국 정치에서 야당 지도자의 말과 행동은 야당 지지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늘 해야 합니다. 아니 어쩌면 말 한마디 잘못하면 민주통합당이 붕괴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지금 민주통합당이 무릎 꺽인 코끼리처럼 위태위태하기 때문입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비록 대행이지만, 대한민국 야당 지도자라면 유쾌하지만 경박하지 않은 모습을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할 것입니다.

' 민주통합당에 필요한 무기가 무엇인지 깨닫고 나아가야 합니다.'
 
총선에서도 나왔듯이 새누리당은 선거전략이 탁월한 자들입니다. 진보세력이 정치 역사상 몇 번이나 정권을 잡았습니까? 단 두 번뿐입니다. 이처럼 새누리당은 정권 수성에 강한 이들입니다. 그런 탓에 이들과 맞서려면 제대로 된 무기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민주통합당의 무기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깨달아야 합니다.

○ 전쟁에 이기려면 전략가가 필요합니다.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치밀하고 교묘한 전략으로 언론과 정부의 힘을 얻고 승리했습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국민의 지지는 받았지만, 선거전략에서는 초토화됐습니다. 이것은 전략가의 부재 때문이라고 저는 봅니다.

앞으로 19대 국회는 물론이고 대선까지 가려면 새누리당의 공격을 막아내고, 그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전략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전략가의 부재는 그저 정치권력을 잡겠다고 허둥대는 오합지졸의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 전장에 나가 싸울 장수를 전면에 내세워야 합니다.

전략을 세웠다면, 그 전략대로 전쟁에 임할 장수가 필요합니다. 저는 그런 인물로 김진애 의원이나 박영선 의원이 제격이라고 생각합니다.

▲ 기자시절 BBK관련 이명박 대통령을 취재하던 박영선 의원고 4대강 사업 현장을 뛰어다니며 문제점을 고발하는 김진애 의원


이 두 명의 의원은 현재 MB심판을 위해 가장 제격인 장수들입니다. 경제분야에 밝은 박영선 의원은 정봉주 의원을 대신하여 BBK 저격수로,김진애 의원은 MB가 망쳐놓은 대한민국의 4대강 문제점을 공격할 자료, 현장경험 등이 풍부한 사람들입니다.

말로만 MB심판을 외친들 국민은 알 수 없습니다. 싸움에 능한 장수를 배치하여 그들로 하여금 칼을 휘두르고 적장의 목을 벨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노무현의 이름이 아닌 그의 정책과 정신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친노인사, 친노그룹 등 친노 프레임 속에 갇혀 있는 현재의 모습은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권력을 장악하려는 모습으로 더럽혀지고 있을 뿐입니다. 진정 노무현을 사랑했던 사람들은 그가 이루고자 했던 정치개혁과 복지,국방 등 우리 국민이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였던 그의 정책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친노에서는 노무현의 이름만 나오지 그의 정책과 그가 하고자 했던 정치개혁에 관한 의지와 열정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 노무현의 이름보다 그가 지녔던 원칙과 상식을 들고 나와야 합니다. 함께 잘 사는 사회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6월 2일 ‘21세기 한국, 어디로 가야 하나’를 주제로 한 참여정부평가포럼에서 민주주의와 선거와 관련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당장은 이번 선거가 중요하겠지만 멀리 보면 우리 역사의 과제가 중요한 것”
"선거에서 이기든 지든 역사를 위해서 우리 아이들이 누려야 할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우리는 할 일을 해야 할 것"이라며 "답은 하나,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자는 것"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응해서 새로운 민주주의를 준비해야 한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주권자로서 책임을 다하자”


그렇습니다. 지금 민주통합당이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선거 승패를 보였다고 낙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이 누려야 할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민주통합당이 할 일을 해야 합니다.

그것은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자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서 그저 말뿐이 아닌 열정과 의지, 그리고 깨어있는 시민에게 다시 용서를 구하고 손을 잡을 수 있도록 민주통합당이 쇄신해야 합니다.

시민이 깨어있다면 민주통합당도 깨어 있어야 합니다. 이제 자신들의 기득권과 생각을 모두 내버리고 정신 차려야 합니다. 그것만이 지금 민주통합당을 애증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문성근 대행을 비롯한 모든 민주통합당 사람이 해야 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