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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안철수 대선 출마'에 숨겨진 시나리오



어제 중앙일보 단독보도로 나온 '안철수 원장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기사는 정치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4.11 총선이 끝난 직후에 나온 기사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안철수 원장 대선 출마는 예전부터 계속 나왔던 이야기였지만, 이번 중앙일보 보도는 구체적인 정황까지 나왔습니다.

“(안철수 원장이) 지난 달 중순께 중도·합리적 성향의 인물로 평가받는 한 야권 중진에게 ‘(대선에 출마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새로운 정치 실험에 나서겠다.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또 안 원장이 민주통합당 입당이나 제3당 창당 대신 느슨한 정치결사체인 ‘포럼’을 구성해 독자적으로 세를 규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

그러나 안철수 원장 핵심 측근은 "말도 안 되는 소리이며, (안 원장이 대권 출마를 위한) 조직체 자체를 만들고 있지 않다"라고 한겨레 신문에 밝혔습니다.

양측의 엇갈린 주장 속에서 도대체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에 관한 시나리오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를 진단해봤습니다.

'안철수, 진짜 대선에 출마할 것인가?'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 '한다, 안 한다' 말들이 많지만, 저는 일단 안 원장의 대선 출마는 일단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그가 정치에 관심을 두었다는 사실과 함께, 그동안 보여주었던 정치에 대한 발언이 예전과 사뭇 다르게 발언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과 달리 시장은 바꿀 수 있는 게 많다" (2011년 9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전)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로 쓰일 수만 있다면 설령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다" (2012년 3월 19대 총선 전)


처음 안철수 원장이 서울시장 출마 관련 보도가 있었을 당시만 해도, 정치에 대한 효용성과 정치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면, 지금은 자신을 정치적 도구로 쓰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발전했다고 보입니다.

정치는 사회 속에 살아가는 사람에게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는 형태입니다. 그런데 그 영향력이 좋게 이루어지면 괜찮지만, 자신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면 그 정치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당연히 하게 됩니다.

안철수 원장에게 정치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도구였고, 자신이 그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했다는 자체로 본다면,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는 충분히 가능한 전제로 볼 수 있습니다.

'안철수 대선 출마 그 과정은 어떻게 될 것인가?'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제를 성립했다면, 도대체 언제, 어떻게 대선 출마를 할 것인가를 우리는 고민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시나리오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안철수 원장이 중앙일보의 보도처럼 대선을 위한 어떤 조직을 지금은 갖고 있지 않다고 봅니다. 현재는 대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단계이고 (물론 대선 출마에 대한 결심은 굳어가고 있는 상황) 측근들과 의견만 나누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안철수 원장이 자신의 확고한 결심을 측근과 나누고, 나름의 어떤 씽크탱크(멘토)와 협의체를 구성하는 시기를 저는 6월로 보고 있습니다. 그들이 안철수 원장이 대선 출마를 했을 경우의 장단점, 지지율, 당선 가능성을 분석한 뒤에 나온 결과를 토대토 8월경 대선 출마 발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10월부터는 야권과의 단일화 방안을 협의하고 12월 대선 전에 야권단일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시나리오에 대한 몇 가지 의문점을 가진 분들을 위해 정리를 해드리겠습니다.

○ 반새누리당,비민주당

안철수 원장의 정치적 성향은 정확하게 나옵니다. 새누리당과는 적이며,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는 성향입니다. 이 말은 민주통합당이 아무리 입당을 권유해도 안철수 원장은 자신만의 세력을 구축하지 결코 민주당 소속으로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 2002년 정몽준과 안철수

이번 안철수 원장의 모습은 2002년 정몽준 의원의 상황과 비슷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정치적 신념이 아닌 정치적 상황을 의미합니다. 당시 정몽준 후보가 '국민통합21'을 창당하고 대선에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과정을 겪었던 모습을 참고해야 합니다.

정몽준 후보의 지지층이 바로 '중도보수'였습니다. 이 말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중도보수의 지지를 받지 않으면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는 정치적 현실을 안철수 원장에게도 대입시키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안철수 원장의 지지세력은 중도보수( 실제로 무당파가 더 많다고 봅니다.) 이기에 그의 세력이 최소 30%의 유권자층을 가지고 있고, 이는 단일화를 필연적으로 가질 수밖에 없게 된다는 뜻입니다.

○ 야권단일화와 문재인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 이사장과 안철수 원장의 세력이 겹치지 않느냐는 점을 걱정하는데, 저는 큰 우려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이 합쳐야 새누리당을 이길 수 있다는 뻔한 사실을 알고 있는데, 각자의 길을 가지는 않으이라고 봅니다.

다만, 이들이 야권 단일화를 하는 과정에서 어떤 잡음과 어떤 마찰이 일어날지는 모르지만, 오히려 두 사람의 단일화를 통해서 어떤 역전 드라마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희망이 있습니다.

' 안철수가 넘어야 할 산들'

왜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 결심을 8월로 계산했는가를 알면 안철수 원장이 가진 약점과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초기에 대선 출마를 밝혔을 경우, 숱한 공격과 잡음이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막상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6월이라도 발표한다면, 그에 대한 정치적 능력을 검증하고 미심쩍어하는 보도가 우후죽순처럼 나올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중앙일보나 다른 조중동이 안철수를 띄워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것은 안철수 원장과 문재인 이사장이 공통적으로 가진 야권세력에 대한 분열 의도가 더 큽니다. 더욱이 4.11 총선이 끝나고 나자마자 문재인 이사장 패배론과 한계론을 말하는 저의는 뻔합니다.


문재인 이사장과 안철수 원장이 서로 피 터지게 싸우게 해놓고, 박근혜 위원장은 앉아서 부전승으로 대선에 임하겠다는 의도입니다.

그녀는 문재인과 안철수 지지세력이 서로 상대방을 미워하게 하도록 슬슬 밑밥을 던집니다. 물론 조중동이 4.11 총선에서 보여줬듯이 상대방에 대한 '~카더라' 통신을 인용한 교묘한 '아니면 말고'의 전법을 구사합니다. 이런 것을 통해 문재인 이사장과 안철수 원장은 공통으로 가진 반새누리당 세력을 분열시키는 도구로 전락하게 됩니다. 여기에 대선에 임하기도 전에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큰 상처를 입게 됩니다.

박근혜 위원장이 조중동 언론을 통해 이 두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난 다음 대선 라운드에 올라서는 선수에게 한 방 날리면, 상처입고 피곤해 지친 상대방은 나가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 안철수 원장이 본격적으로 대선 출마를 밝히면 조중동은 썩은 고기를 찾는 하이에나처럼 그를 공격할 것입니다. '주가조작설','안철수 연구소 무능력','기부 재단 효용성' 문제 등등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방법을 동원해 네거티브 공격을 감행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안철수 원장이 그런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수비진과 되받아칠 수 있는 공격수가 있느냐를 보면 아찔할 정도입니다.

안철수 원장의 가장 큰 약점은, 상식적인 사람은 절대 생각도 못할 무기를 들고 나올 저들의 뻔뻔함을 그의 가치관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정직함과 바른 가치관의 소유자라는 사실입니다.


문재인 이사장을 지지하면서 왜 안철수 원장의 대선 출마를 걱정하지 않느냐고 합니다. 무엇때문에 걱정합니까? 좋은 인물들이 나와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민이 잘 살 수 있도록 노력할 텐데.(특히 정치인 누구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오히려 큰 오류를 지닌 정치 시각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안철수 원장과 문재인 이사장은 적이 아닌데, 이 두 사람을 서로 싸워야 할 원수로 만들어 버리는 새누리당의 전략에 속아 우리끼리 분열을 일으키는 못남과 어리석음에 있습니다.

안철수 원장이 박원순 시장과 단일화에 합의했듯이 저는 누가 될지 모르지만, 문재인, 안철수 이 두 사람이 대선 전에 야권단일화를 이룰 것으로 봅니다. 그것은 그들이 가진 원칙과 상식이 결코 정권욕에 빠져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싸울 상대는 1%의 부자를 위한 정권을 만들려는 부패한 정치인들입니다. 안철수 원장과 문재인 이사장은 그들을 비판하고 자신들을 정치적 도구로 내놓은 사람들입니다. 그들을 소중히 지켜주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역사를 바꾸는 시작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