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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내 글을 자른 기자와 편집국장을 직접 만나보니



'오마이뉴스'는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구조의 신문사입니다. 일명 대안언론이라고 불리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희안한 모토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박2일 모임>이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열릴 예정입니다.그 첫 번째 모임이 6월24일 제주시 구좌읍 필리스틴 펜션에서 시민기자와 오마이뉴스 편집국,기자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를 시작한 것이 2002년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살면서 한인회의 횡포와 비리에 대한 울분으로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처음 송고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 블로그를 하며 오마이뉴스와 멀어졌다가, 몇 개월 전부터 시작된 오마이뉴스에 블로그 포스팅을 송고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다시 오마이뉴스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1970년 군사독재 시절 '말'과 1980년 '한겨레'신문의 뒤를 잇는 기존 언론과는 차별화된 언론입니다. 진보와 보수가 한국의 사상을 대변하는 세계에서 보수와 진보 언론이 5:5가 되는 사회를 생각하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시스템을 통해 기자를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 시민기자는 왜 필요한가?

오마이뉴스는 상근기자가 50여 명 밖에 되지 않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기사의 일부분을 시민기자라는 시스템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시민기자'는 말 그대로 시민 스스로. 삶의 현장과 일터에서 일어나는 일을 생생하게 기사로 전하는 기자를 뜻합니다. 전문기자가 아닌 탓에 전문성은 떨어지지만, 다수의 '시민기자'들은 삶의 향기가 그대로 묻어나는 기사를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는 참신하면서 많은 언론이 주목하고 있는 시스템 중의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오마이뉴스처럼 시민기자가 이 땅에 필요할까요?

① 언론이 가진 전형적인 틀을 깨는 뉴스
우리가 흔히 보는 포털 사이트의 뉴스를 보면 토씨 하나 다르지 않는 똑같은 기사가 판을 칩니다. 그 이유는 속칭 보도자료라는 언론사만의 기삿감을 그대로 베껴서 보도하기 때문입니다. 취재기자가 있다고 하지만 우리가 보는 주요 소식은 대부분 대동소이합니다. 이런 언론의 정형화된 뉴스는 눈높이가 스마트해진 지금 세상에서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은 언론 기자들은 알 수 없는 우리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먼 나라,내가 사는 땅이지만 나와는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아닌, '나도 그런 경험 했어','맞아,맞아'.'다음에 나도 조심해야겠는데'라는 공감을 하는 기사가 주를 이룹니다.

세상은 다변화되었기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은 언론의 고루하고 진부한 틀을 깰 수 있는 대안언론이 됩니다.

② 언론, 그들은 과연 진정한 언론인가?
처음 조선에 신문사가 생기고, 기자라는 직업이 생길 때부터 기자는 사회의 부정과 비리, 그리고 잘못된 모습을 사실 그대로 보여주는 사명감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이승만 독재와 군사정권을 거치면서 언론은 권력의 노예와 정권의 앞잡이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나아졌을까요? 오히려 친일을 미화하는 방송이 나오고 참여정부 시절에는 진실까지도 왜곡하는 보도가 난무했습니다.

시민기자들은 권력이나 정치에 뜻이 없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내는 힘이 있습니다. 언론이 정권의 눈치를 볼 때,시민기자는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용기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③ 스마트한 세상, 실시간 특종을 만드는 시민기자.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트위터를 비롯한 SNS를 이용한 실시간 사진이 특종이 되는 시대입니다. 그 시대에서 트위터 상의 사진은 출처가 될 수 있지만, 기사는 쉽게 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시민기자는 다릅니다. 시민기자가 올린 사진과 영상,그리고 기사는 즉시 언론 보도가 될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국내를 비롯한 세계 각 지역에 시민기자가 있습니다. 만약 이들이 지금보다 조금 더 활발하게 활약한다면 국내 최대의 언론 통신사가 될 수 있습니다.

특파원과 취재 기자가 현장에 나가는 시간에,오마이뉴스 시민기자는 실시간으로 기사를 송고해서 보도하는 힘과 능력을 지닌 무한대의 존재감입니다.


■ 시민기자를 가로막는 장애물

오마이뉴스에는 1일 150개 이상의 시민기자의 기사가 올라옵니다. 오마이뉴스 편집부는 수많은 기사를 검토하고,편집하고 채택해서 올립니다. 시민기자가 보낸 글들이 기사화되는 경우도 많지만, 오늘 제목처럼 글이 잘려서 기사 채택이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박2일 제주모임> 토론회에서 나왔던 시민기자들의 불만과 왜 그들이 왕성하게 기자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① 시민기자가 취재할 수 없는 한국의 현실
시민기자는 언론사 정식기자가 아닙니다. 그래서 조금 더 심도 있는 현장 취재를 할 경우,무시당하기 일쑤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OO도청 건설과에서 사업을 추진 과정에서 잘못된 관행적 비리를 보고 취재를 요청해도,공무원들은 취재허락은커녕 오히려 은근슬쩍 내쫓기 일쑤입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들은 지역 사회를 비롯한 삶의 현장에서 잘못되고, 비상식적인 모습을 변화시키려는 작은 바람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역 사회의 편협한 시각과 공공기관의 비협조,그리고 전문기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오는 무시를 시민기자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② 기사 쓰기가 너무 어렵다.
솔직히 활동이 미약한 시민기자의 글은 채택률이 그리 높은 편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기사와 글쓰기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엄연한 언론사이기 때문에, 저작권과 사실 여부, 명예훼손의 위험성이 있는 글을 기사로 채택하기 곤란한 점이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시민기자의 글을 생나무→잉걸→버금→으뜸→오름 형태로 기사화합니다. 시민기자의 글(기사)은 편집부에서 검토를 거쳐 정식 기사로 채택되면 잉걸 기사가 됩니다. 하지만 채택되지 않을 경우는 생나무에 머물게 됩니다. 그리고 잉걸 채택된 기사는 종합적인 뉴스 가치에 따라 높게는 오름까지 배치됩니다.


시민기자가 전문기자처럼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기사 하나를 쓰면서 많은 고민을 하고, 고심하면서 쓴 글이 기사로 채택되지 않으면 실망감으로 다음에 글을 올리기가 어렵습니다.

③ 마음이 여린 자여,그대 이름은 시민기자라.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의 직업은 자영업자,교사,회사원,프리랜서 등 다양합니다. 이토록 평범한 사람들이라 자신의 삶과 연관되거나 마음에 상처를 받으면 글을 쓰기가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내 고장 비경을 소개했더니
너무나 아름다운 우리 고장의 비경을 글로 써서 기사화되었습니다. 그랬더니 관광객이 몰리면서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훼손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지역 사회에서는 고장을 자랑했다고 칭찬 하기보다 오히려 '너 때문에 우리 고장이 망가지고 있다'라고 비난을 하기 시작합니다. 좁은 지역사회에서 시민기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처를 받습니다. 

- 악플이 난무하는 기사 댓글들.
지역 사회의 문제점을 고발하거나 비판하는 기사를 올렸습니다. 지역 사람들은 물론이고,이해관계가 얽힌 당사자들이 기사 댓글에 악플을 달기 시작합니다. 여린 마음의 시민기자들은 상처를 받고 글쓰기가 무서워집니다. 

- 내 글이 잘리거나 과도한 편집과 제목이 바뀐다면
글을 열심히 써서 올렸는데 매번 기사 채택이 되지 않습니다. 기사가 채택되고 보니,글의 내용이 많이 수정되었고,제목까지 바뀌었습니다. '내가 너무 실력이 없는가?'라는 자괴감과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지 않는지 고민에 빠집니다.

다양한 이유지만, 시민기자들은 평범한 사람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상처를 받으면 그 고통은 두 배가 됩니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면 더 나아갈 수가 있지만, 쉽게 상처와 고통은 아물지 않습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되는 길은 아주 쉽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기자가 되는 방법을 몇 가지 살펴보면,

☞ 블로거라면 도전하기 너무 쉬운 시민기자
저는 시민기자 이전에 프로블로거입니다. 그래서 블로거와 시민기자의 접목을 항상 고민하고 있는데,이번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박2일> 제주 모임에서 많은 다양성을 발견했습니다.

- 연예 블로거라면 8월 창간되는 <오마이스타>를 노려라
블로그에는 유독 연예 블로거가 많습니다. 관심도 많고 인기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번 8월에는 오마이뉴스에서 가족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연예 전문 <오마이스타>가 창간됩니다. 여기에 연예 블로거가 조금 노력해서 참여한다면 찌라시 언론의 자극적 연예 뉴스가 아닌 진짜 연예인들의 삶을 조명하는 기사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블로거의 수익을 오마이뉴스에서 발견하다
실제로 저는 오마이뉴스 원고료 수익이 다음뷰보다 훨씬 많습니다. 다음뷰를 포기하고 있지만, 정치섹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신경을 쓰고 있는 저에게,오마이뉴스 원고료 시스템은 많은 수익의 다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수익성보다 독자들의 '좋은 기사/블로그 원고료 주기'는 원고료 이상의 기쁨과 행복을 줍니다. 여기에 자신의 글을 본 다른 매체와의 연결은 블로그의 확장성과 수익을 다변화시키는 좋은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 글쓰기가 어렵다면 엄지뉴스부터 시작해라
오마이뉴스에는 엄지뉴스라는 섹션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스마트폰이나 핸드폰으로 사진과 기사를 송고하는 시스템입니다.



엄지뉴스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재밌는 사진부터 화재,교통사고 현장, 맞춤법이 틀린 현수막 등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발견하고 촬영할 수 있는 뉴스가 많습니다. 단문형이나 대략적인 문장을 올려도 충분하고, 사진을 토대로 오마이뉴스 편집부와 함께 기사로 재편집도 가능합니다.

그냥 일반적인 트위터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자신만의 기사로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1회 송고당 통신사별 데이터 비용이 드는 단점이 있습니다. (아이폰 어플이나,PC에서 올리면 무료)


아기를 키우는 엄마는 훌륭한 시민기자다.
육아가 힘들고 어려운 엄마들에게 오마이뉴스는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부조리와 문제점을 고발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느꼈던 글은 사는 이야기 섹션에,아이들과 놀러 갔던 일은 여행 섹션의 좋은 기삿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 마트 분유, 꼭 프리미엄만 좋은 위치에 진열해야 하나?
- 놀이동산 수유실, 남자들은 제발 들어오지 마세요.
- 비싼 예방접종만 대접받는 더러운 세상
- 아이들이 뽀통령을 외면하면 다 컸다?

저도 아이를 키우지만, 아이와 연관된 이야기는 글을 쓰면서 즐겁고 개선되면 참 좋겠다는 열망이 많습니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 말처럼, 엄마들이 우리 아이의 미래를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바꿀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아들이 아니라 딸입니다. ㅠㅠ


대통령이 바뀐다고 하루아침에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요? 아닙니다. 국민을 위한 법을 만드는 사람이나,잘못된 정책을 시행하는 위정자들은 모든 국민이 힘을 합쳐 요구하고, 문제를 제기할 때 비로소 움직입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활동하고 전 세계에서 눈을 크게 뜨고 활약한다면 지금보다는 부정부패와 비리, 그리고 문제가 줄어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국민이 항상 정부와 사회의 문제점을 감시하고 잘못된 일을 고발하고 우리의 사는 이야기를 시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면서,진실을 왜곡하는 조중동을 이긴다면,깨끗한 나라,따뜻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조만간 제 딸아이가 오마이뉴스 최연소 기자가 될 날을 꿈꾸며,여러분도 동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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