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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김제동,고정간첩 수제자?그가 빨갱이라 외친 사연.



자칭 보수우익이라는 신문을 자주 봅니다. 포털 사이트 메인 뉴스를 모두 읽어야 하는 이유도 있지만, 간혹 '미모의 북한 여성이 김정일과 동침하려고'같은 낚시성 기사에 눈이 돌아서 가기도 합니다. 어제 갑자기 '김제동'씨가 제목에 나와 있는 신문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니,도대체 어떤 희한한 판타지 소설을 만들어 내지?'라고 생각하며 읽어 봤더니, 김제동 씨가 요새 벌이는 반값등록금 지지 운동이 북한의 지령에 동조하는 내용이라는 기사였습니다. 누가 봐도 황당하고 참 어이없지만, 이들이 김제동씨를 속칭 빨갱이라고 몰고 가는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은 제 블로그 댓글에도 지긋지긋하게 달리는 빨갱이라는 소리를 개그맨 김제동 씨도 듣는,우리 시대의 일그러진 모습을 한번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서울시를 비롯한 정부의 광고로 먹고사는 신문사에서 보도한 내용 일부는 맞습니다. 김제동 씨는 신영복 석좌교수가 있는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학생이고 신영복 교수를 존경한다고 말도 하고 수업도 듣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자칭타칭 수제자로 볼 수도 있습니다.


김제동 씨는 신영복 교수와 함께 MT에 갔을 당시,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노래를 부르며 '창살 아래 내가 묶인 곳'이라는 가사를 신영복 교수가 노래하는 대목에서 눈시울을 붉혔다고 합니다. 신영복 교수는 김제동 씨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하는 통에 김제동 씨를 곤경에 처할 정도로 깍듯한 인품을 보이는 선생님이라고 제자는 말합니다. 스승을 존경하는 제자와 그의 앞길을 이끌어주는 스승,보기에도 흐뭇한 사제지간을 왜 빨갱이와 애제자로 부를까 찾아봤습니다.



1968년 8월 24일 모든 신문은 일제히 <통일혁명당 간첩단 타진>이라는 기사를 내보냅니다. 일명 <통혁당> 사건이라고 불리는 통일혁명당 간첩사건은 남한정부에서의 무장봉기와 정부 전복을 위해 북한의 지령을 받은 대규모 간첩단 검거라고 보도가 되었습니다.


통혁당 사건을 신문 그대로 보기에는 그리고, 당시 박정희 정권은 1,21 사태와 베트남 파병 등으로 용공조작이 많았기에, 지금도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통혁당 사건의 핵심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네이버 백과사전에 나온 통혁당 사건의 핵심 내용입니다. 백과사전에 나온 통혁당 이야기를세상에는 진실로 착각하고 있기에 선택을 했습니다. 누구나 보는 네이버 백과사전조차 왜곡하는 통혁당 간첩단 사건의 진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① 통혁당 사건은 대규모 지식인이 포함된 간첩사건?
- 실제로 통혁당 김종태는 북한도 다녀왔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검거된 사람들의 면모를 살펴보면 대부분 중앙정보부에 의해 자행된 용공조작의 피해자입니다. 통혁당 사건을 알려면 통혁당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의 구조를 살펴봐야 합니다.

김종태:북한과 연계가 있었던 핵심인물
신영복:4.19와 5.16을 거치면서 형성된 학생운동 출신 
박성준:학생운동의 하부 그룹

김종태는 북한의 지원을 받았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그가 북한의 지원을 받았다는 점과 그가 무장봉기와 요인 암살을 위해 북한 지령을 통해 움직였다는 사실은 진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신영복과 박성준 같은 학생운동 그룹은 김종태라는 인물과 만난 사실이 없다는 점입니다.

통혁당 사건은 박정희 정권이 학생운동권을 일부 북한연계 인물과 엮어서 대규모 간첩단 사건으로 만드는 용공조작의 전형적인 사건입니다. 예를 들어 북한을 다녀왔던 사람과 만나면 무조건 포섭되었다고 판결을 내려,결국 간첩으로 만드는 시대에 발생한 사건입니다.


② 통혁당 사건으로 김종태, 이문규, 김질락,신영복은 결국 사형을 구형받습니다. 그런데 핵심 인물로 사형을 구형받았던 3명의 인물과 신영복이 만나서 요인 암살,행동강령,북한 지령 접수를 하였다는 수사기록이 어처구니없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지게 됩니다.

 


중앙정보부는 김질락을 고문하고 조사를 해서,신영복 교수가 김종태와 이문규를 만난 적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신영복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육군사관학교 교관으로 근무하던 장교였습니다. 현역 장교가 북한을 수시로 다녀올 수 있었을까요? 그들은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영복 교수가 학생운동을 통한 군사독재를 비판하고 고민하기 위해 공부했던 책들은 불온서적으로 간주 당하고, 간첩이라는 증거자료로 활용되었습니다.


1968년 8월21일 통혁당 사건이 발표되기 사흘 전,신문은 제주도 서귀포에 무장공비가 침투했다가 군인과 경찰에 의해12명이 사살되고 2명이 생포되었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 무장공비는 중앙정보부가 북한에 무전을 보내서 내려오게 한 공작이었습니다.

북한무장공비 침투 사건은 1.21 사태가 일어나고 몇 달 되지 않아 발생한 사건으로 국민에게 충격을 주었고, 이 보도가 나가고 사흘 뒤에 통혁당 간첩단 사건이 발표됩니다. 북한 무장공비 침투 소식을 접했던 국민은 통혁당 사건의 모든 사람이 무장공비가 접선하려고 했던 고정간첩으로 믿었고, 중앙정보부의 이 작전은 완벽한 용공조작과 반공 사상 고취에 탁월한 전과를 올렸습니다.


박정희 정권은 자신의 쿠데타와 장기 군사독재를 합리화시키기 위해서 공안사건이라고 불리는 간첩단 사건을 무수히 만들었습니다. 진실화해위를 통해 하나씩 밝혀지는 진실은 독재자가 권력을 유지하려고 얼마나 악독해지고 거짓을 진실처럼 포장해서 국민을 속이고 멀쩡한 사람을 죽일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인혁당재건 사건 32년만에 무죄판결 ... 유가족 오열
'민청학련' 첫 국가배상 판결 법원 151명에게 520억 지급
68년 통혁당 사건 이어 중앙정보부 '남조선해방전략당'사건도 조작


세계각국의 경찰수사력을 겨루는 세계경찰콘테스트가 한국에서 열렸습니다. 테스트 방식은 야산에 쥐를 한 마리 풀어놓고 그것을 다시 잡아들이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먼저 중국 경찰은 이틀 만에 그 쥐를 잡아왔는데,수천명의 경찰을 동원한 인해전술이 비결이었습니다. 

다음은 구소련 경찰이 출발해 하루만에 쥐를 생포했습니다.다른 이웃쥐에게 추적장치 및 도청장치를 달아 그 쥐의 행적을 추적한 것입니다.

이윽고 미국의 FBI가 출동해 단 두 시간 만에 잡아왔습니다. 방법은 열추적장치 등의 첨단기기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주최국인 한국경찰 대표 곰바우가 출전했습니다. 그런데 반시간만에 산에서 곰한마리를 데리고 돌아왔습니다. 곰은 쌍코피를 흘리고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어 엉망진창이었습니다. 심판관이 곰바우에게 쥐는 어디 있냐고 물었습니다.그랬더니 곰바우가 곰 옆구리를 팔꿈치로 툭 치자 곰이 깜짝 놀라며 하는말,  
 
『내가 쥡니다.꼴은 이래도 내가 쥐라고요. 하늘에 맹세코 나는 쥐에요.』


신영복 교수는 20년 20일간의 옥중생활에서 수많은 메모를 하고 편지를 통해 자신의 삶과 인간의 존엄함,그리고 가치를 보여주는 글을 써내려갑니다. 그런 그의 이야기가 담긴<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에게 선정되고,추천되는 책입니다. 그의 책에는젊은 날의 사상적 치열함보다 인간으로의 존재감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글 하나하나에 알려주고 있습니다. 

"고립되어 있는 사람에게 생활이 있을 수 없다. 생활이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대문이다. 사회적.정치적.역사적 연관이 완전히 두절된 상태에 있어서의 생활이란 그저 시간의 경과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시간이 물질의 운동양식이라면 나는 시간의 경과와 더불어 바위처럼 풍화당하는 하나의 물체에 불과하다."

신영복 교수의 젊은 날은 이승만의 독재가 4.19로 무너지고,민주화의 열망으로 가득 찼지만 군화발에 다시 짓밟힌 세상이었습니다. 그 속에서 그는 우리 민족과 국민이 어떤 정치가 이 땅에서 어떻게 나와야 군사독재가 아닌, 국민의 삶이 평등하게 이루어질 것을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통혁당 사건의 모든 인물이 북한과 연루되지 않았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신영복을 비롯한 대다수 사람은 북한의 지령을 받는 고정간첩으로 남한을 무장봉기 내지는 전복시키려는 인물들이 아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학생운동권 모두가 빨갱이고 고정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는 자들이라는 논리는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서나 국민을 속이면서 쓰는 말입니다. 세상이 바뀌고 민주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우리 사회에서 생각의 자유로움을 빨갱이로 매도하지 않고 있다고 믿으십니까?  


2008년 10월 군 법무관 7명은, 국방부가 불온서적 목록을 지정한 것이 학문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국방부는 2009년 3월 18일 군 위신 실추, 기강 문란, 복종의무 위반, 장교품위 손상 등을 이유로 군 법무관 2명에게 파면 징계를 내렸습니다.

2009년 헌법재판소에서 공개변론이 열렸습니다. 국방부 측은 군인이 특수 신분임을 감안할 때 불온서적 지정이 국가안보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고 2010년 10월 28일, 헌법재판소는 "해당 조항은 군의 정신전력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근거로 국방부의 현행 군인복무규율(제16조 2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우리 시대의 지성인이라고 불리는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라는 책을 군인이 소지하고 있으면,기무사에 끌려가서 조사를 받는 세상입니다.

인문사회과학 책은 인간의 사상을 엿보고 그 안에서 인간이 어떤 삶과 생각을 갖고 사는지 모색할 수 있는 길을 도와주는 분야입니다. 그런데, 똑같은 인문사회과학 책을 교보문고에서 팔면 괜찮아도,이 책을 대학가 인문사회과학 전문 책방에서 팔면 기무사 또는 국정원의 사찰을 받게 됩니다.

"쭉 책방을 구석구석 다 둘러보지요. 그러면서 그들이 보기에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좀 불온하게 보이는 책들을 눈여겨보고 사가기도 해요. 노무현 정부가 되니까 씻은듯이 안 왔어요. 그러다가 이명박이 이 나라를 차지하게 되면서부터 바로 또 기관원들이 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일주일에 서너명씩 왔어요. 점심시간에. 열두시 반에서 한시 사이. 그러더니 얼마 전에 사회주의노동자연맹, 오세철 선생 및 몇명이 잡혀갔고, 지금 불구속수사 하다가 기각되고 했지요." (인문사회과학책방 풀무질,은종복)


요즘 트위터에서 가장 인기있는 간첩식별요령입니다. 진짜 간첩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대한민국도 북한에 공작을 위해 공작원을 파견하고 있는데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그들 이외에 생각의 차이와 역사,그리고 삶의 사상을 치열하게 모색하고 고민하는 이 땅의 수많은 젊은이를 빨갱이와 간첩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5.18 광주민주화 운동 사진을 대학가에서 몰래 보다가 걸리면 국가보안법 위반이었던 시절, 진정 그들이 불온한 사상을 가진 고정간첩과 빨갱이였는지 묻고 싶습니다. 지금 이 땅에 과거 민주화운동과 학생운동 출신 국회의원들은 그 당시 간첩단에 연루되고 보안사범들이었습니다. 속칭 빨갱이였습니다. 그럼 대한민국 국회는 빨갱이들이 활약하고 있는 입법기관입니까?

자료 및 발췌,출처:신영복'더불어 숲'.월간조선'현대사발굴 최대 역공작 z작전의 전모',오마이뉴스 ,조갑제 닷컴,강준만'진보는 신영복을 다시 사색하라'.진실위 조사관 전명혁 박사 인터뷰,한명숙 박성준의 러브스토리,한홍구'신영복의 60년을 사색한다',조희연 '통혁과 신영복',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방,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대한민국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대한민국에서 빨갱이라는 말은 죽음과 같은 말이었습니다. '저놈 빨갱이다'라는 말 한마디에 죽창에 찔려 죽었고, '저 놈 빨갱이와 만났다'라는 신고에 수십 년의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공격하고,감옥에 가두고,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이 빨갱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를 우리는 지금 이 시간에도 고민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어느 날 아내가 제 블로그를 보고 물었습니다.'오빠, 오빠는 자기에게 빨갱이라고 마구 욕하는 사람이 무섭지 않아? 난 댓글 읽어만 봐도 무서운데','나,그냥 살포시 삭제버튼을 마우스로 눌러'하고 웃었습니다.



아버지 제사 때문에 집에 내려갔습니다. 제가 잠이 들었는줄 아시는 어머님은 "너 빨갱이 아니지,진짜 빨갱이 아니지,"라고 자꾸 이야기하셨습니다. 아마도 밖에서 빨갱이 아들을 두었다는 소리를 많이 들으셨나 봅니다.

어머님이 이 자리에 직접 오셔서 봐야합니다. 진짜 빨갱이가 있는지,없는지.
빨갱이가  누가 진짜 빨갱인지 알아봐야 합니다.
죄없는 사람 돌로 쳐죽이고,힘없는 사람 힘으로 누르는 사람이 빨갱이인지
아니면 힘 있고 없고를 떠나서,같이 숨 쉬고 같이 살아가자는 사람이 빨갱이인지,그 전제부터 살펴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어머님께서 "너 빨갱이 아니지,진짜 빨갱이 아니지" 물어보실 때 속으로 그런 게 빨갱이가 맞는다면 저는 빨갱이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같이 살자,힘이 없든 있든 같이 모여 살자,그렇게 말하는 것이 빨갱이라면 저는 빨갱이가 맞습니다.
(쌍용자동차 가족을 위한 '명진스님'설법회 중에서)

여러분은 누가 진짜 빨갱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일본에 충성하며 조선인을 학살하고 해방 후에 권력을 위해 동포를 죽창으로 찔려 죽이면서 '야 이 빨갱이야'라고 하는 사람보다, 조선의 독립을 위해 고문당하고 해방 이후에는 독재자와 재벌,부패 정치인에 맞서다가 '저 빨갱이'라는 소릴 듣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오늘 댓글에 달릴 수많은 빨갱이라는 단어,기쁘게 받아들이고, 웃으며 삭제 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