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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무조건 기뻐해야 하나?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결정되었습니다. 삼수 끝에 얻어진 동계올림픽 개최라 온 나라가 기뻐하고 환호성을 부릅니다. 저는 이번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 대해 비판적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에는 모든 일을 무조건 좋다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욕을 먹어도 문제점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저도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었던 점은 기쁩니다. 그러나 무조건 기뻐하기에는 우리가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입니다. 저는 우리가 모르는 문제가 있는데, 그 문제에 대한 예상이나 대책도 없이, 무조건 좋다고 하는 모습을 비판하려고 합니다. 즉,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자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방법론에 저는 이의를 제기하려고 합니다.



어제부터 대한민국 모든 언론은 일제히 평창동계올림픽의 경제 효과를 대서특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래 언론들의 기사제목을 보시기 바랍니다.

"40조 가치의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한국 위상은 건국 이래 최대"
"평창서 동계올림픽 열리면 경제효과 65조 원"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시 경제효과 65조 원”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하면 65조 원 번다"
"평창, 동계올림픽개최지 선정 시 경제효과는?"

평창동계올림픽 경제효과가 최대 65조 원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이번 자료는 근거도 미약하고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자료라고 저는 봅니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가 냈던 자료에도 경제 효과가 20조 원이 넘는다고 했지만, 연구결과를 냈던 연구소에서 근거로 낸 데이터가 바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에서 준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보고서였습니다.

너무 사람 말을 믿지 못하고 삐딱하게 이야기한다고 하시는 분들을 위해 지난 올림픽 개최도시의 수익 관련 자료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올림픽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낸 올림픽은 1984년 LA 올림픽뿐입니다. 나머지 올림픽은 금액의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 적자 내지는 부채를 잔뜩 떠안고 끝났습니다.

올림픽 유치 후,국가부도 사태로

2004년 그리스 올림픽 당시 그리스는 정부 지출을 16억 달러로 예상했지만, 실제 지출액은 160억 달러였고, 2004년 이후부터 GDP 성장률은 계속 떨어져, 결국 국가부도사태로 이어졌습니다. 내년에 올림픽이 열리는 런던도 초기에는 23억 7천 파운드(59억 달러)를 예상했지만, 2009년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림픽 개최 비용만 93억 5천 파운드 (180억 달러)로 나왔습니다.

대부분 올림픽이 적자였다고 평창까지도 적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요소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경제효과가 수십조 원에 이른다는 언론들의 이야기는 그다지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강원도는 평창올림픽을 겨냥하고 강원개발공사를 통해 1조 6836억 원을 투자하여 강원 알펜시아를 건설했습니다. 그러나 초기 분양을 목적으로 시행했던 공사는 분양은커녕 하루 이자만 1억 2천만 원을 계속 내고 있는 골칫덩이로 전락했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 경제적 효과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강원도가 알펜시아를 비롯해 투자한 모든 비용을 충당하고, 수익을 거둘지는 의문입니다.

알펜시아 매각해도 2천821억 원 적자

국민의 세금으로 1조가 넘는 돈을 투자했던 강원 알펜시아를 최문순 강원지사는 매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확정으로 매각이 아닌 강원개발공사에서 계속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각해도 2천 821억 원 적자가 나는 애물단지가 금방 꿀단지로 바뀔 수 있을까요? 아마 가능한 방법은 부동산 투기 열풍으로 이어지는 반짝 효과가 전부입니다.

이처럼 제가 평창동계올림픽을 비판하는 이유는 "무조건 좋다.". "경제 효과가 65조 원"이라고 아무런 근거도 없이 떠드는 언론과 정부 주도의 홍보가 문제라는 점입니다. 국가적 행사를 진행하면서 명확한 자료와 통계,그리고 구체적인 수치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추진하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의 혈세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과거 올림픽 개최국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국민을 착각하게 조작하는 정부 언론플레이의 최종 피해자는 결국 국민입니다.


여러분은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 도시 주민 지지율을 보면서 무슨 느낌을 받으셨습니까? 평창 주민 모두가 단결된 힘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까? 저는 다른 차원의 생각을 했습니다. 주민 지지율이 92%라는 투표결과를 보는 순간, 마치 북한에서 실시하는 주민투표처럼 느꼈습니다.

평창 대다수 주민이 찬성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92%의 지지율은 마치 전제주의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수치입니다. 뭰헨에서는 올림픽을 반대하는 '놀림피아'라는 구호를 내건 올림픽 반대 시위가 있었습니다.

저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전체의 목소리가 무조건 한 방향으로 가는 모습보다 다양성과 개인의 생각과 사상,그리고 가치관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한 사랑은 무슨 스토커가 벌이는 사랑 같습니다. 모든 사람이 찬성하고, 반대하는 소수의 목소리는 외면받고 아예 언론에서조차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강원도 재정 자립도 27.5% 불과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 분명히 가시적인 성과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조건 좋다는 말은 과거 올림픽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지나친 홍보입니다.

지금 강원도의 재정자립도는  27.5% 입니다. 전국에서 16개 도시 중에서 13위입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무조건 강원도 재정이 풍족해진다는 생각은 1차원적인 생각입니다. 투자되는 비용에 비해 거둬지는 세수와 지속적인 재정 자립도는 예전 올림픽 유치 도시에서 보듯이 그리 쉽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 스키 활공코스를 건설하다니.

강원도는 IOC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 스키 활공코스를 만들겠다고 신청했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법률상 개발할 수 없는 지역입니다. 특별법을 통해서라도 스키 활공코스를 건설하겠다는 생각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고, 법과 원칙을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스키 활공코스는 인공으로 만들 수 있겠지만, 그 일대에 자생하는 희귀종은 다른 곳으로 이식해도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동계올림픽을 위해 인간의 힘으로 만들 수 없는 자연의 산물을 파괴하겠다는 뜻이 됩니다.

원칙을 무시하고, 법을 개정하면서까지 평창동계올림픽을 강행하려는 모습은, 인간이 자연보다는 돈이라는 경제 원리에 종속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나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분명히 밝힙니다. 2018 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한 모든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친히 남아공 더반까지 날아가서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직접 프레젠테이션에도 참가했습니다. 그리고 아주 멋진 연설을 했습니다. 바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는 대목입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했던 반값등록금의 약속을 지키라고 아우성입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직접 입으로 한 말이 아니라는 식으로 넘어가 버리고 있습니다.

[韓國/정치] - 사기당한 국민,반값 등록금 공약은 돈이 아닌 마음만.

남아공 더반에는 세계 각국의 IOC 위원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향해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한 모든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왜 지난 대선에서 국민을 향해 외쳤던 약속은 지킬 생각을 하지 않고 있을까요?

대한민국 국민이 IOC 위원보다 못한 존재인가요? 아니면 대통령이 되었으니 이제 그 약속을 지킬 필요성이 없었을까요? 국민보다 IOC 위원이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통해 그의 재임 중 성과로 포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전에도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업적을 너무 과시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韓國/정치] - 석 선장 방송보도가 지겹고 불쾌한 이유.

올림픽에 왜 정치를 끌어들이느냐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정치와 올림픽은 떼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돈의 논리에 정치가 함께 어울려진 수단으로 올림픽이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아는 진실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과를 자신의 업적처럼 그리고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면, 저또한 그의 노고에 박수를 쳐줄 용의는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마 이 포스팅이 발행되는 시점부터, 이명박 대통령이 남아공 더반까지 갔던 행동이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뉴스와 언론기사가 나올 것입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가 확정되었습니다. 그래서 기뻐하는 국민도 많고, 온 나라가 떠들썩합니다. 저도 평창동계올림픽이 산적해 있는 문제들을 잘 해결하고 올림픽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면서 흑자를 기록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저는 마냥 기뻐할 수 없는 고민과 생각을 합니다. 생각의 다름과 시선의 차이일 수 있습니다.
제 생각을 이해할 수 없는 분들도 있겠지만, 남과의 다름을 인정해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역시 오늘은 아침부터 평창동계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뉴스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평창 유치는 과거 정부에서 실패를 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해 온 결과 오늘 같은 국가적 경사가 있었다"-홍준표
李대통령, 10차례 시도후 통화된 IOC위원에.
李대통령 “목이 고장 났지만.잠 좀 실컷
'국가원수 효과' 이번엔 李대통령 이 대통령,
IOC위원에 '맞춤형' 외교
“불철주야 고생하시는 대통령님께 감사”

마지막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외칩니다.

"제발 외국에 나가서 약속 운운하지 말고,국민과의 약속이나 잘 지키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국민이 힘들게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디밀고 날로 드시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