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2014. 11. 5. 08:00

 

 

지난 9월 인터넷과 SNS에서는 10월 1일부터 교통범칙금이 두 배 인상된다는 얘기가 나돌았습니다. 경찰청은 사실이 아니라며 이는 '유언비어'라고 반박했습니다.

 

경찰청의 주장처럼 일부 범칙금이 10월부터 인상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SNS에서 떠돌았던 범칙금 유언비어 인상이 무조건 헛소리는 아닙니다. 범칙금 인상의 배경이 박근혜 정부의 세수 부족을 메꾸기 위해서라는 전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과연 박근혜 정부가 부족한 세금을 메꾸기 위해 교통범칙금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그 실체를 파악해봤습니다.

 

' 교통 범칙금 및 과태료 인상, 이미 추진 중이었다'

 

경찰은 교통 범칙금 인상을 논의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다릅니다.

 

 

경찰청은 이미 2013년 12월에 3천만 원의 예산을 들인 '교통과태료 합리적 개선방안'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말 그대로 교통 과태료 체계를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입니다.

 

국토부는 2014년 9월에 주차단속 및 과태료 가중부과 대상을 확대하는 '주차난 완화 및 주차문화 발전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경찰청과 국토부의 교통 범칙금과 주차 과태료 관련 내용은 결국, 범칙금과 과태료의 규모를 늘리겠다는 의도입니다.

 

 

경찰청이 발주한 연구용역을 보면 현행 한국의 교통 과태료 수준이 낮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식의 내용입니다. 새정치연합 박남춘 의원은 교통 과태료 연구 용역이 '적정 과태료 도출을 지시, 사실상 과태료 인상을 전제로 한 과제지시'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각주:1]

 

실제 연구 보고서를 보면 '벌점을 회피하기 위해 과태료를 선택하는 도덕적 해이를 해소하기 위해 과태료는 범칙금보다 최소 5만 원 내지 7만 원 이상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각주:2]

 

현재의 교통범칙금이나 과태료 (무인단속기) 수준이 낮아 교통법규 위반이 늘어나니 과태료를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이 보고서의 주된 내용입니다.

 

'교통법규 위반, 진짜 문제일까?'

 

보고서의 이런 내용이 뒷받침되기 위해서는 한국의 교통질서가 엉망이라는 증거가 있어야합니다. 문제는 현재 경찰청이 발표하는 교통법규 준수율의 조사가 뒤죽박죽이라는 점입니다.

 

 

경찰청의 주장처럼 과연 운전자들이 교통법규를 안 지키느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실제 교통법규 준수율을 보면 안전띠는 2010년 87.1%에서 2013년 88.5%로 늘었습니다. 정지선은 2010년 79.5%에서 2014년 82.9%로 매년 증가추세입니다.

 

경찰이 발표한 2012년 자료를 보면 안전띠와 정지선 준수율이 2011년보다 떨어졌는데, 이는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승용차 운전자의 비중을 낮추고 교통법규 준수율이 낮은 승합차 운전자의 비중을 12.5%에서 23.0%로 급격히 높였기 때문입니다.

 

차종 운전자의 비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교통법규 준수율이 바뀝니다. 경찰청이 과태료와 범칙금 인상의 근거로 내세우는 교통법규 위반의 전제부터가 엉망이며, 이는 의도된 수치 조작이 아닌가[각주:3] 의심되기도 합니다.

 

'2012년 보다 무려 3배나 높아진 교통범칙금 부과건수와 금액'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갑자기 교통범칙금을 부과하는 건수와 금액이 급증했습니다.

 

 

연도별로 경찰이 현장에서 교통범칙금을 부과한 건수를 보면 2014년은 2013년에 비해 무려 53만 건이나 증가했습니다. 2012년의 53만 9천 건과 비교하면 무려 110만 건이나 증가했습니다.

 

경찰이 발표한 2012년의 안전띠와 정지선 준수율은 다른 해보다 더 떨어졌는데도 현장단속은 오히려 줄었습니다. 이는 선거가 있는 해라서 교통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봐야 합니다.

 

교통단속은 진짜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 해야 하지만 정권의 정책에 따라 수시로 바꾸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선거가 끝나자 박근혜 정부는 현장단속을 통한 교통범칙금 부과금액은 2011년 수준으로 돌아갔습니다. 예년 수준과 비슷했던 교통범칙금 부과금액은 갑자기 2014년 들어서 46%나 증가했습니다.  

 

경찰은 2014년 교통범칙금 부과건수와 금액이 늘어난 이유가 2012년에 교통사고 사망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2013년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2년에 비해 오히려 300명이 감소했습니다.

 

교통법규 준수율이 낮고 교통사고 사망이 늘어 안전을 위해 교통범칙금 현장단속을 늘렸다는 주장이 거짓이었음이 드러난 셈입니다.

 

'2015년에는 2014년보다 더 교통단속이 심해질 것이다.'

 

경찰이 교통단속과 범칙금 부과를 늘리는 이유는 부족한 세수때문입니다. 적자 예산을 메꾸기 위해서 교통범칙금은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교통범칙금은 교육세 등 특별한 목적 이외 사용이 금지된 특별회계가 아닌 일반회계입니다. 범칙금으로 들어온 수입은 지출에 대해서 자유롭습니다. 범칙금으로 들어온 수입을 가지고 건설이나 기업 지원 예산 등에 편성해도 문제가 없다는 뜻입니다.

 

중요한 점은 교통범칙금 부과는 많지만, 수입은 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내년도 교통 범칙금.과태료 수입 예산을 8,134억으로 잡았습니다. 여기서 실제 징수될 수 있는 항목은 현장 단속 범칙금과 과태료뿐입니다. 왜냐하면 악성 교통범칙금과 과태료를 차지하고 있는 대부분의 장기 체납액은 대포차와 같은 받을 수 없는 과태료이기 때문입니다.

 

일반회계로 징수될 수 있는 세금을 늘리기 위해서는 일반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현장단속 교통범칙금 증가 이외에는 수입 예산 8,134억을 충당할 길이 없습니다.

 

 

아이엠피터가 2014년보다 2015년 교통범칙금 부과 현장 단속이 늘어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각주:4]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은 "세수가 부족하고 세계경제도 어렵고 해서 요즘은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까, 국고를 불릴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세수부족 발언이 나온 이후 교통범칙금 부과 금액을 보면 이전 월평균 7억 2천만 원에서 월평균 21억 2천만 원으로 무려 3배나 급증했습니다.[각주:5]

 

2013년 교통법규위반 범칙금 부과 건수는 264만 건으로 2012년 143만 건보다 무려 84.4%가 증가했습니다. 부족한 세수 때문에 각종 예산이 삭감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쉽고 빠르게 징수될 수 있는 교통범칙금은 내년에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범칙금을 부과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 아닌 정부의 부족한 재원을 메꾸기 위한 교통 딱지 남발은 법의 공정성 훼손 및 법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일입니다.

 

초등학생처럼 딱지 바꿔 구슬 사는 것도 아니고, 이런 수준의 정책을 자꾸 강행하는 그녀가 도대체 몇 살인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1. 박남춘 의원실 세수부족 박근혜 정부, 교통과태료 인상 추진? http://goo.gl/6ETf14 [본문으로]
  2. 경찰청 연구용역보고서 '교통법규 준수율 제고를 위한 교통과태료 합리적 개선방안 [본문으로]
  3. 2014년 국정감사 박남춘 의원 '경찰청, 교통단속 강화 명분 위해 교통법규 준수율 '마사지' 의혹' [본문으로]
  4. 뉴스K '세수를 늘리기 위해 교통딱지를 남발, 특진 등을 활용해 경찰관들에게 실적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 http://goo.gl/1qvK33 [본문으로]
  5. 강창일 "박 대통령 세수부족 발언후 범칙금 늘어' 연합뉴스 2014년 10월 19일/2012년 1월부터는 월평균 7억2천943만7천원, 세수부족 언급(2014년 4월 ~8월) 월평균 21억3천604만원. [본문으로]
Posted by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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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올 해 2장의 주차위반딱지를 받았습니다 둘 다 동네 2차로 골목에서네요 20년 운전경력에 총 두장입니다 거참 심하게 하네요

    2014.11.05 08:47 [ ADDR : EDIT/ DEL : REPLY ]
  2. 선진국과 비교하면 부끄러운 운전문화를 갖고 있는게 한국인데 ㅋㅋ 피터가 주무르니 한국인은 교통질서를 매우 잘지키는 사람들로 순식간에 변모하는구나 ㅋㅋ 피터님 선전전 솜씨는 정말 일품입니다. 인정합니다. 근데 세수빵꾸가 10조가 예상된다는데 고작 과태료 천억 더 걷어서 누구 코에 붙입니까? 십시일반도 아니고 ㅋㅋ

    2014.11.05 08:54 [ ADDR : EDIT/ DEL : REPLY ]
    • 박근혜 세수펑크 대책 비난하려면 수십조 절감방안인 공무원 연금제도 개편을 비난해야지 고작 천억메꾸는 교통벌과금 가지고 비난하는건 좀 웃기는 이야기 아닌가요? 박근혜는 큰 산을 헤집겠다는데 작은 나무하나 건드린다고 성내는격! 왜 큰산 뒤집는건 암말안하시나요 피터님?

      2014.11.05 09:21 [ ADDR : EDIT/ DEL ]
  3. 답답아주메...

    무단 주차만 단속해도

    1조는 벌 수 있어요 ㅠㅠ

    2014.11.05 11:52 [ ADDR : EDIT/ DEL : REPLY ]
  4. drebin

    정부의 방법은 잘못되었지만 방향은 맞습니다. 미국은 주차요금 안내고 도로변에 차 대면 벌금이 500달러씩 한다는군요. 우리나라 보세요. 차 아무데나 막 주차하고, 범칙금 부과하면 '서민은 차도 타지 말라는거냐'고 적반하장이지요. 도쿄 가보니 신주쿠나 이런 도심은 갓길 30분 주차에 500엔(5천원)입니다. 서울시에서 그거 한다고 하면 '서민죽이네. 서민은 봉이냐'고 난리칠게 뻔합니다. 미국처럼 음주운전 범칙금 높이면 뭐라고 할까요?
    "서민은 소주도 못먹고, 음주운전도 못하냐?" 라고 서민 운운하겠죠. 오히려 우리나라는 신호위반 벌금 높이ㅗ, 도심 불법주차 벌금 수십만원으로 인상하고, 과속에 대한 과태료도 지금의 세배 이상 높여야 하는데 "서민"운운하느라 아무것도 못하죠. 피터 님 말이 잘못된 건 아니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는 더더욱 안된다고 봐요

    2014.11.05 13:24 [ ADDR : EDIT/ DEL : REPLY ]
    • 미국이야 워낙에 땅 넓고 잘 사는 나라(개인이 아닌)지만, 그리고 지도층이 비교적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보이지만, 한국은 좁은 땅에 심각한 주차난에(주차장 없으면 장사도 힘든 세상입니다.), 지도층은 각종 무능에 비리에..

      2014.11.06 07:23 [ ADDR : EDIT/ DEL ]
    • 미국이야 워낙에 땅 넓고 잘 사는 나라(개인이 아닌)지만, 그리고 지도층이 비교적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보이지만, 한국은 좁은 땅에 심각한 주차난에(주차장 없으면 장사도 힘든 세상입니다.), 지도층은 각종 무능에 비리에..

      2014.11.06 07:23 [ ADDR : EDIT/ DEL ]
  5. 삐진머리

    1. 2013년 교통과태료 합리적 계선 방안의 경우 결론적으로는 교통과태료를 인상하는 것이 되었지만 출발점은 국회와 감사원에서 여러차례 교통과태료가 너무 적어 범칙금대상자들이 과태료로 전환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입니다.

    현재 무인단속기에 의해 단속되면 범칙금으로도 납부할 수 있는데 대부분 과태료로 납부합니다. 벌점때문에 1만원의 비용을 더 내더라도 과태료가 더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겁니다. 그 결과 교통범칙금과 함께 교통질서의 축으로 자리잡은 벌점 부과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국회와 감사원에서 이에 대한 적정요금을 연구해서 제출하라는 요구가 있었고 그 요구에 따라 연구를 실시한 것입니다.

    연구 내용을 잘 살펴 보시면 이 부분에 중점을 둔 연구라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2. 교통사고 사망자 수에 대한 것입니다. 2013년에는 전년대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줄어 들었지만, 2012년에는 2011년의 5229명보다 163명이 증가했습니다.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던 사망자 숫자가 처음으로 증가한 것이구요.. 이에 대한 다양한 원인중의 하나로 교통경찰의 단속이 현저하게 감소하였다는 것이 제기되었고, 새정부의 기본질서 지키기 강조정책과 맞물려 교통단속을 강화한 것입니다. 이런 정책기조는 현재도 이어지고 있어 교통범칙자 단속 숫자는 증가할 것으로 생각하나 우리나라의 교통단속은 무인단속카메라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교통범칙자 단속은 그동안 무인단속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분야의 교통질서를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피터님께서 티끌모아 태산이라면서 14억이나 ㄱ범칙금이 증가한 것은 세수 확대 목적이라고 하신다면 모르겠지만 14억을 더 걷기 위해 경찰이 욕먹을 짓을 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세수 확대 목적이라면 무인단속카메라에서 가중치를 적용해 단속하지 않는 속도 폭을 줄이면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무인 단속 카메라에서는 약 10km 이내인 경우는 단속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음)

    2014.11.05 15:48 [ ADDR : EDIT/ DEL : REPLY ]
  6. 공감합니다. 단순 세수증가만을 위해 통계까지 조작해가며 범칙금 수익을 저렇게까지 늘렸다면 문제가 있는 겁니다.
    물론 다른 분들 말씀처럼 우리나라 교통질서가 엉망이고, 범칙금의 액수가 적은 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교통질서 바로잡으려는 목적으로 세수를 늘리는거면 관련 정책도 병행이 되어야죠. 얘를 들어 공공주차장을 더 짓는다던지, 주차공간이 있어야 차를 살 수 있게 해 불법주차를 줄인다든지, 아니면 면허취득 조건을 강화한다든지 말입니다. 이런 정책병행 없이 세금만을 늘린다? 이건 정부예산펑크를 때우기 위한 땜질에 불과합니다.

    2014.11.07 12: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drebin

      만일 그러한 정책을 병행한다면 과연 여론이 뭐라 할까요? 서민드립 치면서 서민은 주차장없으면 차도 사지 말라는 거냐? 서민은 소형차만 타라는 거냐 온갖 난리로 도배가 될겁니다. 합리적인 법 적용으로 말을 들어먹는 미국이나 유럽, 일본같은 선진국민이 아니라 법질서를 말하면 '서민은 죽으라는거냐? 서민은 술도 못먹냐'고 떠드는 미개한 국민에게는 강력한 경찰력이 우선하는 법이지요

      2014.11.07 15:21 [ ADDR : EDIT/ DEL ]
    • //drebin 우리나라 사람들의 법준수의식이 선진국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에는 동의하나, 미개한 민족이라니요... 말이 너무 심하시네요.

      2014.11.07 17:00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