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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박지원 '당권-대권 분리'주장, 결국 문재인 저격용?

 

 

새정치연합이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 당권-대권 분리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새정치연합 박지원 비대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대중정당이기 때문에 집권이 최종목표다. 2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실패했기에 다음에는 반드시 집권을 해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대권 후보는 일반적인 당무보다는 대권준비를 착실히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대권-당권 분리론이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각주:1]

 

박지원 비대위원의 당권-대권 분리 주장은 사실상 문재인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각주:2]문재인 의원은 지난 대선후보이자 전당대회 출마 예상 후보 중 가장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박지원 비대위원의 발언은 문재인 의원에게 '대권에 나올 것이면 당권은 포기하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 당권 분리 주장의 핵심은 공천권'

 

박지원 비대위원은 대권후보가 당권을 맡게 되면 진흙탕 싸움을 하고 비난을 받기 때문에 당권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속내는 '공천권' 때문입니다.

 

당내 계파 갈등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공천때문입니다. 그동안 한국 정당에서는 공천권이 정당을 유지하는 힘이자 전부였습니다. 만약 대권후보가 당권을 장악하게 되면 공천권을 갖게 되고, 그러면 다른 계파에서는 강력한 공천권 앞에서 와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박지원 비대위원의 걱정도 무리는 아닙니다. 지난 2007년 박근혜 대통령은 이명박과의 싸움에서 패했고 2008년 친박계는 친이계에 의해 공천 학살을 당합니다. 결국, 친박계 서청원은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 인사를 대거 끌고 탈당, '친박연대'를 창당합니다.

 

당권과 대권을 장악하면 이처럼 공천 학살이 나올 수 있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박지원 비대위원은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자고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룰을 바꾸면 전당대회가 완벽할까?'

 

새정치연합은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는 경선 룰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행 분리 경선룰을 바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합쳐서 선출하자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력한 지지세력을 가진 문재인 지지층에서는 1인 1표로 당 대표를 선출하는 방식이 유리하지만, 소수의 여타 계파에서는 1인 2표 방식의 통합 경선이 유리합니다.

 

 

아이엠피터는 이런 룰을 바꾸는 일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왜냐하면, 지난 대선 경선에서 민주당이 보여준 정치적 수준은 너무 낮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8대 대선 경선에서 민주당은 처음 시작하는 제주부터 약간씩 잡음이 나더니 두 번째 울산 경선은 파행됐습니다. 핵심은 모바일 투표의 문제점 때문이었지만, 속내는 결국 결선투표와 같은 새로운 룰을 요구하는 등의 경선에서 이기려는 과도한 승리욕 때문이었습니다.[각주:3]

 

잘못된 룰은 바꿔야 합니다. 그러나 이전에 경선에 참여하는 후보자 개개인의 유불리에 따라 룰을 자꾸 바꾸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정확하고 세밀하게 룰을 제정하고 그 룰을 따라야지, 선거 때마다 룰을 바꾸면 계속해서 혼란만 가중됩니다.

 

새정치연합은 당장 후보와 계파의 요구로 룰을 바꾸기보다는 새정치연합이라는 정당이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의 장기적인 룰을 확정하는 등의 계획으로 전당대회를 치러야 합니다.

 

'핵심은 정당의 시스템을 바꿔야'

 

아이엠피터는 대한민국 정당의 공천시스템부터 먼저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공천권이 정당의 권력을 쥔 사람들에게 있으니 매번 잡음과 불협화음이 나고, 이것이 정당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이런 문제점을 알고 이미 지난 전당대회에서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약속이 나왔었습니다. 당시 김무성 의원은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새누리당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 드리겠다. 당 대표가 되면 그 누구도 상향식 공천규정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하고, 당권의 '권'자를 없애겠다"강조했습니다.[각주:4]

 

'완전국민참여경선'이나 '오픈 프라이머리' 등을 오히려 새정치연합이 아닌 새누리당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모습을 보면, 새정치연합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공천권'을 어떻게 할지부터 결정해야 옳습니다.

 

공천권이 국민에게 돌아가면 사실 계파 갈등이 지금보다는 훨씬 줄어들 수 있습니다. 계파도 무엇인가 나눠 먹을 것이 있어야 모이는데, 공천권이라는 권력이 사라진다면 계파가 지금처럼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박지원 비대위원이나 이석현 부의장[각주:5]이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고 문재인 의원 등의 계파 수장들의 전대 불출마를 요구하는 의미는 대권을 위해서 당권을 포기하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대선을 생각할 때가 아닙니다. 문재인 의원의 말처럼[각주:6] 지금은 당을 어떻게 살릴 건지가 중요합니다. 국민은 새정치연합에 떡을 줄 생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새정치연합은 떡을 어떻게 먹을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참 기가 막힙니다.

 

문재인 의원이 대선 후보였고,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기에 당권-대권 분리 주장이 나오고 당 대표 출마를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당연히그런 발언으로 문재인 의원을 견제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아닙니다. 우선 당을 어떻게 살릴지, 대선을 치를 수 있는 국민의 지지를 어떻게 회복시킬지가 먼저입니다.

 

2015년 새정치연합의 전당대회는 당권을 쥐느냐 마느냐의 싸움이 아니라 새정치연합이 파산하느냐 살아남느냐의 시기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아직도 자신들의 통장에 돈이 있다고 착각하고 있기에 당신들의 계좌에는 잔고가 마이너스라고 알려주고 싶습니다.

 

 

  1. 동아일보 2014년 11월 10일 '박지원 당대표 욕먹는 자리,당권대권 분리해 보호해야'http://goo.gl/pns3D0 [본문으로]
  2. 동아일보 2014년 11월 11일 '박지원 당권-대권 분리 문재인에 견제구' [본문으로]
  3. 아이엠피터 2012년 8월 27일 '허탈했던 민주당 울산 경선 취재 뒷 얘기'http://goo.gl/gqqn2E [본문으로]
  4. 노컷뉴스 2014년 6월 13일 '김무성, 새누리당 공천권 국민에게 환원' http://goo.gl/VPzbYz [본문으로]
  5. 경향신문 11월 6일 '이석현,문재인 정세균 겨냥 전대 출마 안했으면' http://goo.gl/yh6pOu [본문으로]
  6. 중앙일보 11월 7일 '문재인 친노해체 공개선언하겠다' http://goo.gl/obqw1j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