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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독재자들이 선택한 '싱글세' 조선시대는 달랐다

 

 

때아닌 싱글세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11월 12일자 매일경제 신문 12면에 '싱글세라도 매겨야 하나'라는 기사에서 시작된 싱글세 논란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고, SNS에서는 온종일 싱글세 비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싱글세와 같은 패널티 규제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싱글세와 같은 이야기가 저출산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나온 바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무책임한 정책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 독재자들이 선호했던 독신세(싱글세)'

 

사실 싱글세와 같은 독신세는 유독 독재자들이 좋아했던 정책이었습니다. 이탈리아 독재자 무솔리니는 25세에서 30세 이하의 처녀 총각에게 1년에 3파운드의 '독신세'를 부과했습니다. 30세가 넘도록 결혼을 하지 않는 처녀,총각은 1년에 2파운드의 세금을 납부하도록 했습니다.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크는 임신을 하지 않는 여성에게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1966년 루마니아에서는 피임을 불법화했고, 법에 따라 아이를 낳지 않거나, 낳지 못하는 여성은 임금의 10%까지 독신세를 내야 했습니다. 혹시나 있을 낙태를 막기 위해서 45세 이하의 여성들은 정기적으로 산부인과에 가서 강제로 검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각주:1]

 

히틀러는 1933년 정권을 잡자마자 독신세를 신설하여 결혼을 장려했는데, 이는 우수한 유전인자를 확보하는 등의 인구증가를 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박근혜 정권에서 '싱글세' 논란이 불거진 모습을 보면 이상하게 유독 독재자들이 독신세나 싱글세등을 통해 강압과 통제와 규제 등으로 인구 정책을 조종하려고 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 결혼과 출산하기에는 너무 암담한 현실'

 

원래 독신세는 로마시절부터 있었습니다. 당시 로마에서는 결혼 적령기를 넘긴 노총각들에게 독신세를 부과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결혼을 권장하고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독신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2005년 LG경제 연구소의 보고서에서 시작됐습니다.[각주:2]

 

 

LG경제연구소가 펴낸 '저출산시대의 경제 트렌드와 극복방안'을 보면 '부모와 동거하여 경제적 혜택을 얻고 유흥을 즐기는 기생 독신자가 450만 명이 넘어 독신세 신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저 수치에 따르면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가 유흥을 즐기기 위해서라는데, 과연 그만한 사람들이 놀면서 결혼을 하지 않는지는 의문입니다.

 

보고서에는 '고대 로마처럼 독신세를 신설하면 일정한 효과를 거둔 바 있으며, 저소득 봉급자나 임시직 등에게도 소액의 독신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가뜩이나 돈이 없어 결혼하지 못하는 것도 서러운데, 독신세까지 내야 한다니 정말 억울한 일입니다.

 

 

결혼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 없어서입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체감 실업률은 10.1%로 공식 실업률 3.2%의 3배가 넘습니다.

 

취직은 하고 싶지만, 일자리가 없어 구직을 단념한 구직단념자는 42만9천명으로 작년 11월에 비해 26만 8천명이 늘어났습니다.

 

직장도 없는 처녀,총각들이 결혼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경제가 어려원 '경제 골든타임'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저출산을 막기 위해 '싱글세'라는 얘기가 나온 자체가 너무 웃긴 일입니다.

 

일괄적으로 독신자에게 독신세를 거두는 것은 모든 실업자에게 게을러서 일을 한 하는 것이라고 책임을 묻는 일과 비슷합니다. [각주:3]독신세를 통해 난임부부 체외수정비 지원 등 저출산대책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겠다는[각주:4] 자체가 정부가 할 일을 서민에게 부과하겠다는 의미와 똑같습니다.

 

'조선시대, 혼수를 지원하며 혼인을 장려하다'

 

박근혜 정부가 저출산 대책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독신세 등을 통해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하는 데 비해, 조선시대는 훨씬 합리적이었습니다.

 

 

조선시대 홀아비와 노처녀는 나라가 구제해야 할 대상 중의 하나였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정종은 ‘혼인은 때가 중요하다며 가난 때문에 혼기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적당히 헤아려 비용을 도와주게 하라’고 했습니다.

 

성종때는 처녀 나이 25세가 넘었는데도 가난 때문에 결혼하지 못하는 경우, 쌀,콩 10석을 혼수로 지원하는 방안을 예조에서 제출, 임금이 윤허하기도 했습니다. [각주:5]

 

중종 시절에도 옷과 재물을 내려 가난한 선비 집안의 자녀가 혼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처럼 인구가 중요한 재산이 되었던 조선시대에도 과도한 규제와 세금 정책을 펼치기보다 결혼장려금과 같은 혼수 지원 정책을 펼쳤습니다.

 

 

가뭄이 들면 '내가 부덕한 탓이다'라고 하며 혹시나 결혼 못 한 노처녀 때문인가해서 혼수를 마련하도록 지시했던 일이 있었던 조선시대[각주:6]와 비교하면 '싱글세'는 독재적인 발상입니다.

 

무상보육을 중앙정부가 책임지겠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 지자체에 떠넘기는 박근혜 정부를 누가 믿고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겠습니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금이 아니라 자신의 입으로 떠들었던 경제를 통한 취업률 증가와 결혼장려금과 같은 혜택입니다.

 

보편적 복지가 아닌 선택적 복지를 하겠다고 했으니, 독신세보다 저소득층과 차상위계층에게 먼저 '결혼장려금'을 제공하는 법안을 국회의원들이 입법하도록 해야겠습니다.

 

세금을 낼 의무가 있다면 복지의 혜택을 받을 권리도 있다는 사실을 권력자들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1. 중앙선데이 2014년 9월 21일 '별난세금들'http://goo.gl/CfpDmk [본문으로]
  2. 저출산시대의 경제 트렌드와 극복방안,. LG 경제연구소 2005년 5월 http://goo.gl/SdhqnH [본문으로]
  3. IT문화원블로그 '2세 생산의 사회적 책임과 독신자의 선택,의무' http://goo.gl/icv7l5 [본문으로]
  4. 보건복지부 11월 12일 보도해명자료 [본문으로]
  5. htt세계일보 '결혼장려 확실히 하자'2010년 6월 2일 p://goo.gl/o3Qav6 [본문으로]
  6. 태종 16년. 출저 조선왕조실록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