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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블로그후원

'아이엠피터'6월 블로그 후원 이야기



2012년 6월은 전국이 가뭄과 뜨거운 더위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제주도는 비도 자주 오고, 중산간에 사는 저희 집은 밤에는 보일러를 틀 정도로 쌀쌀한 날씨였습니다.

6월은 블로그에 글을 쓰는 시간 외에 아빠와는 다르게 외향적인 아이들 덕분에 밖으로 많이 돌아다녔던 한 달이었습니다. 제주도로 귀촌을 결심하면서 제주도 구석구석을 많이 다닐 것으로 생각했지만, 의외로 제주에 산다고 제주 여행을 많이 하지는 못했습니다.

매일매일 한편의 글을 쓰는 것이 보기보다 쉽지 않고, SNS와 기타 소소하게 의뢰 들어오는 원고를 쓰다 보니 오히려 시간을 내서 어디를 간다는 것이 말처럼 간단하지가 않았습니다. 그래도 유일하게 아이들과 즐기는 시간이 있는데 바로 집에서 15분만 가면 해변에서 수영을(?) 하는 시간입니다.

 


장모님이 큰 아이 사주라고 주셨던 돈을 과감히 아이들과의 협상(?)을 통해 물놀이용품 구입에 사용했습니다. 그래 봤자 구명조끼와 유아용 튜브이지만, 이것만으로 아이들은 햇볕만 나면 무조건 바닷가를 가자고 난리를 칩니다.

전국에서 저희 집이 제일 먼저 바닷가로 해수욕을 즐긴 가족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5월 말부터 6월은 매주 한번에서 두 번은 구명조끼와 튜브를 챙겨서 제주 구좌읍 월정리 바닷가를 갑니다.


수영보다 고기 잡기에 심취한 큰 아이는 매번 자신이 고기를 잡을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치면서, 물 속에서나올 줄을 모르고 삽니다.


연신 바닷물을 먹으면서 캑캑 거리면서도 딸아이는 파도와 모래사장을 너무 사랑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19개월에 접어들면서 '에스더'는 오빠 '요셉'이가 하는 것이 마냥 신기하고, 자기도 똑같이 하려고 생떼도 부리고, 애교도 부리면서 이렇게 남매는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습니다.

변변한 놀이동산조차 없고 동물원도 없는 제주도지만, 여름만큼은 물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환상의 땅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요새는 물놀이에 여념이 없습니다.

 


병원이 멀어서 늘 가족이 아픈 것이 걱정이었는데, 덜컥 아내가 몸살감기로 며칠 누워있었습니다. 에스더도 함께 아팠느냐구요? 아닙니다. 자기 엄마가 물수건을 머리에 올려 놓으니, 자기도 똑같이 해달라고 해서 물티슈 한 장 올려놓고 찍은 사진입니다.

부부가 온종일 같이 붙어 있으니 아내가 아파도 괜찮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아내가 아프니 말썽꾸러기 두 아이 돌보기는 정말 어렵더군요. 글은 써야지, 에스더는 놀아달라고 떼를 쓰고, 큰 아이는 자기 공부 봐달라고 소리치고, 아무튼 아내가 아픈 동안은 정말 '지옥'처럼 느껴졌습니다.

혼자서 오랜 자취 생활을 했기에 뭐든지 잘할 수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 돌보기만큼은 '엄마' 이외에는 무척이나 힘든 일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단행본 책을 썼습니다. 물론 제가 전부 쓴 것은 아니고 24명의 지식인이 모여 '곽노현 버리기'라는 책을 냈습니다. 블로그 글을 신문 기사나 잡지에서 편집해서 올린 적은 있지만, 단행본 안에 제 글이 들어가는 것이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아직도 부족한 제 필력을 알고 있고, 블로그와 다르게 텍스트만으로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쉽게 전달하지 않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대한민국 교육이 무엇이 문제인지 알려주고 싶었고,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교육'만큼은 하루빨리 개혁되길 간절히 원하는 마음 때문에 썼습니다.

제가 썼던 부분의 요약본은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제가 쓴 분량 대부분을 올렸는데, 모든 정보는 자유롭게 공유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제 생각 때문입니다.)

[시사] - '곽노현 버리기' 왜 나는 이 책을 썼는가?

조그만 분량이지만 글을 썼다고 저에게 책을 몇 권 보내준다고 합니다. 혹시 후원자분들 중에서 필요하신 분이 있으면 방명록에 주소와 전번을 남겨주시면 꼭 보내드리겠습니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2012년 6월도 변함없이 저를 후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편안하게 글을 썼습니다. 잊지 않고 매달 후원해주시는 분들이나 앞으로 후원해주시겠다는 분들이나, 마음만 있다고 하시는 분들이나, 저에게 이런 모든 분들의 정성은 마음 깊숙이 파고들고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감정은 마치 짝사랑을 받는 것처럼 가슴 두근거리며, 부담감도 작용합니다. 그러나 그 부담감이 제가 글 한 편을 쓸 때마다 다시 저의 부족함을 느끼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 트위터로 RT해주시는 분들, 금액을 떠나 언제나 후원해주시는 분들 한 분 한 분을 '아이엠피터'가 늘 기억하고 있으며, 항상 감사함을 입에서 떠나지 않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요새 블로그와 트위터에서 끈질기게 싸우자고 덤비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실 인터넷에서 논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수년간의 블로그 활동을 통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는 마음과 인간으로 지녀야할 품성이 부족하다면, 건설적인 토론(?)이 불가능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의 글을 비판하기보다 제가 쓰는 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만 전념하는 편이지만, 댓글이나 메시지를 통해 계속 딴지거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 골치가 아프기도 한 6월이었습니다.

마음은 왜 나 같은 일개 블로거에게 와서 딴지를 걸지? 오히려 유명한 진보계 인사들에게 가서 글을 비판하지?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저와 같은 블로거가 딱 먹기 좋은 먹잇감이기에 그토록 달려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조금 더 열심히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글을 쓰면 그런 사람들은 사라지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해봅니다. (근데 이외수 작가와 같은 사람에게도 늘 악플러가 존재하는 모습을 보면 ㅠㅠ)


소모성 논쟁보다 그저 제가 해야 할 일을 열심히 묵묵히 하다 보면, 이런저런 하이에나들도 사라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뽀샵처리를 했는데도 '에스더'의 얼굴은 시커멓습니다. 여자아이라면 피부가 하얗고 얌전해야 하는데, 인형보다 장난감 권총을 들고 '빵야'를 외치는 저 아이가 여자라는 사실에 가끔은 좌절감(?)을 느낍니다.

세상에는 저마다 가지고 있는 개성과 장점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도 각자의 개성에 따라 앞으로 자라나고 그 능력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제가 가진 장단점을 항상 되새겨봅니다. 부족함을 깨닫고 그 부족함을 채우려는 노력을 7월에는 더욱 하려고 합니다. 그 부족함이 얼마나 채워질지 모르지만, 제 글을 읽고 마음으로 격려해주시고 후원해주시는 분들의 정성과 어우러져 7월에도 더 좋은 글이 나오는 바탕이 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