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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새누리당은 왜 '성누리당' 의혹을 벗지 못할까?


새누리당은 한나라당 시절부터 성희롱 발언,성폭력,성범죄 등의 의혹과 사건을 자주 일으켰습니다. 그래서 속칭 '성나라당'이라는 비난도 받아 왔었습니다. 그런 탓에 새누리당은 당명을 변경하자마자, 4.11 총선의 공천에서 '성희롱 등 파렴치 범죄에 대한 도덕성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겠다'며 공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공천 배제 주장과 다르게, 지금 새누리당 후보 가운데는 성희롱과 성범죄 등에 관한 의혹을 받고 있는 후보가 한둘이 아닙니다. 저는 이런 의혹이 진실이냐 거짓이냐를 떠나, 왜 명확하게 그런 의혹을 풀지 않는가를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새누리당 후보 중에서 성희롱,성범죄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이 누구인지 찾아봤습니다.


3월19일 새누리당 공천 심사가 진행되고 있던 기간에 국회 기자회견장인 정론관에 한 여성이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이 여성은 유재중 새누리당 (부산 수영구) 의원과 불륜 관계를 맺어 가정이 파탄 났다고 주장하는 김모씨였습니다.

김씨가 기자회견을 하려고 하자 국회 측은 마이크 전원까지 끄면서 그녀의 기자회견을 막으려고 했습니다. 그녀는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유 의원 측이) 없는 사실을 지어내지 말아라 이러면서 박형준한테 받은 게 있으면 토해내고 우리들한테 오면 선처해주겠다" 라며, 유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유 의원 본인한테 현금 150만원을 차에서 직접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 결백을 주장하며 삭발하는 유 의원과 기자회견장을 빠져 나오는 김모여성 출처:노컷뉴스


유재중 후보는 기자회견 전이었던 3월14일, 삭발과 단식을 하며 '이는 상대후보 측에 의해 철저히 조작된 시나리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공방 속에서 4월4일 유 후보와 김씨는 경찰에 출석하여 대질심문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구청장실과 모텔에서 성추행을 당했던 사실을 진술했으며, 이날 조사에서 양측 모두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요구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과연 누구의 말이 옳은지는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유재중 후보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런 악재 때문에 선거영향을 받지 않도록 조속히 수사를 빨리 진행해야 할 것이며, 그의 말이 거짓이라면 선거 전에 유권자를 위해 새누리당 차원에서 조처 해야 한다고 봅니다.

(참고로 유재중 후보에 관한 그의 주장을 듣기 위해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찾아봤지만 없었고, 페이스북도 개인 페이지라 친구 이외에는 접근할 수가 없었습니다.)


새누리당 정우택 (충북 청주 상당) 후보는 "Crime to guilty'라는 블로그에서 제기된 여러 가지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에는 정우택 후보가 충북 도지사 재직 시절 성상납과 성매수는 물론 일식집 여사장과 불륜을 가졌고,법인카드도 부정하게 사용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충청도내 여러 신문은 이 블로그의 주장을 근거로 취재를 했고, 이에 대해 몇 가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 K일식집 거내내역서와 그 사실을 밝히고 있는 민주통합당 소속 도 의원들 출처:충청리뷰,아시아뉴스통신


먼저 일식집 여사장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의혹의 근원지인 K일식집에서 정우택 후보는 무려 41번 총 1,643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정 후보가 도지사로 재직하던 시기 충북도청 직원들은 같은 일식집을 128번이나 이용했으며 총 4,294만원을 업무추진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정 후보가 '충북경제포럼' 회원들과  제주도에 가서 골프를 치고 술을 마시면서 '사장님'이나 '오야붕'으로 불린 적도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의혹에 대해 정 후보 측은 사실무근이며, 해당 기사들이 근거 없이 보도된 내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정우택 후보가 페이스북에 밝힌 언론보도 이의 신청 결과와 청우택 후보의 금품수수 의혹을 보도한 '충청리뷰'


정 후보측은 자신의 의혹을 보도했던 '충청리뷰'의 기사에 대한 이의신청 심의 결과에서 충청리뷰가 경고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그러나 충청리뷰측은 아래와 같은 주장과 함께 정 후보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습니다.

"선관위 심의위는 3월25일, 4월2일 반론보도 미흡 등의 이유로 각각 경고결정을 내렸지만 청년경제포럼의 예·결산서를 바탕으로 쓴 3월28일(충북인뉴스 기준)자 기사에 대해서는 ‘당해 언론사의 취재과정에 대한 소명과 제시된 관련자료 등을 종합해 볼 때 허위의 사실을 보도한 것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신청인의 정정보도문 게재요구가 이유 없다’고 판단했으며, 이에 따라 정 후보는 선관위의 이 같은 판단 이후 본보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에 낸 조정신청도 취하했다”

일식집 여사장과의 불륜 의혹이나 성상납,성매수 등의 의혹은 해결되지 않고 있지만, 과도한 업무추진비의 무분별한 사용은 정 후보의 주장과 달리 명확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새누리당 김태기 (서울 성동갑)후보 2006년 11월 새누리당 성동갑 당원위원장 시절 같은 당 여성 위원을 한남동의 한 유흥주점으로 데려가 성폭행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름이 비슷한 새누리당 김태호 (경남 김해을)후보는 노래방에서 두 손으로 여성의 뺨을 만졌다는 의혹이 따라붙어 있습니다.

김태기,김태호 후보는 현재 제기된 성폭행,성희롱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먼저 김태기 후보에 대한 성폭행 파문은 지난 3월16일 한 여성이 자신의 실명과 전화번호까지 밝히며 보낸 이메일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여성은 "지난 2006년 11월경 김태기 교수가 한남동의 한 유흥주점으로 자신을 데려가 성폭행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태기 후보는 "사실무근이며, 관련자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즉각 고소했다"라고 밝혔습니다.


▲ 김태기 후보 페이스북 화면과 김태호 후보 홈페이지 보도자료 화면 갈무리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김태기 후보는 어제 4월 4일에서야 '어쩔 수 없이 고소했습니다.'라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밝혔습니다. 그 전에 고소한 것을 지금 고소했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지금 고소를 했다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김태기 후보의 대처방안이 조금은 매끄럽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나타났습니다.

김태호 후보도 마찬가지입니다. 3월20일에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습니다'라는 보도자료를 올린 후, 진짜 고소를 했는지, 어떻게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성희롱 등 파렴치한 범죄에 대한 의혹이 있는 사람은 공천에 배제하겠다는 새누리당의 주장과 달리, 수많은 후보들이 성희롱 등에 관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았지만, 무작정 그들의 주장을 믿기에는 석연치가 않습니다.

▲ 강용석 의원이 성희롱 발언 파문이 나오자마자 홈페이지에 올린 성희롱을 부인하는 보도자료


그것은 어떤 의혹이 제기될 때 누구 할 것 없이, '절대 그런 일 없었다','사실무근','법적대응하겠다','허위사실이다'라고 방방 뜨면서 너나할 것없이 무죄를 주장했었던 사례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부적절했다','사과한다','미숙했다'는 해명이 나오는 일이 태반이었습니다.

유권자 누구라도 성희롱,성폭행과 같은 파렴치한 범죄자에 투표해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범죄 사실이 있는 사람은 4.11 총선 전에 빨리 밝혀, 나중에라도 자신이 투표한 사람이 범죄자였다는 후회가 들지 않게 해야 마땅합니다.

반대로 전혀 사실무근이라면,네거티브 공세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조속히 진실을 유권자에게 알릴 의무 또한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치계와 언론은 맨날 '의혹타령'만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일개 정치블로거인 저조차 취재하고 나서면 밝힐 수 있는 사안도 있고, 심증은 가지만 괜히 선거법 위반으로 걸릴까 봐 무서워 밝히지 못하고 있는 일도 있습니다. 그런데 기자들과 언론들은 무엇이 두려운지 그저 '의혹'이라는 단어만 주장합니다.

요새 새누리당은 김용민 후보의 성희롱 발언에 대해서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용민 후보의 발언은 정치인의 시각으로 보면 잘못됐습니다.(그래서 새누리당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공연했던 성희롱이 다수 포함된 '연극 환생경제'또한 같은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4.11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새누리당 위원장은 "우리 김태기 후보를 꼭 국회로 보내달라. 여러분을 믿고 가도 되겠습니까?"라며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김태기 후보 지지 연설을 했습니다.

유권자에게 믿음을 주는 일은 '무조건 사실무근'이라는 주장 말고 객관적인 진실을 밝히면 금방 끝납니다. 그저 네거티브 공세라며 본질을 흐리지 말고, 진실을 유권자에게 보여줘야 새누리당은 '성누리당'이라는 의혹을 벗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