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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뼛속까지 서민 MB,'내가 해봐서 아는데' 종결판


이명박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싫어하는 사람이 많아진 세상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531만표차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궁금할 지경입니다. 

지난 18일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공과를 조명하는 토론이 열렸습니다. 토론자로 나온 사람은 '이명박 정부의 입'으로 불리며 '이명박 정부의 공과로 걸고 당당히 승부한다'라는 모토로 4.11총선에 출마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였습니다. 

이 두 사람의 토론을 보면서 서로의 시각차이가 이토록 다를 수 있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그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이동관 전 수석의 '이명박 대통령은 뼛속까지 서민이다'라는 발언이었습니다. 

 
한 청중이 이명박 대통령의 권위주의를 지적하자 이동관 전 수석은 "이렇게 사실과 다르게 알려진 데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려고 이런 자리에 나온 것이다.이명박 대통령은 뼛속까지 서민이다. 밤 늦도록 정책에 관한 토론을 하는 중에 김윤옥 여사에게 라면을 끓여오라고 해서 함께 라면도 먹고 그런다" 라고 이명박 대통령이 서민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듣는 대한민국의 보통 사람이라면, 지금이 무슨 군사독재시절 박정희가 막걸리 마시는 것을 홍보하는 시대도 아닌데, 굳이 대통령이 밤참으로 라면 먹는 것과 서민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구분하기 어려웠습니다.

일반인처럼 라면도 좋아하는 대통령이라면 모르지만, 서민과 라면을 결부시킨 이동관 전 수석의 모습은 그동안 이명박 정부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국민과 소통(?)을 했는지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 자신만의 특유의 화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만나는 사람과 동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어법은 좋지만, 일국의 대통령이 안 해본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데, 경제와 나라 사정은 나빠지고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니 참 희한한 일입니다.

과연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는 연륜과 경험을 가진 사람일까요? 

 
이명박 대통령이 재래시장을 찾았습니다. 대형마트 때문에 장사가 안되어 망하기 일보직전인 슈퍼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뻥튀기를 집어들고 외칩니다.

"야, 이것 좀 사 먹어라 야~~ 뻥튀기"

동네 슈퍼에서 제일 싼 것 중의 하나가 뻥튀기입니다. 만 원짜리 음료수 세트도 아니고 그냥 뻥튀기를 사주라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니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마치 장사 안 되는 집에서 살 것도 없어,겨우 생색내기로 사주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냥 이명박 대통령이 싫은 사람이 하는 모습처럼 보이니, 이번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힘들다고 아우성인 재래시장 상인들의 문제점을 어떻게 듣고 해결해주었는지 보겠습니다.

 

체인점이 동네 골목까지 들어와서 죽겠다는 빵집 사장에게 아이들 방학 때문에 장사가 안 되느냐는 질문을 던지는 대통령,
자신이 진짜 노점상을 해봤으면 알겠지만, 하루에 몇십만 원도 못 파는 영세상인에게 몇 톤짜리 밭떼기 거래상인처럼 산지 직거래를 하라고 하는 대통령
인터넷을 본인도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인터넷 쇼핑몰을 왜 하지 않느냐는 대통령


세상이 좋아졌다는 결론을 내리는 대통령의 말을 들으면, 도대체 좋아진 세상은 형님 이상득인지, 아니면 이명박 대통령 측근인지, 아니면 국민인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런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상인들이 과연 '이 사람을 내가 경제만큼은 책임지겠다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말했던 대통령이 맞는가?'라는 생각이 온통 머리를 뒤흔들었을 것입니다. 

2007년 대선당시에 방송된 이명박 후보 광고 영상


사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후보 당시에 '경제를 살리겠습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저 광고 속 나레이션이 말을 했을 뿐입니다. (이거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를 받았어야 했을 광고가 아닐까요? 허위사실 또는 과장광고로)


이명박 대통령의 내가 해봐서 아는데 시리즈의 종결판은 바로 이것입니다.

"내가 노점삼 할 때는 슈퍼마켓이 없었거든!"
 
그렇습니다. 대통령이 아무리 경험이 많고 했던 일들이 많아도, 그때와 지금은 사회가 변하고 국민이 변하고 세계가 변했습니다. 그런데 자꾸 옛날 생각만 하고 있으면서 그것을 국민에게 강요하고, 그것이 진실인양 외치면 아무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라면을 먹는 사람이 서민이면 대한민국 90%의 사람이 모두 서민입니까? 라면 먹는다고 뼛속까지 서민은 아닙니다. 우리는 서민 대통령을 원한 것이 아니라, 서민을 조금 더 잘 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대통령을 원합니다.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대통령보다 국민 모두 '사람답게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었던 대통령이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