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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네티즌이 추천하는 한나라당 당명을 살펴보니



한나라당이 당명을 개정하기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결정했습니다. 한나라당은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국민공모를 통해서 당명을 추천받은 후 홍보기획본부장을 중심으로 전문가들이 검토한 후에 선정된 당명을 의결하기로 했습니다. 

한나라당은 현재 정당 가운데 최장수 정당명을 보유한 정당입니다. 1997년에 통합민주당과 신한국당이 합당하여 한나라당이 창당된 이후에 한 번도 당명을 개정하지 않고 버텨왔습니다. 이토록 오랜 세월 하나의 당명을 유지한 한나라당이 왜 당명을 개정할까요? 

누구나 인정하듯이 한나라당이라는 당명이 가진 부정적 이미지와 지지율 하락 때문입니다. 재창당을 요구했던 쇄신파 의원들에게 맞섰던 박근혜 위원장이 최후의 선택으로 당명개정을 시행하게 된 것입니다.

새롭게 당명을 바꾸고 공모한다는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저마다 한나라당의 새로운 이름을 추천했는데 어떤 당명이 나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새로운 당명에 대한 추천을 보면 국민이라는 말이 들어간 당명이 제일 많았습니다. 이것은 현재 한나라당이 국민과 소통하지 못하고, 국민과 떨어져 있는 부자정당,재벌정당이라는 의미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우국당'처럼 우리 국민당이라는 이름이나 '국민일당',''국민제일당'이라는 명칭을 추천한 네티즌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은 앞으로는 제발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을 생각하는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숨어 있습니다.

'참보혁공화당'(참보수와 새로운 혁신의 공화정치),'민주공화당'처럼 보수 우익을 내세우는 한나라당이 박근혜 위원장의 아버지 박정희의 정신을 계승하자는 명칭도 나왔는데, 박정희라는 인물을 친일파와 독재자로 기억하는 저의 사상과 다르게 그를 숭배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 씁쓸합니다.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나온 국민을 생각하라는 네티즌들의 뜻을 한나라당이 과연 얼마나 인식하고 반영할지는 모르겠지만, 한나라당의 당명 변경의 원인이 국민을 우선하지 않는 당의 모습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당명과 다르게 한나라당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한나라당의 새로운 당명은 그리 곱지만은 않습니다.

기존 한나라당이 가지고 있는 비리를 지칭하는 '디도스 공격당','비서가했당','차떼기당','성희롱당','병역면제당'과 같은 당명도 있었고, 한나라당을 풍자하는 '당나라당','딴나라당','국민웬수당','두나라당'이라는 명칭도 보입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 연관지어 'BBK당','MB탈당'이라는 당명은 지금 한나라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고 있어도 국민은 결코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을 분리해 생각하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본질을 믿을 수 없거나 그들의 모습이 일회성이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풍자한 '아무말없당','우끼당'이나 이제 한나라당은 끝났다는 의미를 담은 '간당간당','망했당','쪽박당'을 보면 지금 한나라당이 처해 있는 현실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트위터에서는 정의자유당(정자당),미래친구당(미친당),소수를위한늠름한당(소름당),불의를척결하는한나라당(불한당),사랑과기쁨당(사기당),발전하는기독교당(발기당),사회정의당(사정당),성공과희망으로롱런하는당(성희롱당),강하고간절한통일의지당(강간통당)이라는 명칭도 널리 추천받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나라당이 당명을 바꾼다고 결코 그들이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왜 한나라당은 당명을 바꾸려고 할까요? 여기에는 고도의 꼼수와 정치적 전략이 숨겨져 있습니다.



전두환에서 노태우로 이어진 군사정권은 노태우를 대통령으로 당선시켰지만 1988년 13대 총선에서 과반수에 모자란 125석만 획득하여 '여소야대' 정국으로 몰렸습니다. 국민은 이제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김영삼과 김종필과 노태우는 거창하게 '3당 합당'이라는 꼼수를 부려 '민주자유당'을 만듭니다.

김영삼은 그 대가로 대통령이 됐지만, 6.27 지방선거에서 대패합니다.

여기서 민주자유당은 15대 총선을 2개월 앞두고 '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꿉니다. 즉 민자당이라는 이름으로는 죽어도 총선에서 이길 수 없으니 당명을 아예 바꾸고 총선에 나가 139석을 획득하여 제1당으로 다시 올라섭니다.

지금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한나라당 서울시장 선거 패배 후 지지율 하락으로 총선 패배 예상
총선을 2달 앞두고 새롭게 당명 개편
▶ IMF 터지고 신한국당으로 버틸 수 없자 한나라당으로 변신


이제 여기서 제가 올린 사진 속 기사제목처럼 '한나라당은 분명히 당명 쇄신으로 창당과 같은 개혁 추진'이라는 신문기사들이 조만간 나올 것입니다.

민자당에서 신한국당, 그리고 한나라당으로 이어진 역사를 보면 그들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고민하고 해답을 찾으려고 해도 방법이 없자, 결국 15년 전에 했던 꼼수를 그대로 다시 써먹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신한국당 시절과 지금과 다른 점은 그때는 새로운 인물이라도 (이회창,박찬종,김문수,이재오,홍준표 등) 들어왔지만, 지금 한나라당에 새로운 인물이 누가 있습니까? 또한, 국민이 1990년대처럼 저런 꼼수에 다시 속겠습니까?

네티즌이 만든 아내의 유혹판 한나라 당명 출처:http://mlbpark.donga.com

 


걸레는 빨아도 걸레라고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무리 한나라당이 당명을 바꾸고 제2창당,개혁을 외쳐도 그 안에 있던 자들이 15년 전에 배웠던 정치 술수와 잔머리를 그대로 굴리고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그저 한나라당으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나라당이라는 당명을 바꾸기보다 사람부터 먼저 바꾸는 인간개조 작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