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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武林批錄

신무협추천:마법사무림에가다.무협과 판타지의 조화


무협과 판타지의 경계는 과연 무엇일까?.정통 무협을 지향하는 독자들에게는
몇가지 특징이 있다.속칭 거지같은 신무협은 보지 않는다는 주의.
예를 들어 먼치킨 같은 기연의 연속성
초딩 수준의 문체를 가진 무공의 대결
독자를 우롱하는 서술형 무공 설명

여기에 덧붙여 제일 중요한 판타지의 속성이 들어오면 절대 안된다는 사실.

나도 속칭 판타지가 무협에 들어와서는 안된다는 지론을 갖고 있었다.
어떻게 판타지가 무협에 담겨진 협이라는 세계를 이해하고,무협지에 담긴
의라는 부분을 묘사할 수 있는가라는 반문과 우려때문이었다.

하지만,세대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고,묵향이라는 탁월한 작품의 구조에서 시작된
무협과 판타지의 교류는 결국 "마법사 무림에 가다"는 작품을 통해 무공이 아닌 판타지의 주류인 마법이 무림에
등장하게 되는 일대 변혁을 이룩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마법이라는 사실이다.무협에는 무공이 있고,판타지에는 마법이 있다.
하지만,우리나라 판타지의 속성상 주인공들의 대부분은 마법이 아닌 검술이 주고,마법은 부였다.
마검사라는 부분을 통해서 무공과 마법의 조화도 생겨났지만,판타지의 세상에서도 무공은
검술이라는 대세가 주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박정수라는 작가는 이 마법을 무림에 그냥 통째로 갖고 와버렸다.미드란이라는 마법사의 환생을 통해
무림에서 무공이 아닌 마법의 세상을 하나의 무공으로 만들어 버린것이다.

나는 반문한다.과연 무림인의 무공과 마법의 힘의 차이는 얼마나 나는가?
-이 점을 나는 중요시 한다.왜 무림에서 허접한 무공의 서술과 묘사는 책의 수준을 반증하기 때문이다.
속칭 환생 판타지에서 무공을 익힌 무림인들은 판타지 세계에서 놀라운 실력을 보이기도 하지만
(드래곤을 몽둥이로 팰정도의)마법에 대한 무지로 마법에 눌리는 모습도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이런 부분에서 박정수라는 작가가 쓴 마법사 무림에 가다를 추천하고 읽을 수 밖에 없는가?

바로 마법의 실타래의 시작을 마나심법 통칭 내공수련의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마법을 마치 무공 수련을 하는 과정을 보여주듯 하나씩 무공 수련식의 서술을 해나가고 있다.
이런 점이 바로 마법사 무림에 가다라는 작품을 그저 먼치킨류의 허접 판타지 무림을 넘나드는
2권마감 작품들 처럼 되지 않고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요소가 된 것이다.

내가 무협을 평가하는 요소중에 하나가 바로 필력이다.작가는 필력으로 말해야 한다.
즉 똑같은 스토리 구조의 요소가 난무하는 무협과 판타지의 작품들의 세계에서 이야기를 끌고 갈 필력이 없다면
그 작품을 읽다가 던지거나 도서대여점에 가서 주인에게 "왜 이런책을 재미있다고 했어요"고 반문할 수 밖에 없다.

박정수 작가는 이런 면에서 보기 드문 필력을 가지고 있다.특히 송현이라는 학사의 모습은 거의 미드란 인물의 존재가 아닌
학사 송현의 모습에서 보여주는 어쩌면 환생의 인물이 능력만 존재하고 본연의 영혼이 나타나는 모습으로 작품을 써내려
가버렸다.이것은 무협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협이라는 정신적인 부분을 확연히 표현해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세가지 요소를 다 갖추었다.
○획기적인 스토리의 구성
○무협지 다운 무공연마에 대한 서술
○작품을 완성할 수 있는 필력


위와 같은 면에서 "마법사 무림에 가다"라는 작품은 읽어도 후회는 되지 않는 작품중의 하나이자.장르문학에서 획기적인
부분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박정수 작가에게도 단점은 있는데 바로 작품 초기에 보여주었던 무공대결에 대한 억지스러운 표현들의 묘사부분이다.
물론 작가로써도 마법과 무공의 차이를 대결구도에서 어떻게 표현할지 답답해 했던 면도 이해는 된다.
하지만,무공 대결이 그저 먼치킨(내가 의미하는 먼치킨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무공이나,스토리등을 통칭해서 부른다)적인
요소가 드문 드문 보였다는 사실이다.

누구나 하지 못했던 생각을 하고 그것을 옮긴다는 것은 어렵고 힘들다.
하지만,이런 부분이 더 좋은 작품을 위한 아픔이라고 생각한다면 일단 박정수라는 작가는 좋은 작가중의 하나라고 보인다.
시작이 좋은 작가가 끝까지 갈 수도 있지만,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제발 작품적으로 뛰어나고 별난 상상력을 책으로 옮길 수 있었던 용기와 필력으로 꾸준히 좋은 작품을 보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