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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武林批錄

하드코어의 처절한 복수 무협소설 '전륜마도'


전륜마도를 집어 들고 읽는 순간 나의 머리 속에는 이 책과 연관시켜서 킬빌이 생각난다.
작가는 어쩌면 킬빌에서 모티브를 받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는 전륜마도를 읽는 순간 킬빌의 우마서먼을 떠올렸다.



원래 내 무협평론에는 줄거리를 이야기 하지 않지만,전륜마도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줄거리를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하도영은 산동표국에 일하는 아버지 하진청의 바램과는 다르게 무공에 뜻을 두고 있다가
정파 무림들과의 시비로 무공을 숨기고 있던 아버지 하진청을 잃게 된다.
마인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혀가 잘리고 근맥이 잘리고 한 눈을 뽑히고 기어 다니게 된 도영은
전륜마가의 힘을 얻고 복수를 시작한다"

여기서 우리가 중요시 여겨야 될 전륜마도의 핵심은 바로 복수이다.
그냥 복수가 아니라 하드코어적인 완전 19금적인 복수이다.


피의 댓가에 숫자는 무의미하다.복수에는 반드시 이자가 붙는다.하드코어 복수극의 모든것

주인공 도영은 무지막지하게 사람을 죽인다.몇십명은 우숩고 몇백명은 그저 쉽게 죽인다.
복수를 위한 그의 행보에는 여인도,무공을 모르는 하인이나 시비들도,양민도 발을 붙잡는 요소가 되지 못한다.
전륜마가의 사람들을 무참히 살해한 정사파 연합체에 대한 복수는 똑같이 아니 이자까지 쳐서
그들에게 돌아간다.

작가에게 복수를 하는데 거칠 것은 없다.사람의 숫자나 문파의 숫자는 필요없다.
이런 작가의 목적은 이 소설에서 충분히 효과를 거두었다.



왠만한 복수극류의 무협소설들이 양민이나 무공을 모르는 사람이나 하인등을 살려주는데 반해서
전륜마도에서는 그런 양보나 이해,배려는 전혀 없다.
그러다 보니 정말 주인공의 말대로 피의 복수에 숫자가 무색하리만큼 엄청난 숫자의 시체가 쌓이고
복수에 제물이 된자에 대한 살인은 거칠게 없이 이루어진다.

꺼리낌없이 머리를 박살내고,팔 다리를 잘라내고,불을 지른다.
피가 바닥에 흐르다 못해 철철 넘친다.



난 무인이 아니라 마인이다.복수를 할때에는 네가 아닌 나의 방식으로 ......

우리는 무협소설에서 대리만족과 즐거움을 만끽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다.그런데 이런 대리만족의
감정이 가끔은 너무 지나쳐서 몰입되는 경우도 있어서 엄청난 반박과 짜증남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보통의 무협소설에서는 복수극에 정파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고,복수를 악에서 선으로 바꿀려고 하는
선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것이 대부분이었다.하지만 이 전륜마도에서는 그런것을 절대로 찾아볼 수 없다.

"무인답게 깨끗하게 죽여라'

정말 이런 대사를 많이 읽다보면 짜증이 난다.
뒷구녕에서 갖은 음모와 술수를 다 부려놓고서 죽음 앞에서는 대범하고 고고한척하는
정파의 위선자들.
그러나 주인공들은 보통 이런 술수에 지거나 선으로 양보한다는 식의 표현을 하며 용서한다.

하지만 전륜마도의 주인공은
"누가 무인이라는 거지?난 마인이지 무인이 아니야,
너희들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 걸로 아는데.아닌가?'
맞느말이다.
정무맹에서 언제 마인들을 무인취급 했던가?

정파들의 위선함을 한방에 깨뜨리는 주인공의 솔직하고 거칠것 없는 복수의 행보
책을 읽는 내내 정말 통쾌했다.

묵주,공간초월,흑선:무협지로 포장된 판타지적인 먼치킨 요소

어느 누구는 먼치킨적인 장르를 싫어하지만,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무런 개연성없이 무작위로 떨어지는 인연과 책 끝날때까지 발생하는 연속적인 만능 권능은 거부한다.

전륜마도에서도 먼치킨적인 요소가 강하다.
워프같은 공간이동 능력
드래곤하트같은 묵주의 영험함
정령과 같이 주인공의 도구가 되는 흑선등등

이런 이유로 이 소설을 폄하하거나 안 좋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복수의 시원함이 어느 정도를 커버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그렇다고 먼치킨적인 요소와 묵주같은 이런 부분이 완벽하게 글에서 표현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묵주나 공간초월 흑선을 대치할만한 다른 무협지적인 요소가 있었다면 어떠했었을까라고 생각이 든다.

공간 초월은 진법과 같은 방법
묵주의 능력 (재생과 정신감응)은  상단전과 영약으로.

어떤 것을 어떤 상상으로 쓰는가는 작가의 필력이고 그만의 상상력의 결과이지만
먼치킨적인 요소가 너무 판타지적인 부분처럼 느껴지는 것과
주위 인물들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 이 소설의 단점이자 완벽한 복수극 소설의 장점을
감점시키는 마이너스적인 요소이다.

그러나,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통쾌하고 신랄하며 속 시원한 소설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답답한 정파의 위선을 송두리째 날려버릴 좋은 기회에는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