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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武林批錄

볼만한 무협소설 한담의 '이한무장'


한담이라는 작가는 그리 책을 많이 출간 한 작가는 아니다.

2007년 '월영문'
'이한 무장'
2009년 '나곤의 만행'
2010년 '기앙코티이 군주'

이 정도의 소설을 출간한 작가이지만,필력에 비해서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작가중의 하나이다.






한담이라는 작가가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유중의 하나는  초기 작품에서 무공을 배우고
나아가는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은 까닭에 성질이 급한 우리 독자들께서는 답답해서 1권만
읽고 그 후를 기약하지 않은 까닭일것이다.


하지만 나같이 무공 수련에 중점을 두고 읽는 사람에게는 그 자체만으로 참 즐겁고 재미를 선사하는
작가중의 하나이다.

나에게 무협소설의 요소 중에서 어떤 점이 좋은가?라고 질문을 한다면

주인공이 무공을 익히고 그 무공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무공의 발전과 주인공의 심리상태이다.

이런 점에서 한담의 '이한무장'은 날 사로잡는 요소가 많았던 작가이다.

본격적으로 '이한무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면


여명의 눈동자를 보는 듯한 시대 상황을 그리는 '이한무장'

처음 이한이 등장하는 장면이 몽골 병사에게 끌려가는 장면이다.여기서  몽골 병사들에게 강간당하는 정은옥이나
서연을 보면 마치 여명의 눈동자에 나오는 조선위안부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다.

고려인으로 몽골에 침략과 수탈을 당하는 고려인들의 모습은 흡사 일본인에게 고통과 약탈을 당하는 조선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기루에 가서 향려라는 고려 여인과 하룻밤을 지새우는 장면은 여옥과 대치의 철조망 키스신 같이 애절함이 보일뿐
어떤 섹스의 욕망과 같은 모습은 보이지 않는 듯한 느낌이다.

대접받지 못하는 고려의 왕이나 고려인들
노비로써 강간 당하고 임신해서 아기를 죽여야만 하는 비운이 고려 시비

이런 일련의 모습들을 작가는 보여주면서 마치 일제 시대의 억압받고 수탈당하는 조선의 모습을
무협지라는 공간에서 애통하게 그려낸다.

노예이지만  주위의 모든 것을 이용하여 생존하다.

주인공 이한은 마적의 소굴로 끌려간 후 자신이 필요한 것이 무공이라는 것을 깨닫고 마적들에게 무공을
하나씩 배우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특별한 상승 무공도 없고,구파일방의 정통성있는 무공은 아니지만,무공의 기초를 닦고 시작하는 이한은
궁술이나 기초심법만이라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무협 소설의 주인공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무공을 익히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이한에게
자신의 생명을 이끌어 나가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여기에 뛰어난 머리로 하나씩 학문과 글과 기초 내공과 무술을 연공하는 모습은 마치 전형적인
무협지의 서식이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이한무장의 이한은 욕심보다는 끈기와 인내심을 가지고
어려운 현실을 헤쳐나간다.

무협지의 필력에서 중요한 것은 책의 구성 요소와 범위를 제대로 설정하는 것이다

한담은 이한 무장에서 나름대로 책의 구성을 해 놓았지만,실제적으로 글들이 점차 나아가는 방향이 질질 끈다라는
기분을 읽는 내내 감출수가 없었다.특히나 6권 완결에서 결말로 다가 서는 시점까지 제대로 주인공의 진행과
완결이 1권 마냥  계속 머물고 있는 듯한 착각은 사람으로 하여금 답답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작가의 중요성은  무협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이다.실제적으로 작가의 역량에 따라서
무협지 선택 또한 작가를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자 장점이 되는 것이다.

이런 여타의 이유에서 볼때 한담이라는 작가는 보기 드물게 숨겨진 작가중의 하나라고 본다.

화려한 개인기는 없는 대신에 꾸준하고 끈끈하게 글을 이어가는 작가의 필력은
글의 권수보다는 곱씹어 읽게 만드는 책을 선택하게 만드는 장점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