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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권은희 공천'



새정치민주엽합이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7.30재보선 광주 광산을 후보로 전략공천했습니다. 권은희 전 과장의 7.30재보선 출마는 조금 급작스러운 경향도 있었습니다. 그녀가 지난 30일 공개적으로 밝혔던 사직 이후의 행보는 정치가 아닌 시민 사회 활동과 변호사 활동이었기 때문입니다.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권은희 전 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당에서 함께 일할 생각이 있느냐"는 제안을 했고, 권은희 전 과장은 "피하지 않겠다"며 재보선 출마를 수락했다고 합니다.

권은희 전 과장의 재보선 출마는 사실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전략공천입니다. 왜 그런지 하나씩 정리해봤습니다.

' 아직도 끝나지 않은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지난 6월 5일 '국가정보원 수사 은폐 사건' 항소심이 열렸고 이날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권은희 전 과장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수사 은폐와 방해가 있었다는 증언을 했습니다.



권은희 전 과장의 용기 있는 증언에도 불구하고 김용판이 무죄를 선고받았다는 사실은 아직도 진실 공방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사 은폐에 대한 진실이 밝혀져 법의 처벌까지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권은희 전 과장의 증언이 계속해서 법정에서 입증되지 못한다면 결국 김용판의 무죄는 물론이고 국정원 대선개입까지 흐려질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권은희 전 과장이 7.30재보선에 출마하고 정치권에 들어온다면 본질이 희석될 수 있으며, 이는 국회의원 의석 1석보다 더 많은 것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 새누리당의 프레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새누리당은 권은희 전 과장의 공천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위증',' 전략공천의 대가' 등으로 그녀를 매도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권은희 전 과장이 보여줬던 용기 있는 증언을 '전략공천의 대가'로 만들어 그녀를 추악한 뒷거래를 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그들의 주장과 프레임을 도저히 이겨낼 도리가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권은희를 지켜주겠다'고 많은 사람들이 다짐했지만, 그녀는 결국 경찰을 떠났습니다.

새누리당의 권은희 비난 프레임을 새정치민주연합이 지켜준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권은희 전 과장 홀로 새누리당에 맞서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권은희 전 과장이 국회에 입성, '법제사법위원회' 등에 들어간다면, 새누리당이 그냥 순순히 받아줄까요? 국정원 관련 증언자 등이라는 온갖 구실을 대면서, 그녀를 막을 것입니다>


정치 9단 새누리당의 집요한 공격과 비난은 그녀가 보여줬던 양심과 용기를 갈기갈기 찢어 놓을 것이며, 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멋진 카드가 어이없게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 소중한 정치적 자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다니'

권은희 전 과장의 광주 광산을 전략공천에 반대하는 얘기를 하면, '아니 이런 인물이 정치하는 것이 뭐가 나쁘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그녀가 정치를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왜 하필 7.30재보선에 나오느냐는 물음을 하는 것입니다.

아이엠피터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권은희 전 과장을 "2016년 총선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시키면 됐을 전략을 성급히, 그리고 무책임하게 사용했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에 제대로 된 인물들이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것은 좋은 현상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그 기간과 과정은 철저히 계산하고 훈련돼야 합니다.

권은희 전 과장이 시민단체 또는 정치 씽크탱크와 같은 활동을 하면서 훈련되고 총선 비례대표로 정치에 입문, 더 나아가 훌륭한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방법이 있는데, 새정치민주연합은 무엇이 급하다고 7.30재보선에 전략공천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권은희 전 과장은 우리 정치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될 '국정원 대선 개입'의 중심에서 진실을 밝혀 크게 성장할 인물이지, 당장의 이상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 카드로 활용될 인물이 아닙니다.

무너져 가는 7.30재보선에 권은희라는 소중한 정치적 자산을 낭비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을 보면서, 아직도 '전략'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무능한 정당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