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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안철수 신당' 창당 공식화와 높은 지지율, 그러나..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드디어 '안철수 신당'을 공식화할 예정으로 보입니다. 안 의원은 11월 28일 오늘,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는 등의 정치세력화 관련 기자회견을 합니다.

그동안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은 누구나 예상한 바 있었습니다. 그러나 도대체 시점이 언제인지가 중요했습니다. 10월 재보궐 선거가 초미니로 이루어진 탓에 (법원이 판결을 미루어 박근혜 정부가 초미니로 만든 부분도 있음) 10월 전 창당은 무산됐습니다.

과연 안철수 신당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그 밑그림이 나올 듯한데, 어떤 방향으로 나올 것인지, 그리고 앞으로 그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생각해봤습니다.

' 그래도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높다.'

안철수 의원이 정치를 시작하면서 기대감에 부풀었던 사람들 중에는 그에 대해 실망을 했던 사람도 많았습니다. 신당 창당과 안철수 의원의 행보가 너무 미진하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안철수 신당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감과 지지율이 떨어졌을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율은 여전히 높습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상당히 높습니다. 현재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새누리당이 37.9%이고, 안철수 신당이 27.3%입니다. 제1 야당이라고 하는 민주당은 12.1%입니다.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뿐만 아니라 다른 여론회사의 자료도 이와 비슷합니다.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새누리당보다는 10% 낮고, 민주당보다는 10% 높습니다.

안철수 신당의 핵심은 새누리당과 민주당 중간 정도의 지지율로 아직도 그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 안철수 신당, 내년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나'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원인을 알려면, 일단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성향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는 사람을 보면, 호남권으로 30대와 학생,민주당 지지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대체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진보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는 이유는 현재 지지하는 정당에 대한 실망 때문이라고 41.6%가 응답했습니다. 또한, 호남지역의 응답자 중 79.1%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의 후보자가 영향력을 나타낼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결국, 기존 정당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는 진보성향의 학생과 30대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수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안철수 신당의 갈 길은 멀다'

11월 28일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자회견이 있을 예정입니다. 그러나 뚜렷하게 신당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명확한 로드맵과 구체적인 사안은 또다시 나오지 않으리라고 예상됩니다.

대략적인 정치세력화를 어떻게 하고, 새 정치를 하기 위해 좋은 인재를 영입하고 함께 손을 잡겠다는 식의 모호한 화법은 계속되지 않느냐는 전망입니다.

▲현행법에서는 '정당'명칭은 사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창당준비위원회는 반드시 결성해야 한다.


아마 안철수 의원은 '정당'이라는 명칭보다는 새로운 정치 세력화에 대한 네트워크 시스템 등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법상 '정당'이라는 명칭은 사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창당준비위원회는 창당 6개월 전에는 나와야 해서, 행정적인 절차는 꼭 필요합니다.

안철수 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적인 부분보다 더 중요한 요인이 인물입니다. 지금 안철수 신당이 계속 고민하는 것도 새 정치를 하기 위한 새로운 인물, 야권과의 연대 필요성을 뛰어넘는 인물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단순히 민주당에서 탈당한 인사를 가지고 안철수 신당 후보자가 내년 지방선거에 나가면 어떻게 될까요?  더는 야권연대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구시대 인물을 가지고 지방선거에 나간 후에 패배한다면, 후폭풍은 굉장히 심할 수 있습니다.


안철수 신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민주당 탈당 인사보다는 새로운 정치인을 발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어차피 안철수 신당에 거는 기대는 새로운 정치인이기 때문에 기존 정치인 영입보다 대학생과 30대 초반의 신인 정치인을 영입하는 편이 훨씬 유리할 수 있습니다.

기존 정당의 힘은 조직입니다. 그 조직을 이길 수 있으려면 획기적인 시스템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안철수 신당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정당을 만들고, 오프라인과 연계될 수 있는 운동과 모임을 확산하는 방법이 좋습니다. 

정당이 만들어졌다고 기존 정당과 똑같이 나가면 안 됩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사이에서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는 정치적 노련함과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치 쟁점을 새롭게 해석하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기보다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는 정치 능력을 안철수 신당은 보여줘야 합니다. 


안철수 신당이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바로 현 정치에 대한 실망입니다. 그렇다면 그 실망감을 해소할 무엇인가만 보여준다면 안철수 신당은 반드시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정치의 벽을 뛰어넘으려는 시도는 대한민국 정치에서 항상 무산됐습니다. 여기에 선거라는 괴물은 그리 쉽지 않은 철옹성과 같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안철수 의원을 바라보면서 애증이 교차합니다. 왜 빨리, 더 능력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답답함과 그가 조금만 제대로 하면 대한민국 정치가 확 바뀔 수도 있는 불꽃도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이제 안철수 신당을 기다렸던 사람들에게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할 마감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그가 어떤 능력을 보여줄지 모르겠지만, 정치는 벤처기업과 다르게 실패한 정치인은 재기하기 어렵다는 정치의 무서움만은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