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이외수'를 향한 국정원 개입 '공작 증거'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사나이' 해군편에 출연했던 소설가 이외수 씨의 출연분이 통편집됐습니다. 이외수 씨가 과거 천안함 사건에 대해  "천안함 사태를 보면서 소설 쓰기에 발군의 기량을 가진 분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사실이 논란이 됐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을 중심으로 새누리당과 자칭 보수들은 이외수 씨가 출연한 사실을 문제 삼기 시작했습니다. 정부의 천안함 발표를 믿지 못한 이외수 씨가 어떻게 천안함이 소속된 부대에 강연하고 촬영까지 할 수 있느냐는 주장이었습니다.

결국, 새누리당의 거센 항의에 MBC는 '진짜사나이'에 출연했던 이외수 씨의 강연분을 몽땅 통편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통편집 소식이 알려지자, 이외수 씨는 "대한민국은 국민이 정부에 반하는 의견을 제시하면 국회의원이 외압을 가해서 강연이나 티브이 출연을 금지시키는 민주(헐) 공화국입니다. 사살당한 기분입니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진짜사나이'에 출연한 이외수 씨는 강연에는 정치적인 내용이 없고, 오히려 안보를 강조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과거 정부의 발표를 믿지 못한다는 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방송이 통편집됐다는 사실은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파워트위터리안 이외수를 향한 국정원의 공작'

우리가 이번 사태에서 놓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칭보수와 국정원,새누리당은 트위터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이외수 씨를 끌어내리기 위한 공작을 이미 펼쳤고, 이번 사태는 그 연장선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국정원이 선거와 국내 정치에 개입하기 위해 사용했던 계정은 400여 개가 넘습니다. 국정원은 국내 정치와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철저히 트위터를 이용했습니다.

국정원 심리전단팀이 트위터 계정들을 통해 공작을 펼칠 때 제일 먼저 했던 일은 이외수 씨와 같은 지식인을 공격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국정원은 이외수 씨가 트위터상에서 어떤 멘션을 하면 곧바로 수백 개의 국정원 트위터 계정을 동원해 공작을 펼쳤습니다.


이외수 씨는 대선을 앞두고 9월 22일 '투표 시간을 연장하자'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그러자 국정원 계정 @nudl***은 <이외수 할배 머리가 좀..이거 좋다고 리트윗 하는 무뇌아들은 뭐지>라는 비방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수백 개의 트위터 계정들은 봇프로그램을 활용 수천 건의 RT를 시작했습니다.

국정원이 이렇게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당시 이외수 씨의 트윗은 무려 1,855회의 RT를 기록했으며, 이것은 SNS에서 투표시간 연장에 대한 공감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투표시간 연장이 새누리당에 유리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국정원은 이외수 씨의 투표시간 연장을 철저히 공격했던 것입니다.


국정원 트위터 계정들이 이외수 씨를 무조건 공격만 한 것은 아닙니다. 9월 25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화천 '이외수 문학관'을 방문했을 때는 360도 변했습니다.

국정원 트위터 계정들은 일제히 "이외수씨 의외네요"를 외쳤고, 이외수 씨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말까지 퍼트렸습니다.


국정원 트위터 계정들이 했던 내용을 보면 이외수 씨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의 글을 올리며 공격, 유리한 내용을 올리면 환호하며 활용했던 패턴을 알 수 있습니다.

국정원이 수백 개의 트위터 계정을 활용해 했던 일은 결국, 이외수라는 파워트위터리안을 향한 '정치 공작'이었습니다.
 
' 추접스러운 권력의 마녀사냥'

국정원의 선거 개입을 향한 공작에 새누리당이 관여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 있습니다. 특히 새누리당과 연관이 있었던 '십알단' 윤정훈 목사는 이외수 씨를 무척이나 괴롭혔습니다.

[정치] - 국정원 여직원 댓글 흔적과 '십알단'의 이외수 공격

트위터에서 영향력이 큰 이외수 씨를 공격했던 새누리당은 선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철저히 그를 이용했습니다.


새누리당 선거 홍보물을 보면 이외수 씨와 박근혜 후보가 만난 사진이 있습니다. 제목이 <이외수, 박근혜의 용기를 말하다.>이며, 어떻게 보면 이외수 씨가 박근혜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새누리당의 모습에 대해 이외수 씨는 "후보들께서 방문하셨을 때의 인터뷰 사진과 덕담을 지지로 간주한다면 저는 방문자 모두를 지지한 셈입니다"라고 말하며, 단순한 만남과 덕담을 지지라고 표현하는 방식을 경계했습니다.

이외수 씨의 '진짜사나이' 출연분 통편집은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왜 그의 모습을 삭제했는지 여부입니다.

이외수 씨가 천안함이 소속된 해군 함정에 가서 나는 천안함 사망자를 비하하거나, 그가 거칠게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욕설과 비방을 했다면 충분히 편집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외수 씨는 과거 정부의 발표를 믿지 못했다는 말 때문에 출연분이 통편집됐습니다. 이것은 대한민국이 마치 북한처럼 정부의 말을 따르지 않는 자에게는 교묘하게 제재와 불이익을 준다는 의미입니다.


민주주의의 꽃은 '표현의 자유'입니다. 표현의 자유가 사라지면, 그 사회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분야에서 공포가 지배하게 됩니다.

단순히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의 권리와 사회생활의 불이익을 주는 마녀사냥이 이루어진다면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가 될 수 없습니다.


이외수 씨 사태를 보면 우리 시대에 정의라는 것은 없으며, 사회를 지배하는 권력과 이념의 흐름에 꼽싸리 부침 권력의 추종자들이 여기저기 추접스럽게 떠돌아다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