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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이 누나? 여자 잘 만나 성공한 남자



11월 21일 오후 2시 30분,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벌이는 국회 본회의장이 텅텅 비어 있습니다. 300여 명의 국회의원이 도대체 다 어디에 갔을까요?  오후 2시경 새누리당 의원들은 대부분 윤상현 의원의 출판 기념회에 있었답니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의 출판기념회가 열린 국회도서관 대회의실은 천여 명의 인원이 몰려, 300석 규모의 좌석에 앉지 못한 사람들이 태반이었습니다. 오죽하면 서남수 교육부 장관조차 자리가 없서 계속 서 있었습니다.

'황우여', '최경환', '김무성', '서청원' 등 새누리당 지도부와 실세는 물론 현역 의원만 60여 명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국회 본회의장이 그대로 윤상현 의원 출판 기념회로 옮겨진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대한민국 집권여당이 '새누리당'이 아니라 '윤상현당'이라고 부르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잘 나가는 이 남자. 도대체 어떻게 살아왔길래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자 1호: 전두환 대통령의 외동딸 전효선'

윤상현 의원은 시작부터 남달랐습니다. 아버지 윤광순씨는 전 한국투자신탁 사장으로 전두환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서울 도곡동 땅에 주유소를 지어,전두환의 처남 이창석에게 운영을 맡겼던 인물입니다.

아버지가 잘 나가니 당연히 귀공자로 살았습니다. 1981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입학한 윤상현 의원은 전두환의 독재 반대를 위한 민주화 투쟁으로 거리 곳곳이 최루탄에 신음하던 1985년, 현직 대통령의 외동딸과 결혼을 합니다. 그것도 청와대에서..


윤상현의 친구들은 함을 지고 청와대에 들어갔고,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결혼식이 열렸습니다. 대한민국 세금으로 공짜 결혼식을 한 것입니다.

윤상현과 전효선의 만남을 연애결혼이라고 했지만, 서울대 걸레클럽이라는 사교모임에서 만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래 대학생들은 최루탄을 맞으며 민주주의를 생각할 때, 윤상현이라는 청년은 이 땅의 최고 권력자의 사위가 된 것입니다.


윤상현이 대통령의 사위로 혜택을 받은 것이 얼마나 많은지는 정확히 조사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두환이 장남 전재국을 위해 만든 속칭 '육개장'이라고 부르는 석사장교 제도의 혜택은 확실히 누렸습니다.

석사장교는 석사 학위 소지자들이 6개월 동안 군사 훈련이나 전방 체험 등을 거친 뒤 소위 임관과 동시에 전역하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윤상현 의원의 병역을 보면 임관 일자와 전역 일자가 1988년 5월 14일로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윤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병역난이 없었습니다.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나와 대통령의 딸과 결혼 미국 유학을 갔다 오고 병역까지 신의 축복을 받은 윤상현의 모습은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인생이었습니다.

'여자 2호: 롯데 재벌가의 딸 신경아'

대통령의 사위로 살아가던 윤상현은 전두환이 물러나면서 슬슬 전효선과의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참고 참다가 윤상현은 큰딸이 대학에 들어가면서 전두환의 외동딸 전효선과 2005년 이혼을 합니다.


권력의 무상함을 알았을까요? 아니면 부의 위대함을 깨달았을까요? 윤상현은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동생 신준호 회장의 딸 신경아씨와 2010년 결혼을 합니다.

신경아씨는 아버지의 부를 이어받아 대선건설 상무이사이자 72.62%의 지분을 가져, 그녀 자체가 걸어 다니는 재벌이었습니다.

윤상현와 신경아씨가 어떻게 만났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잘 나가는 국회의원과 재벌녀와의 만남은 권력과 부의 합체라고 볼 수도 있었습니다.


'여자 3호: 현직 대통령 박근혜'

윤상현은 2000년부터 정치를 하려고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떨어집니다. 윤상현은 다시 200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가려고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다가 또다시 탈락합니다. 전두환의 사위라는 점이 약점이 된 것입니다.


그는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무엇인가 확실한 정치라인을 잡기 위해 박근혜 곁에서 맴돕니다. 그런 그를 어여삐 여긴 박근혜는 2005년 그가 낸 '희망으로 가는 푸른 새벽길'이라는 책의 추천사를 써줍니다.

박근혜가 윤상현을 챙기자, 그는 2007년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캠프 요청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캠프로 갑니다. 그의 충성심을 신뢰했는지 박근혜는 2010년 윤상현의 결혼식에 몸소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대선 당시 박근혜 수행단장으로 제일 가까이 그녀를 수행했던 윤상현은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자, 실세 중의 실세로 등극하게 됩니다.

'누나, 나만 믿어'

윤상현 의원은 현 정국 운영 주요 사안에 대해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 중의 하나입니다. '2007년 남북 대화록' 사안을 이끌고 있는 사람도 윤상현 의원입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대화록 실종 사건 검찰 고발을 꺼렸습니다. 그런데 윤상현 의원이 최경환 원내 대표와  상의해 단독 고발을 결정했고, 황우여 대표는 전화로 설득해 마무리했습니다.


윤상현 의원은 채동욱 검찰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에도 나섰습니다. 어떻게 아이와 엄마의 신상정보를 취득했느냐고 묻자 당당히 '모자의 혈액형을 여권에서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한민국 현행 여권에는 혈액형이 표시되지 않는데, 도대체 윤상현 의원은 어떻게 여권에서 찾아냈는지 도통 모를 일입니다.

윤상현 의원이 얼마나 잘 나가느냐면 법무부 장관도 모르는 검찰의 수사내용을 턱턱 알아냅니다. 검찰 발표가 오후에 있으면 오전에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먼저 검찰 수사 내용을 말합니다.

사전유출인지, 아니면 검찰과 직통라인으로 매번 정보를 보고받는지 모르겠지만, 법을 뛰어넘는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 박근혜 후보의 우비를 챙겨주고 바닥에 앉아 보고하는 윤상현 의원 출처:민중의소리.오마이뉴스


윤상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가리켜 “예전 (내가) 혼자 살 때 술 취해 (박) 대표에게 전화해 30분 생떼해도 대표가 다 받아주었다. 요즘은 제발 술 많이 먹지 말라고 챙겨주는 큰누나 같은 분”이라고 말합니다. 단순히 큰누나 같은 분이라 아니라 술 한 잔 먹으면 누나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윤상현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술을 먹고 누나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고, 박근혜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청와대에 있습니다. 그런데 하는 모습을 보면 무슨 술자리에서 술에 취해 '의남매' 운운하는 모습이 자꾸 연상됩니다.

윤상현 의원은 대통령의 사위에서 재벌가 사위로, 현직 대통령을 누나(?)로 둔 출세하고 성공한 인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대단한 권력과 부라도 평생 갈 수 없다는 진실을 안다면, 그녀가 아닌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정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