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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한인 목회자, 14세 소녀 '성매매 혐의'로 체포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목회자가 14세 소녀와의 성매매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포크카운티 경찰(셰리프)은 지난 5월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의 성매매 함정수사를 통해 윤 전도사(영어명 새뮤얼 45세)를 비롯한 92명을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전도사는 샌프란시스코 근처 교회에서 청소년 사역을 담당하고 있으며, 올랜도에서 열리는 목회자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왔다가 성매매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사실 이 뉴스를 접하고 그저 목회자 같지도 않은 인물이 추잡한 행동을 하다가 잡혔구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경찰은 성매매 함정수사를 하면서 다른 사람은 체포하지 않았어도 윤 전도사의 체포만큼은 가장 의미가 크다면서 윤 전도사의 사진만 별도로 보여줬습니다.

그렇다면 왜 미국 경찰은 잡힌 92명의 용의자 중에서 유독 윤 전도사의 체포를 강조했을까요? 그것은 그가 청소년 사역을 하는 목회자였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번 작전에서 아무도 체포하지 못하고 이 젊은 목회자만 잡았어도 큰 가치가 있었을 것이다"면서 "(목회를 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희생자가 있을 수 있으며, 그 지역 경찰이 이제 (범죄 여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친구(윤 전도사)는 소아 성애병자이다. 매우 위험하다"
(포크 카운티 쉐리프국의 그래디 저드 대변인)


경찰은 14세 소녀와의 성매매를 위해 왔다가 체포된 윤 전도사가 소아 성애병자이며, 그가 사역하는 대상이 청소년이기에 다른 범죄가 있었는지 여부또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한순간의 실수? 계획된 14세 소녀와의 성매매'

목회자가 한순간의 실수로 성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윤 전도사의 체포 과정을 보면 이와 같은 주장이 절대 용납되지 않습니다.

미국 경찰이 성매매 함정수사를 했던 방법은 온라인을 이용한 방법입니다. 경찰은 플로리다를 여행하는 여행객들이 사전에 온라인 성매매 사이트를 통해 매매춘을 하고 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수사에 활용했습니다.



미국 성매매 알선의 온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백페이지닷컴은 미국 전역은 물론이고 세계 각 지역별 섹션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데이팅이나 성인 구직 등의 페이지가 별도로 있는데, 이 사이트에는 성매매 관련 글이 하루에도 수백 개씩 올라옵니다.

미국 경찰은 윤 전도사가 사전에 이 사이트를 이용해 14세 소녀와 성매매 약속을 한 뒤 비밀장소로 왔고, 14세 소녀로 위장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고 수사 과정을 밝혔습니다. 

윤 전도사는 단순히 길을 가다가 성매매 함정 수사에 걸린 것이 아닙니다. 본인이 스스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성매매사이트에 글을 올리고 올랜도에서 열리는 목회자 컨퍼런스에 와서, 14세 소녀와의 성매매를 위해 비밀 장소까지 온 것입니다. 

' 목회자의 성범죄, 왜 위험한가?' 

미국 경찰이 윤 전도사 체포를 강조한 가장 큰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그가 만나는 사람이 청소년이기 때문입니다. 청소년에게 목회자는 존경심과 아울러 그의 말을 맹목적으로 믿고 따를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 윤 전도사의 청소년 사역을 다룬 기사.출처:기독일보


윤 전도사는 10년 이상 중고등부 가정교회 사역을 담당하면서 성공한 목회자로 존경받으며, 각종 세미나와 강연, 설교를 진행했습니다. 그가 청소년 사역에 성공한 목회자라는 의미는 그만큼 많은 청소년들이 그의 말을 따르고 모였다는 증거입니다.

그가 한순간의 실수(?)로 성매매 혐의로 체포됐는지, 과거에도 그런 범죄가 있는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성범죄자 (미국에서는 는 청소년 성매매는 중범죄에 해당한다)를 조사하는 미국에서는 윤 전도사와 같은 위치의 사람이 가장 위험성이 높은 용의자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루어링: 아동 및 청소년에게 성행위를 하려는 목적으로 인터넷, 채팅,이메일 등을 사용하는 행위
○ 인터넷 그루밍: 성행위를 하기 위한 사전 단계로 보호자 내지는 상담을 가장하여 신뢰와 믿음을 쌓는 행위
<미국 일부 주에서는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행위를 실제 하지 않았어도,이를 위해 인터넷을 이용한 것만으로도 처벌된다>



인터넷을 이용하여 아동과 청소년과 성행위를 하는 일은 직접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충고자, 조언자 등으로 신뢰를 쌓고, 그를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성행위를 요구합니다.

미국 경찰이 봤을 때, 윤 전도사는 인터넷 그루밍을 하기에 최적의 인물이었고, 혹시나 그가 신앙 상담이나 고민 상담 등을 이유로 청소년에게 접근,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지 조사할 예정입니다.

' 한국사회의 이상한 성범죄 풍토'

대한민국처럼 성에 관대한 나라가 없습니다. 성범죄 피해자가 더 큰 피해와 비난을 받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며, 한국 사회입니다. 이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자, 반드시 고쳐야 할 사회 풍토입니다.

▲일베에 올라온 윤창중 성추행 피해자 인턴 여성에 관한 글. 출처:일간베스트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이나 한국 교회 일부 목사들의 성범죄를 보면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성추행 피해자의 인권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고, '음모론'에 '정치 탄압', '꽃뱀'이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모든 언론이 윤창중에 매달려 있으면서, 피해 인턴 여성을 보호하기는 커녕 언론의 취재거리와 호기심의 대상으로 상처받은 그녀에게 비난과 멸시, 조롱을 퍼붓었습니다.

▲ 윤 전도사의 체포과정이 녹화된 영상. 출처: abcactionnews


한국 사회는 10년 이상 청소년 사역을 하던 목회자가 성매매 함정 수사에 걸려 체포됐다고 하면, 그를 불쌍히 여기거나 순간의 실수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미국은 그의 잠재적 범죄 성향과 혹시나 모를 희생자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무엇이 다릅니까? 바로 범죄자와 피해자를 정확히 구별하고 누구를 먼저 생각하느냐의 차이입니다.

과거 우리 사회는 성매매와 성범죄에 관대했습니다. 그러나 더는 그러지 맙시다.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은 단호히 처벌하고, 피해 여성들에게는 법과 사회 모두가 최대한의 보호와 배려를 해줘야 합니다.

우리 딸이 커서 이런 자들에게 성범죄를 당할 수 있다는 생각만 하면 피가 거꾸로 솟습니다. 그와 같은 일을 막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사회가 변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나서야 합니다. 그것만이 여러분들의 자녀와 가족을 지키는 일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