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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차별금지법' 찬성하면 북한을 이롭게 한다고?



요새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카톡이나 문자 메시지로 '차별금지법'에 관한 메시지를 하루에도 수차례씩 받습니다. 4월 9일 국회 입법예고가 끝나 상임위와 본회의 통과만 남긴 '차별금지법'을 기독교인이 나서 반대해야 한다는 요지의 메시지입니다.

차별금지법은 기본적으로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나이,용모,지역,학력,혼인상태,종교,정치적 성향,가치관 등을 이유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생활영역에서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예방하고 불합리한 차별로 인한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기본법입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박지성에게 '칭크(chink)라는 인종차별적 욕설을 퍼부은 축구팬이 유죄판결을 받은 사례처럼 대한민국에서도 인종차별적인 욕설과 협박이 줄어들 수 있고. 또한 키가 작거나 유부녀라는 이유로 승진이나 취업에 차별을 받은 경우도 구제를 받는 길이 열립니다.

이처럼 성별,나이,용모,지역,학력,혼인상태,종교,정치적 성향,가치관 등을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을 받으면 구제받을 수 있는 법안을 반대하는 기독교의 논리가 과연 합당한지 알아봤습니다.

' 동성애를 무기로 차별금지법을 왜곡하는 기독교'

기독교가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차별금지법'을 통해 '동성애자'와 같은 성소수자를 비판할 수 없다는 점을 손꼽습니다. 교회에서 동성애를 비판하는 설교를 하거나 죄라고 전도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아이들의 이름을 모두 성경이름으로 지었던 '아이엠피터'도 동성애는 성경적으로 '죄'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이들을 차별하는 행위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성경의 본질은 구원과 사랑입니다. 성경은 죄인을 사랑하라고 외치지 그들을 향해 돌을 던지라는 얘기는 없습니다. 즉, 죄라고 규정하는 일과 그들을 차별하는 행위는 구별되어야 합니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 동성애를 죄나 비윤리적이라고 말할 경우, 특별히 동성애를 성경대로 죄라고 가르칠 경우
차별금지법이 통과된 외국에서는 성교육시간에 동성애 동영상을 보여주고 항문성교까지 가르칩니다.
동성애를 죄라고 하거나 타종교에 구원이 없다는 등 부정적인 설교하는 목사님들은 감옥에 가시게 되고, 한국 교회는 몰락하게 될 것입니다. (차별금지법 반대 기독교 단체 메시지 중)

기독교는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성교육 시간에 항문성교를 가르치고, 동성애를 죄라고 규정하는 목사들이 감옥에 간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진실을 왜곡하여 협박과 공포를 조성하는 행위에 가깝습니다.

또한, 통과도 되지 않은 '차별금지법'이 통과됐다고 허위사실까지 유포하고 있으며,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에게 협박과 욕설,저주를 퍼붓기도 합니다.

▲매사추세츠의 성교육에 대한 안내가 있는 Advocates for Youth라는 단체의 웹사이트.


외국은 성 문제에 대한 예방법'을 가르치지 직접적인 '성교육'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한 법을 제정한 매사추세츠의 경우, 건강교육 차원에서 HIV,AIDS 예방, 임신 예방과 함께 성적 지향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용어 등을 가르칠 뿐입니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됐으니 학교에서 동성애를 권장하거나 동성애 방법을 가르친다는 기독교의 주장은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주기 위한 왜곡된 진실에 불과합니다.

차별금지법안

제45조(불이익 조치 및 차별의 금지) ① 사용자 또는 교육기관의 장(이하 “사용자등”이라 한다)은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자 또는 그 관계자가 이 법에서 정한 구제절차의 준비 및 진행 과정에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 진술, 증언, 자료 등의 제출이나 답변을 하였다는 이유로 해고, 전보, 징계, 퇴학, 그 밖에 신분이나 처우와 관련하여 불이익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사용자 또는 교육기관의 장(이하 “사용자등”이라 한다)은 모든 생활영역에서 성별․학력․지역․인종․종교 등의 차이로 인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거나 피해를 입혀서는 아니 된다.
제46조(벌칙) 사용자등 개인이나 단체가 제45조를 위반하여 불이익 조치를 한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대한민국에서 동성애자를 비판한다는 이유로 차별금지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으냐는 물음에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조차 그런 주장은 무리라고 합니다. 차별금지법에는 '합리적 이유 없이'라는 단서가 붙습니다. 즉 불합리한 차별에 대해서만 처벌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불합리한 처벌이라고 사회통념상 규정된 사항은 차별금지법에 나와 있듯이 '해고','전보','징계','퇴학' 등 신분과 재산상에 대한 손해입니다. 쉽게 설명해서 어떤 사람이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거나 징계를 받는 행위를 처벌하는 것이 '차별금지법'이지, 강단에서 설교 시간에 '동성애'가 성경에서 죄로 나와 있다고 설교하는 행위 자체는 처벌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고용주가 직접적으로 성소수자를 해고하는 행위가 이루어져야만 처벌이 된다는 것입니다.

' 차별금지법이 북한을 이롭게 한다고?'

합리적인 처벌 규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로지 성소수자를 향한 공격으로 '차별금지법'을 왜곡하는 기독교가 또 하나 내세우는 주장은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북한을 이롭게 한다는 주장입니다.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의 차별금지법 관련 인터뷰, 출처:한겨레


차별금지법에 대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는 사람들을 좌파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좌파가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사람, 사회 혼란으로 말미암아 북한을 유익하게 만드는 사람,자신도 모르는 사이 공산주의에 동조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차별금지법'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 도통 이해를 못 하는 사이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은 다음과 같은 이상한 논리를 또 펼칩니다.

▲한기총의 차별금지법 관련 인터뷰. 출처:한겨레


자신의 입으로도 동성애와 공산주의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는 이런 법안이 확산되면 사회적 혼란이 오고, 그 혼란에 대해 이익을 보는 곳이 북한이라는 해괴망칙한 유신정권 시절에서나 써먹는 논리를 한기총은 내세우고 있습니다.


좌파척결과 같은 이유가 한기총의 존재라고 말하는 저 사람이 과연 목사인지, 아니면 보수단체 대표인지, 정치인인지 저는 도저히 구별되지 않습니다. 교회의 존재는 정치가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전파하는 일이지, 어찌 종북타령이 될 수 있습니가?

'김일성 주체사상을 선전하고 김일성, 김정일을 찬양하는 교육과 영상과 각종 선동 등에 반대하는 말을 할 경우'에 차별금지법에 따라 처벌받는다고 가르치는 목사와 기독교 단체의 주장을 보면 어이가 없습니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의 주장, 북한 찬양 자체는 이미 국가보안법에 따른 처벌 대상이다.


흔히 '아이엠피터' 블로그에 와서 '너는 김일성 개XX, 김정은 개XX 라고 못하지, 그러니 넌 빨갱이야'라고 하는 이상한 '종북논리'를 펼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럼 박근혜 대통령도 '김일성 개XX'라고 못하니 종북입니까? 이런 수준이 바로 보수단체와 교회 연합체의 대표인 한기총의 논리입니다.

김일성을 욕해서 남북문제가 해결된다면 그런 욕 수천 번도 할 수 있습니다. 초등학생과 같은 논리로 어떻게 우리가 대북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로운 통일을 꿈꿀 수 있습니까?

 

장애,나이,성별,학력,정치,성적 지향 등의 이유로 소수자를 처벌하는 법안을 반대하는 한기총과 같은 기독교 단체가 오히려 한국 사회의 인권을 짓밟고 무시하여 대한민국을 분열하고,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는 집단, 그 자체입니다.

' 소돔과 고모라 멸망을 잘못 사용하는 기독교'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지만,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그리 떳떳하게 내세우지 않습니다. 그것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기독교인이 오히려 범죄를 저지르고 인권을 탄압하고, 교만과 독선을 고집하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입니다.

▲삼일교회는 전임목사의 성추행 사건을 후임목사가 부임하면서 사죄하는 광고를 냈다. 출처:뉴스앤조이


가장 신성해야 할 교회 목사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태연히 다른 교회를 개척하고, 대형교회 목사가 논문을 표절하고, 자신의 사유 재산처럼 교회를 가족에게 물려주는 행위가 떳떳하게 일어나는 곳이 바로 한국 기독교입니다.

그들이 '차별금지법' 반대에 힘을 쏟는 만큼의 노력으로 기독교의 회개를 촉구했다면 아마 대한민국 기독교는 지금보다 훨씬 나아졌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 '차별금지법' 반대를 주도하는 단체 중에는 이단 의혹을 받고 있는 단체도 있습니다. 그런데 교회는 이들과 함께 손을 잡고 차별금지법 반대를 외치고 다닙니다. 차별금지법이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믿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고 여기나 봅니다.

▲성경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기독교가 내세우는 주장에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소돔과 고모라'를 내세웁니다. 성적타락으로 이들이 멸망했으니 우리도 그런 심판을 받기 전에 '차별금지법'을 반대해야 한다고 합니다.


분명 소돔과 고모라가 성적 타락으로 멸망한 이유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철저히 남을 배척한 소돔과 고모라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하기 전에 천사를 보냈을 때 소돔과 고모라 성의 사람들은 그들을 외면했고, 오로지 롯이라는 인물만이 그들을 대접했습니다. 그 이유는 소돔과 고모라는 엄청난 부를 축적한 도시이지만 대단히 인색해서 나그네와 가난한 이민자가 들어 오는 자체를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아예 남을 돕거나 자선을 베푸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고 사형시키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이 왜 소돔과 고모라를 심판했을까요? 단지 성적 타락 때문에 그들을 멸망시켰을까요? 아닙니다. 하나님은 긍휼을 베풀지 않는 소돔과 고모라의 이기심을 싫어했습니다. 그래서 오죽하면 아브라함과 '의인'수를 놓고 협상을 벌일 정도였습니다.

성적타락도 분명 죄입니다. 그러나 그런 죄보다 더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 죄는 하나님을 올바르게 믿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지 않는 강퍅함에 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 앞에 나오기 전에 형제와 다툼이 있거든 화해하고 와야 기쁘게 받으시겠다고 한다.


오늘 글을 올리면 아마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이 개떼처럼 몰려와 악성 댓글을 달 것입니다. 블로그에서 글이 삭제되는 사례가 제일 많은 것이 바로 기독교를 비판해 기독교 단체가 삭제요청을 하는 경우입니다. 


[현대사] - 교회 비판했더니, 쥐도 새도 모르게 삭제당한 글
[현대사] - 일본에 불벼락 내릴것을 예언한 기독교인.

차별금지법이 동성애를 비판하는 목사를 잡아간다고 난리치는 기독교 목사 중에 과연 일제강점기처럼 목숨을 걸고 신사참배를 반대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정말 이들이 겁내는 것이 차별금지법일까요? 아니면 그들의 권력을 유지하지 못할까 봐 일까요?

남의 생각과 의견을 철저히 짓밟으며 고소,고발,삭제를 남발하고 소수자의 인권이나 차별, 부당한 대우는 외면하는 사람들이 기독교인입니다. 성경에 나온 나그네와 과부,고아를 도우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철저히 나그네와 가난한 자들을 돕지 않았던 소돔과 고모라 사람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