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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새누리당 경선을 보면 그들의 실체를 안다.



새누리당 경선일정이 시작됐습니다. 현재 집권 여당인 동시에 가장 강력한 대선 후보인 박근혜 의원이 포진한 새누리당의 경선은 18대 대통령 선거를 가늠할 수 있는 자료이자, 이들이 무슨 정책과 어떤 방법으로 다음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새누리당 경선은 초기부터 박근혜 의원과 비박주자들의 힘겨루기와 분열로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극적(?)으로 '결과에 승복하고 정권재창출에 온 힘을 쏟겠습니다'라는 서약식을 했지만, 경선이 시작된 21일에서 하루도 지나지 않아 파행 위기를 맞았습니다.

도대체 새누리당 경선에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지, 그들이 어떻게 경선을 치르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그녀를 위한 새누리당의 그녀만의 리그'

새누리당 경선은 처음부터 박근혜 의원과 비박주자들이 서로에게 유리한 경선룰을 적용하고자 하는 경기장 설립부터 문제가 많았습니다. 국민참여 경선을 요구하는 비박주자들의 경선룰 요구에 박근혜 후보측은 '절대 바꿀 수 없다'라는 주장을 고수했고, 결국 정몽준,이재오 후보는 새누리당 경선에 아예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김문수 경기 지사의 경선 참여로 일단 시작된 새누리당 경선은 합동연설회 횟수를 기존 13번에서 6번으로 줄이는 등의 연설 횟수로 비박주자들이 반발하자, 후보 합동연설회 횟수 10회,정책토크 3회로 합의해 겨우 일단락됐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후보 합동연설회에 대한 주제와 방식에 대해 비박주자들이 들고 일어섰습니다.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관리위원회는 7월21일 경선 선거운동 시작을 앞둔 20일 저녁에 경선에 참가한 후보들에게 주제가 정해진 찬조,동영상 연설에 대한 합동연설회 형식을 정했고, 이에 따르라는 통보를 합니다.

선거운동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후보 합동연설회 형식을 통보 받은 비박주자 4인 (임태희,김태호,김문수,안상수)은 즉각 비박주자 모임을 갖고 이에 관한 기자회견을 합니다.

“새누리당 경선 후보 4인의 요구”

1. 합동연설회 1부 진행방법과 관련하여

첫째, 주제를 정하지 않는다.
둘째, 찬조연설 및 동영상 선택은 각 후보자의 자율에 맡긴다. - 찬조연설자의 경우 현역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은 제외한다. 만일, 위 사항들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에는 합동연설회 1부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그 부당성에 대해서는 후보자 공동기자회견 등 공동대응 할 것이다.

2. 지역민방 방송토론은 반드시 2회 실시한다. - 1회 반드시 추가(OBS 등)

3. 국민선거인단 명부는 현재까지 준비된 상태(전당대회 대의원, 추첨당원명부)라도 조속히 후보자 측에 제공한다.
※ 상기 사항은 어제(7월 21일) 4인 후보 대리인이 만나 결정한 사항입니다.


'새누리당 경선 후보 4인의 요구'라는 제목으로 나온 비박주자들의 요구를 보면 합동연설회에 주제를 정한 새누리당의 방침에 정면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들은 주제를 정한 합동연설회 방식을 문제로 삼았는데, 그 주제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 새누리당의 경선 연설 일정


7월26일부터 광주,전북,전남 지역부터 시작되는 합동연설회는 총 10회인데, 1부에는 지정 주제를 발표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주제를 보면 '대통령 후보가 또 다른 대통령 후보에게','대통령이 된 후, 가장 먼저 시행할 정책','친구인 대통령 후보를 위한 찬조연설' 등 전반적으로 경선 후보들을 부각하는 연설만 있습니다.

사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가장 국민이 관심 있고, 투표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후보자들 간의 검증 부분입니다. 결국 이번 합동연설회의 경선룰은 칭찬은 하되, 후보의 자질 검증은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무슨 초등학교 학급회의나 반장 선거도 아닌 대한민국 정치를 책임지고 있는 새누리당에서 '칭찬릴레이'만 하자고 나선 것입니다.

▲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 경선에서 치열하게 토론과 연설을 했던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

여기에 동영상을 제작하는데 최소 일주일 이상 걸리고, 돈도 많이 드는데, 박근혜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그만한 시간과 돈이 부족한 상황에서 동영상 발표를 하라는 것은 한마디로 부잣집 딸내미를 위한 편파적인 과제물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박근혜 후보의 장점은 부각하게 시키고, 단점을 감추는데 효과적인 새누리당의 경선은 결국 그녀만을 위한 리그였습니다.

' 새누리당 대선 경선 포스터를 살펴보니'

새누리당 경선이 시작되면서 경선에 참가한 후보자들의 경선 포스터들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포스터를 보면 새누리당 경선에 나오는 후보들이 가진 생각과 그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임태희 전 청와대 대통령실 실장은 MB정권 후반기를 책임졌던 인물입니다. 그는 반노동정책을 수행하면서 노동자를 힘들게 하더니 대통령실 실장으로 국민의 입에서 한숨만 나오게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박근혜 의원은 1988년부터 14년간 국회의원을 지냈던 5선 국회의원인데, 그녀가 14년간 복지나,경제 등 민생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한 법안은 단 1건이었습니다. 유신 시절에는 퍼스트레이디로, 유신이 끝나자 장물로 부와 권력을 누렸던 인물이 14년간의 국회의원 생활에서 국민을 위한 민생 법안을 1건 해놓고, 이제는 국민의 삶과 함께 가겠다고 합니다. 과연 믿을 수 있을까요?

성 추문과 돈 살포 의혹을 받았던 김태호의 '문제는 낡은 정치다'라는 표어와 인천시장 재직 시 9조 원 빚더미를 인천시민에게 안겨주었던 안상수 후보의 '빚 걱정 없는 우리 가족', 독재자 이승만, 군사쿠데타 박정희 ,12.12 반란 전두환을 대한민국의 정통성이라고 주장하면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말하는 김문수 경기지사를 보면 이들이 언제까지 입에 발린 정치 구호만 내걸고 국민을 기망하려는지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

▲ 새누리당은 경선에 안심번호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출처:새누리당 홈페이지


우리가 흔히 새누리당의 낡은 정치, 국민을 속이는 정치를 비판하면서 왜 자꾸 국민이 그들에게 표를 던지는지는 잘 모릅니다. 새누리당은 표를 얻기 위한 전략과 정책을 포장하는 기술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새누리당의 경선 주제 연설과 동영상 연설을 보면 새롭게 변모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박근혜 후보에 대한 공격을 차단하기 위한 방식입니다. 그런데 대다수 국민은 그것은 모르고, 그저 새누리당이 낡은 정치를 버리고 새롭게 국민에게 다가간다고 칭찬을 합니다. 이것이 지금 새누리당에 왜 국민이 속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선생님은 백설공주 연극을 하면서 백설공주가 되려면 멋진 드레스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드레스가 없는 가난한 집 아이들은 그저 난쟁이가 되어 공주님에게 충성을 맹세해야 합니다. 연극을 보는 관람객들은 난쟁이를 보살피는 백설공주의 마음씨와 멋진 드레스에 '역시 공주님이야'를 환호합니다.

세상에 정치인은 많습니다. 그러나 그 정치인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려는지, 다시 청와대에 살고 싶어 정치하려는지 잘 봐야 합니다. 청와대에 사는데 들어가는 모든 비용은 몽땅 국민이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