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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수첩공주'에서 '고소공주'로 바뀐 박근혜


박근혜 새누리당 위원장이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사실 정당 정치 사회에서 정당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서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원내 대표가 아닌 정치인과 국회의원 사이에서는 종종 발생하나. 이렇게 각 정당 대표 간에 명예훼손으로 고소 하는 일은 드물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정당 대표의 명예훼손 소송이 배수진을 치지 않는 한 고소 자체로 큰 도덕성의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박근혜 전 위원장이 박지원 비대위원장을 고소한 이유는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로 구속된 박태규씨와 박근혜씨를 만났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전 위원장은 “박태규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고 만난 적도 없다.” 면서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허위로 네거티브를 하고 있다.”며 박지원 비대위원장의 고소 배경을 밝혔습니다.

막강 대선 주자의 한 명인 박근혜 전 위원장이 박지원 비대위원장을 고소한 배경에는 앞으로 이런 네거티브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여 앞으로 있을 대선 운동 과정에서 받을 공격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가 있습니다.

박근혜 위원장은 박태규씨와 만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박지원 위원장은 자신의 발언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이미 그때 복수의 인사들로부터 박태규씨가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과 여러 번 만났다 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박태규씨는 잘 아시다시피 저축은행 로비스트로서 유명하지 않습니까?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만나서 저축은행 로비에 관한 얘기를 나눴는가 안 나눴는가를 검찰이 밝혀내야 한다, 이렇게 요구한 겁니다" (5월23일 손석희의 시전집중 인터뷰 중에서 발췌)

사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박근혜 전 위원장의 고소에 대비한 충분한 증거 자료가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저는 제보의 확실성을 믿고 있고요. 또 그분들이 그러한 위치에 있는 분들입니다. 또 두 번째로 시사IN 주진우 기자는 어제도 전화 와서 함께 만났던 사람들을 만나가지고 계속 취재를 했고 그러한 육성녹음을 가지고 있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우리가 지금 박근혜씨로부터 박지원, 김어준, 주진우 이 세 사람이 고소당했으니까 그러한 자료를 충분히 자기가 축적하고 있다, 그런 얘기를 해오더라고요."(5월23일 손석희의 시전집중 인터뷰 중에서 발췌)

그런데 박지원 위원장은 단순히 증거가 있다고 박근혜 위원장의 명예훼손 고소에 대한 자신감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소 자체를 반기고 있습니다. 그것은 만약 박근혜 위원장과 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만난 것이 사실이라면 엄청난 후폭풍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선주자 1위에서 아예 대선 후보에서조차 쫓겨날 수도 있는 것이 이런 명예훼손 소송이 가져올 위험성입니다. 박지원 위원장과 나는 꼼수다 팀이 어떤 증거를 가졌는지 확실히 모르지만, 박근혜 집안이 저축은행에 대한 의혹을 받을만하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합니다.


박근혜 위원장의 동생 박지만씨는 신삼길 전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친분이 있었고, 그 영향으로 부인이자 박근혜 위원장의 올케 서향희씨는 삼화저축은행의 고문 변호사로 활동했었습니다. 특히 서향희씨는 신삼길 저축은행 회장이 구속되던 4월까지도 삼화저축은행과 고문 변호사 계약이 되어 있었는데, 신 회장이 구속되자 고문 변호사직을 사임했습니다.

신삼길,박지만,박태규씨를 잇는 연결고리는 소망교회입니다. 박태규씨는 소망교회 집사로 20년간 활동하면서 정,재계 인사와 친분을 쌓았다고 하는데, 신삼길 회장과 박지만씨도 소망교회에서 만난 자주 운동도 하면서 밥도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듯 많은 사람이 의혹을 품을 흐름 속에 박근혜 전 위원장과 박지만씨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런 의혹을 정치인에게 제기한다고 고소를 하는 것이 당연한 일로 치부하기는 이상합니다.

박근혜 전 위원장은 “정치 지도자나 언론은 국민에게 진실을 얘기해야 하는데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서 법적인 조치를 했다.” 면서 고소를 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를 진실만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새누리당도 잘못된 언론 보도를 가지고 공격하는 일은 다반사입니다.

▲ 새누리당의 노건평씨 관련 공식 논평


새누리당은 검찰이 흘린 '노건평씨 뭉칫돈'을 그들과 친한 언론의 '괴자금' 단어까지 사용하여 노건평씨부터 노무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네거티브 공세를 펼쳤습니다.

이 논평이 나온 뒤에, 이 괴자금에 대해 검찰은 말을 바꾸었고, 또한 수백억 원의 자금이 4년 동안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도 사실과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정치] - 검찰'노건평 뭉칫돈' 무엇을 노렸나?

그렇다면 새누리당은 전혀 근거도 없는 검찰 관계자의 말을 받아쓰기한 언론의 말만 믿고 허위사실을 새누리당 공식 대변인이 말했으니, 새누리당 전체가 허위사실 유포로 명예훼손을 당해야 마땅합니다.

저는 박근혜 위원장의 명예훼손 고소 자체가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라고 보지 않습니다. 정치인들끼리 네거티브 공세를 서로 해대면서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를 무기처럼 들고 나오는 쇼가 늘 벌어지는 곳이 대한민국 정치판이기 때문입니다.

 

▲ 민주통합당 대변인이 브리핑한 박근혜 전 위원장 관련 브리핑


저는 이번 기회에 박근혜 전 위원장이 민주통합당도 고소했으면 좋겠습니다. 진짜 박태규씨를 만난 일이 없어 민주통합당이 명예훼손으로 처벌받는다면, 앞으로 정당 대변인들이 상대방을 향한 공식 논평에 진실이 아닌 주장은 꿈도 못 꿀 사례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정치인의 말을 늘 100% 믿을 수도 없고, 안 믿을 수도 없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말과 행동이 정치적 행동과 계산을 통해 이루어지고, 연예인 관련 루머처럼 나중에는 진짜로 밝혀지는 일도 허다하기 때문입니다.

▲ 탁현민 교수가 올린 박근혜 위원장 고소에 대한 나꼼수 김어준 총수의 사진


정치판의 진실은 그 누구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검찰이 그런 사실을 밝힐 수 있는 사법기관인지도 의심스럽습니다. 그래서 나꼼수 김어준 총수처럼 국민은 앉아서 과연 누가 제대로 당할지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내가 먼저 할 일은 나 자신에게 진실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찌 자신이 진실치 못하면서 남이 나에게 진실하기를 바라겠는가? 만일 그대가 그대에게 진실하다면 밤이 낮을 따르듯 아무도 그대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월리엄 셰익스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