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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검찰'노건평 뭉칫돈' 무엇을 노렸나?



검찰은 노무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의 비리의혹을 수사하면서 "건평씨의 자금관리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계좌에서 수백억 원대 뭉칫돈이 발견돼 확인하지 않을 수 없다" 면서 '300억 원 뭉칫돈' 피의사실을 밝혔습니다. (사실 검찰의 이런 피의사실 공표는 그 자체로 법을 위반한 행위)

그런데 이런 노건평씨의 혐의가 과연 사실인가 아닌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검찰은 말을 바꾸어 이 돈이 노건평씨와 연관이 없다는 식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노무현 서거 3주기에 맞춰 터져 나온 '노건평,300억 원 뭉칫돈'이라는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가 무엇을 노렸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노건평 300억 원 뭉칫돈 과연 사실일까?'

우선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노건평씨의 돈으로 보인다는 300억원 뭉칫돈의 사실 여부를 주목해야 합니다. 과연 그 돈이 비자금이 맞는지, 대가성이 있는 뇌물이나 검은돈인지가 밝혀지거나 아니라면 검찰이 무슨 의도로 이런 짓을 했는지까지 파헤쳐봐야 합니다.

▲ 노건평씨 자금 흐름도에 나온 300억 뭉칫돈(?)계좌 원본출처:국민일보


검찰은 고철업자 박영재씨가 노건평씨의 진영중학교 후배로 노건평씨의 자금관리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영재고철 대표 박영재씨와 동생 박석재씨 관련 계좌에서 2005년부터 2008년간 300억원 입출금 내역이 있다면서 이 돈이 '300억 뭉칫돈'의 실체라는 식으로 피의사실을 공표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돈이 오갔다는 사실만 나왔지, 왜, 무슨 이유로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 하나도 없습니다.

○ 300억 뭉칫돈 VS 수백억 원의 거래

우리가 그냥 '300억 뭉칫돈'이라고 하면 수상하게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 검찰이 밝힌 '300억 뭉칫돈'이라는 그 거래 내역에서 300억원 짜리는 없었습니다. 단지 2005년에서 2008년까지 수백억원이 거래되었을 뿐입니다.

300억원이라는 거액이 한번에 들어오면 의심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돈은 없었고, 단지 수백번의 거래를 통해 이루어진 합계만 가지고, '300억원 뭉칫돈'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 연간 150억원 매출 회사의 3년간 통장 내역

검찰이 노건평씨 자금관리인으로 지목한 영재고철의 연간 매출액은 150억 원입니다. 검찰은 3년간 이 회사 관련 계좌에서 수백억원이 거래됐기에 의심스럽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연간 매출액 150억원 회사에서(혹시 고철회사라고 옛날 고물상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무시하시기 바랍니다. 요새 고철회사는 폐기물업체로 규모가 일반 중소기업보다 훨씬 큽니다.) 3년간 거래했던 통장 내역이300억 원이라고 밝혔다면 '300억 뭉칫돈' 의혹은 생길 수 없습니다.

150억원 X 3년= 4백50억 원입니다. 그런데 회사가 매출만 통장에 거래됐겠습니까? 매입,매출은 물론이고, 부채,대출 등의 모든 거래 내역이 통장에 나옵니다.

저 같은 가난한 전업블로그만 해도 주 거래 계좌 통장의 입금 내역을 계산하면 실제 버는 돈의 두 배는 넘습니다. 그것은 빌린 돈이나 누구에게 줄 돈 등의 모든 돈이 입금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영재고철은 부채가 약 60억 원이 있는 회사입니다. 또한 일부 언론에서는 돈이 들어왔다가 바로 빠져 나갔다는 정황이 의심스럽다고 하는데, 고철 회사의 특성상 고철을 팔아 돈을 벌지만, 고철 매입 금액을 지급하는 부분을 생각한다면 이런 논리는 초등학생이나 이해되는 조작입니다.

▲ MBC가 보도한 '돈세탁' 관련 발언 검찰 관계자의 말 출처: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검찰은 단순 거래내역을 '돈세탁','생각보다 치밀'하다고 부풀렸습니다. 얼핏 들으면 마치 수백억 원의 뭉칫돈이 세탁된 계좌처럼 들리는 검찰의 주장을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관련 계좌의 주인공을 소환해서 조사하면 됩니다. 그런데 실제 영재고철 대표 박영재씨는 검찰이 자신에 대해 조사를 하지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이 왜 나를 불러 조사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언제라도 검찰이 부르면 나가서 문제없음을 증명하겠다" (영재고철 박영재 대표)

검찰이 말만 하고 그를 불러 조사하지 않자, 오히려 영재고철 박영재 대표는 언론에 만나 모든 거래 내역을 공개했습니다. 또한, 검찰이 동생 명의의 농협 계좌가 의심된다고 했는데, 이 계좌 또한 모든 거래 내역을 언론에 보여줬습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검찰은 절대 보여주지 못하겠다던 '300억원 뭉칫돈' 거래 통장을 오히려 검찰이 지목한 범인(?)이 밝히는 모습이....


박영재 대표가 보여준 통장 거래 내역을 보면 수억 원의 입금 내역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돈은 모두 거래처에서 입금된 대금이었고, 실제 은행 잔고는 6천만 원뿐이었습니다.

결국, 검찰이 밝힌 '300억원 뭉칫돈'은 3년간 영재고철의 회사 통장에 거래된 통장 내역,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야만의 언론, 검찰의 받아쓰기를 하다'

검찰의 '300억원 뭉칫돈' 발언이 나온 뒤부터 모든 언론은 이 자금이 노무현 대통령의 숨겨진 비자금이라는 의도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TV 조선'은 단독이라는 타이틀로 '노건평 씨 주변 뭉칫돈 최소 250억 원'이라는 방송을 내보냈고,'조선일보'는 한술 더 떠서 '돈세탁 의혹'이라는 단어를 통해 비자금→돈세탁이라는 연관 지어 버렸습니다.

여기에 동아일보는 '250억 계좌 주인은 동생 석재씨'라는 제목을 통해 이 계좌의 돈이 확실하게 숨겨진 비자금이라는 상상력을 더하게 만들었습니다.


KBS와 MBC 방송도 '노건평관련 수백억 뭉칫돈'이라는 타이틀을 통해 마치 숨겨진 비자금을 찾아낸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언론의 내용은 어디에서 근거가 되었을까요?


방송과 언론이 쏟아냈던 '300억 뭉칫돈'의 출처는 이준명 창원지검 차장검사의 말이었습니다. 이준명 차장검사는 18일 검찰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노씨의 자금관리인으로 추정되는 주변인 계좌에서 수백억원대의 뭉칫돈이 발견됐다"면서 "골치 아프다. 의심스런 계좌에 대해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말과 함께 "노 전 대통령 주위 사람들이.."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이 말은 노무현 대통령의 숨겨진 비자금이라는 대형 비리 사건을 발견했다로 인식됐습니다.


5월21일 오전까지도 이준명 창원지검 차장검사는 "큰 오보는 없다.비교적 정확하다"라면서 자신의 발언이 사실이라고 강하게 기자들에게 말했지만, 5월21일 오후 갑자기 말을 바꿉니다.

검찰이 노건평씨 지인들 계좌를 모두 조사하는 과정에서 영재고철 박영재 대표의 계좌를 발견했지만, 사실 이 계좌가 노건평씨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시인한 것입니다. 아무런 팩트도 없는 이야기가 진실처럼 둔갑한 것입니다.

언론은 취재라는 것을 합니다. 그런데 그 취재가 검찰의 받아쓰기였고, 검찰은 이 받아쓰기 문제를 잘못 내준 것입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검찰과 언론 과연 무엇을 노렸는가?'

조금만 살펴보면 아무런 연관성이 없고, 범죄도 아닌 통장 거래 내역을 가지고 검찰과 언론은 마치 노무현 대통령의 숨겨진 비자금처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이들이 이런 조작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MB의 부정과 비리에 대한 물타기

현재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시중과 박영준이 '파이시티'인허가 로비 의혹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의혹의 몸통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있습니다.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도시물류기본계획 연구 용역'을 발주했고, 파이시티에 백화점 등을 허용하는 세부 시설 변경을 승인했다는 근거가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노건평 뭉칫돈 300억원'이 나오자 이런 기사들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모든 언론이 갑자기 '노건평 뭉칫돈'만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한 MB친위조직 관련 보도가 '꽃뱀' 사건이라는 가쉽기사보다 더 뒤편에 배치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무엇을 위해서겠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과 비리 의혹을 막아내기 위한 물타기라고 의심됩니다.

○ 노무현과 문재인 죽이기

지금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3주기'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대선 출마와 관련해 '노무현'이라는 정신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노건평 뭉칫돈 300억'설이 터지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과 그의 정신이 퇴색되고 있습니다.



<경선승리, 대선 승리 과제>(KBS, 조성원)
<박근혜,5.18 민주묘지 참배>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일부 언론에서는 지금 새누리당이 친박일색으로 박근혜 위원장의 사당(私黨)화에 비판하고 있지만, KBS는 오히려 새누리당의 친박일색 문제점을 옹호하고 있습니다. 또한 조선과 중앙,동아일보는 박근혜의 5.18 민주묘지 참배를 부각하면서 그녀 띄워 주기에 정신이 없습니다.

조현오 경찰청장의 차명계좌 발언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노건평 뭉칫돈 300억이 보도되는 과정을 유심히 살펴보면, 지금 언론과 검찰이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3주기를 퇴색시키면서 자연스럽게 문재인 이사장을 대선 후보 자격에 미달되는 상황을 만들어 버리는 것입니다.


검찰과 언론은 전혀 근거도 없는 차장검사의 발언을 가지고 노건평씨 지인 회사 통장은  300억 비자금 통장으로 둔갑시켰고, 전직 대통령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비자금의 주인으로 만들었습니다.이런 사람의 친구인 문재인이 과연 새누리당의 박근혜 위원장에 비견될 수 있는 대선 후보이겠느냐는 물음을 대한민국에 던져 놓은 것입니다.

마치, 먹잇감을 찾느라 눈이 벌개진 하이에나의 무리에게 어린 양의 가면을 씌어 놓고 풀어준 꼴입니다.
 


내일이면 노무현 대통령 서거 3주기를 맞습니다. 많은 사람이 노무현을 그리워하고, 노무현의 정신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정신을 다시 새롭게 완성하려는 문재인의 이름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이날이 싫겠지만, 검찰과 언론은 진실을 규명하고 보도할 책임이 있는 자들입니다. 그런데 그런 자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언론과 검찰 조직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거짓을 진실이라고 믿으면 진실이 되고, 진실을 거짓이라고 믿으면 거짓이 됩니다. 거짓과 진실을 바꾸는 자들이 원하는 것은 오로지 그들의 권력에 위협이 되는 요소를 제거하기 위함입니다. 당신은 언제까지 거짓을 진실이라고 믿고 살려고 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