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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김태호,노래방에서 50만원 내고 성추행까지?


4.11 총선 김해 을 지역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이 2011년 10월 노래방 모임에 참석하여 노래 2곡을 부르고 50만 원을 내고 갔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19일 김해시청 브리핑룸에서 50대 여성 A씨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해 10월 말 김해 장유면 소재 한 노래방에서 모임을 했고, 그 자리에 수행원과 함께 참석한 김태호 의원이 노래 2곡을 부른 뒤, 노래방 탁자 위에 50만 원을 놓고 갔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0월 말께 김해 장유에서 제 친구를 따라 식사를 한 후 2차로 장유지역에 있는 모 노래방으로 갔다. 그곳에는 남녀 10여 명 내외가 있었고, 조금 있으니 김태호 의원이 남자 한 명과 함께 와서 노래를 부른 뒤 5만 원짜리 지폐를 꺼내 테이블 위에 놓고 갔다.이후 대충 얼마인지 세어보니 50만 원이었다. 일행들은 그 뒤 노래 몇 곡을 더 부른 뒤 식당을 운영하는 한 일행이 돈을 챙겨 넣었고, 그 이후에도 일행들과 함께 3차까지 갔다" (A씨 기자회견 내용)

만약 A씨의 주장대로라면 이것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모든 진술이 맞지 않는 경우도 봤기 때문에 과연 그녀의 이야기가 진실인지 그리고 김태호 의원의 변명이 맞는 것인지, 여러모로 살펴봐야 합니다.

▶ 몇 개월 전 사건을 왜 지금 말하는가?

A씨는 '몇 개월 전에 자신이 이런 이야길 하면 누가 믿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지금은 여야 모두 쇄신 바람이 불어 시기적으로 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그녀의 말도 맞습니다. 실제로 총선을 앞두고 밝히는 것이 훨씬 보호받을 수 있고,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낼 수 있기도 합니다.

사실 A씨는 지난 12일 김해선관위에 김태호 의원의 노래방 사건을 신고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현재 신변이 노출돼 주위로부터 제보한 것을 취소하라는 전화와 만나자는 전화가 걸려와서 두려움에 외출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기자회견을 통해 모두 공개하는 것이 신변을 보호받는 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즉 처음부터 기자회견을 한 것이 아니라, 일단 김해선관위에 신고하고 그 후에 신변의 위험 때문에 그녀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을 전면에 터트린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호 의원의 3無 선거운동 공언 내용 출처:김태호 선거본부


▶ 선관위의 이상한 수사

A씨는 이번 사건이 금방 끝날 줄 알았다고 합니다. 그녀는 진술서는 물론이고, 모임 참석자의 대화를 녹음한 자료까지 제출했기 때문입니다.

12일 선관위에 신고한 A씨에게 선관위는 이틀만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14일, 선관위에서는 돈을 가져간 사람에게 누구 돈인지 모르지만, 탁자 위에 있던 돈으로 노래방비와 술값 등을 계산했다는 진술까지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일이 벌어지게 됐습니다.

- 녹취록 공개: 선관위는 A씨에게 이 사건을 검찰에 넘기면 신분이 노출될 수 있으니 괜찮냐고 물어, A씨는 검찰에 넘겨도 된다고 밝혔습니다. 선관위가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녹취록은 중요한 증거라 당연히 검찰에 넘겨야 하는데, 굳이 녹취록을 넘겨도 되느냐고 묻는 선관위의 의도가 조금은 이상합니다.

- 김태호 의원 소환: 선관위는 16일 오전 중에 김태호 의원이 선관위에 오기로 되어 있다면서, 김태호 의원이 오고 난 뒤에는 이런 사실을 언론에 공개해도 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16일 김태호 의원은 소환되지 않았습니다.

- 선관위의 이상한 전화: 선관위는 16일 A씨에게 전화해서 '인적이 드문 조용한 곳에서 만나자'고 했고, A씨는 이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하자고 했던 선관위의 태도가 자신을 핍박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태호 의원은 지난 18일 이번 총선에서 '무 비방, 무 탈법, 무 금품 3대 원칙'으로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성명서를 냈습니다. 이랬던 그가 만약 이번 사건이 진실로 밝혀지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 노래방 사건에 대한 김태호 의원의 보도자료 출처:김태호 선거본부


'김태호 의원 노래방 금품 의혹, 진실일까?

이 사건에 대해서 김태호 의원 측은 근거 없는 흑색선전이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김태호 의원 보도자료에서 보듯이, 그날 노래방 모임에 김태호 의원이 참석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쟁점은 돈을 준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인데, 그날 참석자들을 모두 불러서 조사해보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진짜 50만 원을 받았다면 10배 이상 50배 이하 금품에 대한 과태료, 즉 수백만 원의 과태료를 그날 참석자들이 나눠서 내야 하는 부분에 참석자들이 많은 우려를 하고 있을 가능성은 높습니다.

제 생각은 일단 A씨의 말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그것은 기자회견을 먼저 한 것이 아니라, 먼저 선관위에 고발했고, 나중에 선관위 조사가 자신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상황이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을 보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지난해 노래방 사건을 왜 지금 고발했느냐는, 나중이라도 혹시 이 사건이 밝혀져 50배 과태료를 모면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느냐는 의심도 듭니다. 그

어떤 이는 그녀가 거짓으로 김태호 의원을 비방하기 위한 거짓말로 볼 수 있는데, 단순 언론사 제보라면 상관없지만, 선관위에 고발한 모습이나 기자회견으로 미루어,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 김태호 의원의 노래방 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는 A씨, 출처:노컷뉴스


'김태호 의원, 성추행까지??'

A씨는 기자회견에서 김 의원이 술값을 낸 노래방에서 화장실을 다녀 오는 중에 김태호 의원과 수행원을 복도에서 만났고, 갑자기 김 의원이 다자고짜 두 손으로 A씨의 두 빰을 감싸고 만졌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이는 명백한 성추행이며,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밝혀으며, 현재 김해서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입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김태호 의원은 금품에 성추행까지 벌인 파렴치한 범죄자가 됩니다. 사실관계는 정확히 밝혀지겠지만 (제 생각은 합의 내지는 유야무야 끝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런 문제가 불거져도 김태호 의원의 변명을 믿을만한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사퇴 소식을 다룬 기사 출처:중앙일보 8월30일자 1면


'믿을 수 없는 양치기 소년, 김태호'

여타의 총선 후보자들의 사건이라면 굳이 포스팅까지 쓸 사건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김태호 의원은 전적이 화려한 거짓말쟁이라 이번 사건도 혹여 거짓말이 아닐까 의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시사] - 이명박 개각단행.노무현좌파 비난 김태호 총리후보

김태호 의원은 총리후보 인사청문회에서 보여주었던 거짓말 때문에, 결국 총리 후보직에서 사퇴했던 인물입니다. 어떤 정치적 논란이라면 국민이 이해하겠지만, 총리가 되겠다고 뻔뻔하게 수차례 거짓말을 당당히 했던 그의 모습이 기억나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그의 말을 믿지 않을 것입니다.

▲ 노무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는 김태호 4.27 총선 후보자 출처:연합뉴스


김태호 의원은 지난해 4.27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느닷없이 노무현 대통령 묘소를 찾아 무릎 꿇고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특권 없는 정치와 지역차별을 뛰어넘는 정신을 보여준 ‘우리의 대통령’이다”고 칭송했고, 많은 사람들이 그가 이제 정신 차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노무현을 정치적으로, 정파적 차원에서 이용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을 했는데, 이 말은 결국 김해을에 출마한 김경수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포석이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좌파정권 10년' 운운하며 노무현 대통령을 공격했던 그가 갑자기 '우리의 대통령'이라고 칭송하며 묘역을 참배하자 공식적인 사과로 봤지만, 사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김경수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해 '더는 노무현 대통령 이름으로 선거하지 마라'는 공격이었습니다.

▲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2006년 2월에 만났던 김태호


총리 후보 인사청문회 당시 박영선 의원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언제 처음 만났느냐고 묻자, 김태호 후보는 2007년 이전에는 결코 만난 적이 없었다고 큰소릴 쳤습니다. 2006년 10월 골프장에서 만난 기록을 주자, 이번에는 2006년 가을 이전에는 결코 안 만났다고 또 당당하게 목소릴 높였습니다. 

그러나 결국 2006년 2월에도 박연차 회장과 만난 적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김태호라는 인물이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이나 거짓말을 당당히 할 수 있는 성품의 소유자라는 것을 우리는 깨달았습니다. 

큰 아이에게 자기 전 읽어줬던 '양치기 소년'이라는 동화책이 생각납니다. 김태호 의원이 아무리 진실이라고 떠들어도 이제 그를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것은 그가 자초한 일입니다.

까도 까도 양파처럼 거짓말을 했던 그가 "그 배후와 허위주장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 라는 협박보다, 이런 일에 대해 명백하게 사실관계를 국민에게 밝혀야 할 것입니다.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 때문에 죄 없는 양만 잡혀먹힌 일처럼 자신의 행실로 김해을 후보자들을 괜히 괴롭히지 않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