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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흔들리는 야권연대,누가 막을 수 있나



4.11 총선에서 국민의 승리를 위한 야권연대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불과 보름도 안 된 시점에서 지금 야권연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경선에 불복한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나옵니다. 이정희 의원의 여론조사 조작으로 사퇴의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그저 잠시 흔들리는 모습으로 보기에는 너무 위태롭습니다. 

근간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어이가 없고, 분통이 터질 지경입니다. 이런 야권연대의 흔들림은 결국 국민에 대한 배신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도대체 야권연대 흔들림의 정체는 무엇이고, 과연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보겠습니다.

■ 예견된 문제점, 국민을 위한 공천이 아닌 정치인들만의 공천

이번 야권연대 흔들림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공천입니다. 민주통합당은 물론이고 통합진보당에서도 공천에 대한 불만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공천의 어떤 점이 문제일까요

바로 감동도, 전략도, 포석도 없는 자신들만의 공천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새누리당의 공천이 문제가 된다고 하지만 그들 보수의 눈으로 볼 때에는 나름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심각한 공천 인물들은 잽싸게 공천을 취소하는 발 빠름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략적으로 유리한 포석을 묘수로 던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반해 민주통합당은 끝갈데 없는 공천 잡음이 나오고, 국민의 눈으로 볼 때 아무런 전략도 의미도 없는 돌을 묘수라고 팍팍 바둑판 위에 놓고 있습니다.

지금 야당이 생각해야 할 것은 4.11 총선 이후 자신들의 입지가 아닙니다. 이번 선거는 철저하게 MB 정권 심판입니다. 심판과 복수는 반드시 구분되어야 합니다. 심판은 현 정권의 문제점을 정죄함으로 다음 정권이 제자리로 찾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지금 야당은 복에 겨웠는지, 아니면 승리에 도취되서 이성을 잃었는지,마치 정권을 탈환하고 난 뒤에 국정을 운영하려는 사람들로 공천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4.11총선을 위해 가장 필요한 인물이 MB 심판을 위한 공격수들입니다. 지난 4년간 철저하게 MB정권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것이 왜 잘못한 일인지, 무엇이 문제인지를 아는 인물들이 19대 국회에 진출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청문회를 이끌며 MB정권 심판론의 골대에 골을 자꾸 넣어줘야 합니다. 대표적인 인물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조사하고 파헤쳤던 김진애 의원 같은 인물입니다.

두번 째는 야권연대를 위한 전략가,협상가,국민이 인정하는 인물들이 나와야 합니다. 새누리당은 벌써 박근혜를 중심으로 대선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결코 정권을 내줄 마음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들의 무서운 전략을 배워야 합니다.

여기에 인물론으로 국민이 인정하는 후보가 나와야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민주통합당이나 진보통합당이나 문제 있는 인물이 그대로 공천을 받습니다. 특히 야권연대를 위한 협상가도 없어 보입니다.

▲ 7.28 재보궐선거 유세에 나선 정세균 대표와 장상 민주당 후보

우리는 2010년 7.28 재보궐 선거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당시 정세균 대표는 장상 후보를 내세웠습니다. 인물론,전략공천,쇄신 무엇하나 내세울 것 없는 공천이었습니다. 결국, 장상 후보는 이재오 의원에게 졌고, 이는 6.2지방선거의 승리를 다시 한나라당에 내준 꼴이 됐습니다.

새누리당이 잘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오로지 민주당의 문제였고, 어리석음으로 발생한 예견된 패배였을 뿐입니다.

야권은 지금 자신들만의 공천을 하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의 생각을 대변해서 싸우기만 해도 이길 싸움을 자신들이 잘났다고 온갖 악수(惡手)를 두고 있습니다. 귀수(鬼手)처럼 놀라울 정도의 묘수는 아니더라도 그냥 정석대로만 둬도 이길 바둑을 자신들 멋대로 두어 지금 바둑판을 뒤흔들고 있는 것입니다.

■ 포탄이 날아오는 전장의 참호에서 서로 싸우는 아군들

저는 요새 통합진보당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잘나서가 아닙니다. 통합진보당이 원내교섭단체로 국회에 진출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제 생각은 아랑곳하지 않고 저를 통합진보당 세력들은 지지자로 인식하고, 민주통합당 지지자들은 공격합니다.

저에 대한 공격과 상반된 모습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아무런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움직임이 지금 온라인을 중심으로 민주통합당 ↔ 통합진보당의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매체들이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야권연대의 시작부터가 잘못이었다는 비난부터, 야권연대가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되었다는 물타기 기사까지 연일 야권연대를 향한 맹공격이 정신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공격이 나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요? 바로 '그래 야당이나 여당이나 똑같은 놈들이야, 그냥 뭐 대충 찍지' 이런 일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총선도 별다른 이변 없이 그대로 새누리당의 부동지지층이 야권분열표를 뛰어넘는 결과를 나오게 할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계는 전쟁터와 다름이 없습니다. 그런데 연합군들은 밀려오는 적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것이 아니라 참호에서 서로 주먹다짐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있으면 결과는 뻔합니다. 항복해서 포로가 되던지, 아니면 전사하든지 둘 중의 하나입니다.

다시 MB정권의 포로로 겨우 생명만 유지하면서 살고 싶습니까? 그냥 죽은 듯이 정치에 눈도 안 돌리고 살렵니까? 무엇이 살 수 있고 승리하는 길인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 흔들리는 야권연대, 누가 막을 것인가?

지금 흔들리는 야권연대를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는지 고민해봤습니다. 뾰족한 방법은 없습니다. 오로지 정석으로 나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 야권 내의 모든 분열을 조장하는 사람들을 내치시기 바랍니다.
야권단일화에 불복하는 사람들은 아무리 능력 있어도 버려야 합니다. 그들이 없다고 해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그들을 껴안고 가는 것은 화약을 지고 가다가 자신의 발에 걸려 넘어져 아군기지만 폭파되는 결과만 가져올 뿐입니다.

○ 야당 지지자들은 지금 당장 주먹다짐을 멈추기 바랍니다.
지금 우리가 싸울 상대는 통합진보당이나 민주통합당이 아닙니다. 왜 아군끼리 서로 주먹을 휘두르고 피를 흘립니까? 당장 멈추고 냉정한 눈으로 우리의 적이 누군지, 우리가 무엇을 위해 야권연대를 하려고 했는지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 정당 지도부는 국민의 편으로 돌아오기 바랍니다.
정당 지도부는 그들을 움직이는 세력들로 떠나 국민에게 돌아와야 합니다. 지금 그들이 하는 말이 다 옳고, 전략적으로 잘 먹힐 것 같지만, 그들은 오로지 자신들의 기득권을 챙기기 위해서만 존재합니다. 정당 지도부가 똑똑하다고 믿는 그들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야당이 이렇게까지 국민에게 지지를 받게 된 이유는 그들이 잘나서가 아닌 국민의 선택이었고, 그 선택의 이유는 권력욕이 아닌 더 나은 미래를 향한 국민의 의지였습니다.

○ 야권연대를 위한 초당적 기구를 제일 우선으로 두기 바랍니다.
'야권단일화 경선 위원회'나 '희망2013,승리2012 원탁회의'와 같은 범야권 인사들의 모임을 합쳐 하나의 초당적 기구를 설립하여 각 정당들이 따르게 해야 합니다. 이들에게 주어진 권한과 임무는 단 하나, 야권연대이고, 그 야권연대를 위해서 각 정당들은 기득권 포기는 물론이고, 그 결정을 존중하고 따라야 합니다.

○ 야권연대를 위해 국민이 힘을 합쳐야 합니다.
정당 지도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국민이 내야 합니다. 아무리 이정희 의원을 지켜주고 싶다고 해도 그녀의 잘못을 인정하고 더 큰 그림을 그리게 해줘야 합니다. 한명숙 대표의 한계를 지적하고 그녀가 모든 계파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그녀에게 누가 제일 무서운 권력인지 깨닫게 해야 합니다.

국민이 한목소리로 야권연대의 명제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그 목표를 위해 정당이 아닌 하나의 가치아래 뭉쳐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통합의 기술입니다. 민주주의는 분열과 투쟁으로 통합을 이루는 제도입니다. 민주주의는 분열하지만 분열해서 규칙에 따라 싸우고 결국,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분열로 통합하는 기술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대표들은 이견과 이해관계를 통합하는 정치기술을 발휘할 때입니다. 민주주의 참 가치를 무엇으로 실현하려고 합니까? 오로지 분열과 투쟁만으로 끝내겠습니까? 분열하되 규칙에 따라 싸우다 같은 결론에 도달하게 하여야 합니다. 야권연대의 성공은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회복시키는 가장 시급한 일이자 기본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