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

박근혜의 무수리에서 저격수로,전여옥 변천사


 


'박근혜의 무수리'라고 불렸던 전여옥 의원이 있었습니다. 전여옥 의원은 '박근혜의 복심(腹心)'이자 '박근혜의 입'으로 한나라당에서 막강한 지위와 권력을 누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전여옥 의원은 당에 대한 헌신과 애정, 나라에 대한 그분의 사랑을 존경한다' 했던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박 위원장의 패션(Fashion)에는 패션(Passion)이 없다”
"보좌관이 박근혜 위원장이 쓸 샴푸를 사야 하는데 단종이 돼 아무리 찾아도 못 찾은 일이 있었다.왜 최근에 나온 제품들을 안 쓰고 옛날 제품을 쓰는지 모르겠다"
“하루는 어머니들과의 대화를 위해서 패스트푸드점을 찾았는데 박 위원장이 햄버거를 먹지 않고 있기에 ‘왜 먹지 않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없더라. 보좌관이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오니 그제야 먹었다”
“클럽에 갈 때도 왕관을 쓰고 갈 것 같다”


사실 전여옥 의원이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은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였던 이명박 후보 지지 시절이 아닙니다. 훨씬 이전부터입니다. 그래도 그녀의 박근혜 위원장에 대한 공격은 정당성이나 진실성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먼저 박근혜의 무수리로 지칭됐던 그녀의 변천사를 보겠습니다.


2002년 대선 당시 정몽준의 '국민승리21'에 있었을 때는 박근혜 위원장을 '영남공주','아버지 박정희의 정치적 유산 상속자'라고 맹공격을 했습니다. 또한, 2004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최병렬 대표의 제의로 한나라당 입당하면서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 한나라당 대표가 된다면 화약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격"이라며 박정희와 박근혜를 싸잡아 비난했습니다.

이랬던 그녀가 한나라당 대변인이 되면서 '박근혜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며 박근혜를 향해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건 사심없는 정치인'이라 찬양하며 '박근혜의 당에 대한 헌신과 애정, 나라 사랑을 존경한다'며 극찬을 늘어놓습니다. 

한나라당에서 가장 박근혜의 속마음을 잘 읽는 인물이자, 핵심 의원으로 활동하던 그녀가 돌연 박근혜 후보와 경쟁하던 이명박 후보를 돌연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전여옥은 이명박 후보에 대해 소리 높여 찬양합니다.

“꿈을 눈앞의 현실로 만든 최초의 정치인”
“배고픔에 소리 죽여 울어보고, 없는 설움과 아픔을 겪은 사람”
“이 절망의 시대에 ‘샐러리맨의 신화’에 기름을 부어 ‘대한민국의 신화’를 활활 타오르게 할 인물”

정몽준→박근혜→이명박→국민생각을 찬양하던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그녀가 어떤 인물인지 아무도 종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정치적 행보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잘 나가는 권력자에게 편승하는 박쥐 같은 정치인'

전여옥의 정치적 변신의 가장 큰 특징은 잘 나갈 정치권력에 재빠르게 편승하는 모습입니다. 아무리 욕을 하고 비난해도 그 사람이 권력의 중심부에 들어설 것 같으면, 그녀는 잽싸게 그 사람에게 몸을 던집니다. 그리고 그 권력의 단맛을 충분히 누립니다.

▲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전여옥 의원 출처:조선일보


정당에서 가장 권력구도가 바뀌고 보이는 곳이 바로 전당대회입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에서 입김과 영향력이 센 사람이 어떤 발언을 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에, 그 사람에게 줄을 대거나 잘 보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전여옥 의원은 2006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태풍의 눈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런 그녀의 배경에는 박근혜 대표가 있었고, 2005년 최고위원으로 뽑힌 이유도 박근혜 대표가 전여옥 의원을 밀어줬기 때문이었습니다.

늘 말로 문제를 일으켰던 전여옥 의원을 감싸주었던 사람도 박근혜 대표였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치매 노인 발언'과 '고졸 대통령 노무현' 막말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박근혜 대표가 앞에 나서 공개사과를 했을 정도였습니다.

이런 의리는 전여옥 의원이 가진 더 큰 권력을 향한 욕망에 하등의 걸림돌이 될 수 없었고, 그녀는 정치권력의 속성이 움직일 때마다 의리는 쓰레기통에 살포시 버려놓고 헐레벌떡 권력을 찾아 떠났습니다.

▲ 입당 3일만에 국민생각 대변인으로 출근하며 올린 트윗 출처:전여옥 트위터 화면 갈무리

 

이번 '국민생각' 입당은 새누리당 공천 탈락 만3일 만에 이루어졌습니다. 3월5일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전여옥 의원은 9일 탈당과 함께 '국민생각'에 입당했고, 3일만에 최고위원 겸 대변인으로 임명됐습니다. 

입당과 탈당, 지지를 반복하며 권력을 좇는 그녀를 보면서,인간의 욕망이 이다지도 집요하고 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들 지경이었습니다.


'표절,변명,말바꾸기가 일상화된 삐뚤어진 애국자'

전여옥 의원은 SNS와 방송을 중점적으로 활용하는 정치인 중의 한 명입니다. 방송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당당히 펼치고, 책에서는 집요하게 사람을 물고 늘어집니다.

▲ 전여옥 의원이 출판한 i전여옥


그녀는 박근혜 위원장을 공격하는 정당성을, 자기가 박근혜를 잘 알기 때문이라는 복선을 늘 깔고 갑니다. 즉 자기만큼 박근혜를 아는 사람이 없고, 자기가 바란 본 박근혜의 실체가 이러하니 내 말은 진실이라고 주장합니다.

박근혜 후보. 내가 당에 들어와 지난 3년 동안 지켜봐 왔다. 가까이서 2년을 지켜보았다. 그래서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대통령감은 아니라는 것을, 나라를 위해서 그녀가 과연 대통령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나의 답은 이미 정해졌다. “아니다. No”였다.

박근혜의 권력의지는 대단했다. 나는 그녀를 관찰하면서 아- 저렇게 까지 대통령이 되고 싶을까 싶었다. 그녀에서 있어서 권력이란 매우 자연스럽고 몸에 맞는 맞춤옷 같은 것이라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그녀에는 생활 필수품이라는 것을 말이다.  (i전여옥 중에서 발췌)


그러나 그녀가 보는 것은 진실도 진정한 판단도 아닙니다. 정치적 욕망에 사로잡힌 삐뚤어진 눈으로 모든 사물을 자기 멋대로 해석하여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써먹는 잔기술에 불과합니다. 그녀는 흔히 보수가 진보세력을 욕할 때 써먹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위한 논법으로 모든 것을 꿰맞출 뿐입니다.

그녀의 편협함과 치졸함은 'i전여옥'이라는 책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 위원장은 그냥 '박근혜',정몽준 의원은 '정몽준 의원'이라고 말합니다. 제가 아무리 무늬만 보수인 새누리당을 비판해도 되도록 직책을 쓰는 이유는 객관성을 차분히 유지한 정당한 비판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인간 같지 않은 사람에게는 존칭마저도 잊을 때가 있지만)

정치블로거인 저도 하물며 박근혜 위원장이라고 나름 직책을 쓰는데 그녀는 전혀 그런 것이 없습니다. '막말녀의 대모'로 전여옥 의원을 따라갈 자가 없을 지경입니다. 전여옥 의원은 최소한의 인성조차 지닌 사람으로 보기 어려울 때가 잦은 사람입니다.

▲ 전여옥 의원이 밝힌 '국민생각'입당의 배경 출처:전여옥 트위터 화면 갈무리

 

전여옥 의원은 자신이 '국민생각'에 입당하게 된 배경이 무너진 보수를 재건하기 위해서이고, 새누리에 대한 의리보다 애국심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상식적인 잣대로 그녀를 보면 그녀가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모습이 위험합니다. 그녀가 가진 생각은 권력을 향한 삐뚤어진 욕망 이외에 진정한 애국심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이런 애국심을 보노라면 마치 서청이나 정치 깡패들이 각목들고 정치판을 휘두르던 생각만 납니다.

그들은 각목이고 전여옥 의원은 독설을 퍼붓는 입이라는 차이일까요?

▲ 2005년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 추모식에서 전여옥 대변인이 박근혜 대표의 옷에 달린 모자를 씌워주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전여옥 의원은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면서 “박 후보와 함께 간다면 편할 수도 있었겠지만, 5년 뒤 과연 국민이 어떤 평가를 내릴까를 생각했다”며 단군 이래 이렇게 많은 검증을 받고 있는 후보가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녀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명박 후보와 함께했던 지난 4년간 국민은 MB정권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고 있습니까?
왜 아직도 그 검증이 끝나지 않고 있을까요?

박근혜 위원장에게 우비를 씌워주는 사진을 향해 전여옥 의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박근혜 위원장이 앞에 있었는데 옆에 있던 의원이 우비를 씌워주라고 말했다. 당시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던 언론이 '충성하는 무수리 전여옥'이라고 말할 것이 뻔했다.나도 한 인간으로서 자존심이 있는데 우비를 씌워주는 것은 사생활 문제이고 피눈물 나는 심정이었다"

비가 오는데 자기보다 윗사람의 우비를 씌워주는 일이 머 그리 대수입니까? 오히려 단순하게 우비 씌워주는 일을 하면서 피눈물 나는 심정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웃기지 않습니까?

전여옥 의원에 대한 글을 쓰면 사람들이 싫어합니다. 아침부터 재수 없다고.그래도 저는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전여옥,강용석,조갑제,변희재와 같은 사람들이 '보수의 아이콘'으로 이제 SNS와 온라인을 점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 참여정부 시절, 전여옥 의원은 청와대 비서진을 향해 ‘주막에서 사납게 짖는 개’(구맹주산)로 표현했습니다. 저희 동네에도 유기견이 아이들 등교길을 위협하고 다닙니다. 멸종보호 동물은 보호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미친 개는 하루빨리 사람을 물기 전에 격리시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