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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방통대군 최시중의 양아들은 왜 도피했는가?


많은 언론인은 이명박 정권의 언론을 대하는 현실을 '언론 잔혹사'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의 언론 자유도는 세계 70위까지 떨어졌습니다.

대다수 국민은 한국의 방송과 신문을 신뢰하지 않고 있으며, 그 가운데에는 항상 최시중 방송통신 위원장이 있습니다. 최시중 위원장은 'MB멘토','방통대군'이라 불리며,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 정책을 주도하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최시중 위원장이 억대의 금품을 받은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과연 그 의혹이 무엇인지, 그 의혹 가운데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살펴보겠습니다.

■ '최시중' 금품수수 의혹 사건의 개요

한국일보는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하 한예진) 이사장 김학인이 EBS 이사로 선임되는 과정에 최 위원장의 측근인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관에게 2억원대의 금품을 건넸고, 검찰은 이런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방통위는 2009년에 EBS 사장과 이사를 공모를 거쳐 뽑았는데 당시 이사직에 지원한 사람은 84명이었고, 그중 김학인 한예진 이사장은 9명의 이사 가운데 한 명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학인 이사장은 EBS 이사 공모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로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최시중 위원장 측에게 돈을 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한국일보가 1월3일 1면에 보도한 '최시중 방통위원장측 억대 수뢰' 보도가 사실무근이며, 이에 대한 정정보도와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방통위는 EBS 이사 선임 과정에서 금품 수수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며,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검찰은 현재 김학인 이사장의 개인비리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최시중 방통위원장에 대한 수사 여부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 최시중 방통위원장 양아들 '정용욱'은 누구인가?

방송통신위원회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측의 억대수뢰는 사실무근이라고 하고 있으며, 검찰은 아직 최시중 위원장 수사는 진행중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부인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돈을 받았던 인물은 동일합니다.

바로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관입니다. 그는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리며, 실제로 방통위의 숨겨진 실세입니다.



정용욱은 정치및 선거 관련 마케팅 회사인 한섬기획을 운영하면서 최시중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최시중이 지난 대선 때 여의도에서 사무실을 운영했고, 이 사무실을 정용욱이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이명박 대선캠프에서 언론 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이명박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고, 최시중이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정용욱도 방송연구 담당으로 채용되었고, 최시중은 정용욱을 있지도 않은 직책인 정책보좌관 자리를 신설하여 가장 최측근으로 두었습니다.

정용욱은 국회 관련 정무 일을 하면서 '방통위는 물론이고 방송,언론계 실세 중의 실세', '최시중의 양아들','최시중의 입'이라고 불리로 막대한 영향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인물입니다.

■ 정용욱은 왜 동남아로 출국했는가?

최시중의 양아들 '정용욱'은 지난 10월에 방통위를 그만두고 동남아로 출국해버렸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두고 수사가 진행될 것을 미리 알고 도피했다는 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방송예술진흥원과 이사장 김학인 출처:MBC 화면 갈무리


김학인 한예진 이사장이 EBS 이사 선임을 위해 돈을 건넸다는 사실은 다른 루트에서 불거진 것입니다. 한예진의 재무담당 여직원 최모씨는 원래 김학인이 교비 200억원을 횡령하여 로비자금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공모했던 사이입니다. 그러나 최모씨가 김학인의 비리를 폭로한다고 협박하여 10억원을 뜯어냈고, 이런 일로 둘 사이는 파탄을 맞았습니다.

검찰이 김학인 이사장을 교비 횡령 혐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및 조세 포탈)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최모씨도 함께 구속됐고, 이 과정에서 정용욱의 이름과 그에게 금품 2억원을 건넨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이런 정황을 검찰이 파악했고, 이 과정에서 정용욱이 최종적으로 최시중에게 가야 할 돈의 창구 역할을 했던 것이 아니었느냐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정용욱의 동남아 출국 과정에서 또 하나 이상한 점은 그가 SK로부터 3억원을 받은 정황을 검찰이 파악하고 난 뒤라는 사실입니다.

SK는 8월에 차세대 이동통신용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1.8기가 헤르츠 주파수를 낙찰 받았습니다. 그런데 정용욱은 이런 낙찰이 있기 전 5월경 SK로부터 3억원의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와대를 비롯한 사정당국은 김학인과 SK의 불법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다가 정용욱을 알게 됐고, 이에 따라 몇 차례 그들에 대한 내사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시중의 양아들로 20년을 살아오면서 방통위의 실세로 통하는 정용욱이 굳이 방통위에 사표를 내고 사업을 한다고 동남아로 출국한다는 것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정용욱이 SK과 한예진 김학인 이사장의 불법 자금 수사과정에서 최시중으로 흘러가는 돈의 창구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를 돈을 받은 최종 주범으로 만들어 버리고 그를 급히 해외로 떠나 보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을 보면 '비서관 전성시대'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어떤 금품 수수 사건이나 디도스 공격 같은 중대 범죄에 비서관들이나 최측근 인물들이 모두 개입되었기 때문입니다.

과연 저 비서관들이 모두 배달 사고를(뇌물을 받아 갖다 줘야 할 사람이 중간에서 착복하는 일) 쳤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배달사고의 그 뒷감당은 정치권의 힘을 더 잘 아는 그들이 절대로 선택하지 않는 일 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니라면 부정부패가 극심한 나라처럼 비서들이 더 힘있고 수억원씩 해먹어도 가능한 나라가 되어 버렸나요?

이명박 대통령은 월요일 신년국정연설에서 자신의 일가와 측근비리를 엄정히 관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MB멘토 최시중 측근 의혹이 또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찰,검찰,국세청에게 조사를 의뢰할 수 있고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청와대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그들은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단지 숨기고 있었을 뿐입니다.

세상의 역사를 보면 비리와 의혹을 아무리 숨겨도 결국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진리가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검찰과 경찰,언론은 그런 비리와 의혹을 절대로 말하거나 수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과연 내년에도 잠자코 있을지 꼭 두고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