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연예인보다 잘 나가는 사람이 '나는 꼼수다'의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있습니다. 그는 독설과 풍자,해학 등을 가미한 특유의 화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특히 '나는 꼼수다'는 팟캐스트 1위를 달리는 것은 물론이고,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매니아들이 계속해서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MBC 아나운서 중에 박혜진 아나운서는 MBC 뉴스데스크 시절부터 미모와 차분한 말투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웬만한 연예인보다 나은 아나운서입니다. 그녀는 지난번 '위대한 탄생' 방송에서 약간의 불협화음을 냈지만, 그녀가 아닌 방송의 문제이기에 그녀를 지지하는 사람도 비난하는 사람도 양극화된 희한한 모습도 있었습니다.
김어준은 특유의 화법과 통쾌한 말솜씨 때문에, 박혜진 아나운서는 환한 미소와 함께 나오는 포근한 말솜씨에 저는 모두 호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전혀 공통점이 없는 듯 보이지만 아주 큰 공톰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 MBC 인기 라디오 진행자, 그러나 하차하는 불운의 인물들
이 두 사람이 가진 특징은
1.MBC 라디오 진행자
2.MBC 라디오 하차 결정.
딱 이 두 가지입니다. 그런데 흔히 라디오 진행자가 바뀌는 경우가 흔하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는데, 이 두 사람은 자신들 스스로 하차했다기보다 외부적인 영향이 아주 큽니다. 그런데 이 영향이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생각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문제가 심각합니다.
박혜진이 만난 사람 라디오 프로그램 ⓒ MBC
박혜진 아나운서는 '박혜진이 만난 사람'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사회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나와 진솔한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과 유사하게 진행되는 프로그램입니다.
'박혜진이 만난 사람'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온 사람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오늘의 사람ⓒ MBC
대중철학자, 외국인이지만 한국 학생에게 고전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파란 눈의 서양인 교수, 한복디자이너에서 친환경 살림꾼으로 바뀐 인물 등 다양한 모습의 사람이지만, 이 시대에 우리가 무언가를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사람들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청취율도 낮지 않은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박혜진 아나운서는 11월에 연수라는 명목으로 이 프로그램에서 하차합니다. 그러나 실제 이 프로그램의 하차 배경에는 지난 7월에 방송톰신심의위원회에서 받은 중징계 때문이라는 사실이 유력합니다.
지난 6월 박혜진이 만난 사람에는 일제고사를 거부해 해임됐다가 대법원 판결로 복직한 교사들이 출연했습니다. 이런 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주의'를 내렸는데, 이 '주의'라는 제재는 방송사의 재허가,재승인 등의 심사 때 감점요인으로 작용하는 법정제재입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해임교사들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달했으며,박혜진 아나운서가 호응했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정말 어처구니없는 이유라는 사실을 누구나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방송이 아무리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하지만 뉴스도 아닌 인터뷰, 그것도 시사 인터뷰도 아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함께 소통하지 못하면서 과연 진솔한 방송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특히 이 교사들은 대법원에서 법적으로 무죄와 다름없는 판결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것이 어떻게 해서 일방적인 의견이 될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 대법원의 판결은 일방적인 판결이었다는 것일까요?
방송은 약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의무 또한 있습니다. 그러나 박혜진 아나운서는 그 소수의 목소리를 대변했다가, 연수라는 형식으로 방송에서 하차하게 되었습니다.
MBC 라디오 색다른 상담소ⓒ MBC
'나는 꼼수다'로 유명한 김어준 씨도 사실은 MBC 라디오에서 매일 저녁 9시35분부터 10시까지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라디오 프로그램은 김어준 씨 특유의 화법으로 많은 청취자를 확보하고 있는 MBC라디오 간판급 프로그램입니다.
김어준 씨가 진행한다고 어떤 정치적 색깔이나 논쟁이 있는 프로그램처럼 보이겠지만,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는 정치와 무관한 인간관계, 연예,꿈 등 보통사람들의 일반적인 고민을 듣고, 어떻게 해결하는가를 알려주는 일반 프로그램입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김어준 씨가 맡고 난 후 동 시간대 청취율이 상반기 1,1%에서 1,3%가 올랐고, 나꼼수 방송 이후에는 계속 청취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을 MBC는 가을개편이라는 명목으로 폐지 결정을 내렸고, 21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폐지됩니다.
만약 색다른 상담소가 정치적인 이야기를 한다면 이명박 정권에서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정치와 무관하고, 오히려 다른 방송인 나꼼수 덕분에 청취율도 오르고 있는 방송을 <고전열전>이라는 프로그램 때문에 폐지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여러분은 이해되십니까?
방송을 보면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 시청자들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됩니다. '나는 꼼수다'를 정규방송에서는 들을 수 없지만 팟캐스트에서는 들을 수 있는 것처럼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은 사회 영역에서 자연스럽게 방송이 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를 그렇게 부르짖는 사회에서는 맞을 것입니다.
그러나, 막장 드라마 방송은 시청률 때문에 태연히 방송하면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정치적인 빨간 페인트를 발라, 사람들의 시야에서 내보내려고 합니다.
박혜진 아나운서는 특강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진행자가 시청자나 청취자와 소통을 하지 않으면 공허한 말을 내뱉는 것에 머무르기 때문에. 늘 깨어있어야 한다. 늘 뜨거운 모습을 하고... 방송은 특히 더 한다. 논어에 수상에 따르면 ‘알 지’자가 나오는데, 사람에 대한 이해라는 뜻이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회와 사람은... 무지한 사회, 무지한 사람이라고까지 표현을 하고 있다."
방송은 말장난이 아닌, 시청자와 청취자들의 이야기를 함께 소통하고 나누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이 없는 방송이 어떻게 살아 있는 방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국민에 대한 이해가 없는 정부, 시청자보다 정부의 눈치를 보는 방송, 모두 무지한 인간들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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