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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외국인이 입은 황당한 한글 티셔츠




오늘은 565돌을 맞이한 한글날입니다. 한글이 얼마나 기쁘고 감격스러운지 한국에 살면 잘 모르겠지만, 외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한국어 간판만 봐도 신기하고 좋고 뿌듯해지는 때도 있습니다.

특히 예전에는 한국어 티셔츠를 외국인이 입고 다니는 경우가 없었지만,요샌 타투에도 한국어를 사용하는 매니아가 늘어났듯이, 한글 자체와 디자인을 좋아해서 한글 티셔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외국인도 종종 보기도 합니다.

가끔 웃긴 문구도 볼 수 있는 한글 티셔츠,외국에서 어떤 것이 판매되고, 어떤 디자인과 문장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HIRE ME' 저는 한국인입니다> 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는 마치 외국인 노동자를 연상시키는 한글 티셔츠입니다. 그러나 사실<HIRE ME>는 HIRE ME TEE라는 회사에서  I`m Greek처럼 각 나라 언어로 프린팅하여 판매되는 티셔츠입니다.

<미국 사람 아니에요>라는 티셔츠는 백인이면 무조건 미국인을 생각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맥주 하나 주세요>는 한국인 데이트 상대 구하기 사이트에서 봤던 이미지입니다. 괜히 이런 것을 보니 마음이 약간은 씁쓸하기도 합니다. <맥주 하나 주세요>라는 말보다 그냥 '우리 친구 해요'가 더 낫지 않은가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안녕하십니까.외국인입니다.사랑해주세요>라는 긴 문장이 들어간 티셔츠를 막상 한국 거리에서 외국인이 입고 다니면, 정말 웃기면서도 진짜로 잘해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것보다 어떻게 더 좋아지지?>라는 조금은 철학(?)적인 문장을 사용한 티셔츠도 있는데, 요새 이런 식의 수준 높은 한국어 문장이 한글 티셔츠로 팔리는 웹사이트도 있었습니다.

이런 어려운 문장의 티셔츠도 있었지만, 간단하지만 한국어 공부에는 아주 효율적인 티셔츠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 http://www.zazzle.com


누나, 언니,남동생, 오빠와 같은 단어가 영어 해석과 함께 프린트된 한글 티셔츠는, 오히려 영어를 한창 배우고 있는 한국의 아이들에게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가족이 함께 입고 다니면 커플룩보다 훨씬 더 예쁘고 시선을 사로잡아, 내년 여름에는 우리 가족도 하나 장만하려고 합니다.


<마음의 나라>티셔츠는 친북회사에서 판매하는 티셔츠입니다. 뜻밖에 외국 사이트에서는 한국어 관련 티셔츠보다 북한 티셔츠가 훨씬 많이 팔립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북한 미사일 위협으로, 북한을 더 많이 알고 있으며 한국보다 김정일을 조롱하는 등의 북한 관련 상품을 더 많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친북좌파 어쩌고 하시는 분들이 외국에서의 이런 상황을 조금 인식하시고, 해외에 한국을 널리 알리는 일도 활발히 전개하면 어떨지에 대한 생각도 해봅니다.

한류열풍을 타고 <샤이니>처럼 K-POP 가수들의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를 판매하기도 합니다. 지금은 그리 많이 보지 못했지만 (있어도 대부분 가수 얼굴이 인쇄된 디자인) 앞으로 한국어 공부까지 하는 열성 한류팬들이 많이 생기면 이런 티셔츠도 잘 팔릴 것 같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의 경기 결과를 그대로 인쇄한 티셔츠도 있었습니다. 아르헨티나가 한국에 이긴 티셔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경기 대부분을 인쇄했던 것이니 그리 흥분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 티셔츠를 넣은 이유는, 우리가 아무리 한글의 우수성을 자랑한다고 해도 실제로 한글 티셔츠가 팔리는 이유는 대부분 구색맞추기에 불과합니다. 처음 사진처럼 한글만을 위한 티셔츠보다는 다른 언어와 함께 제작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 uiowa.edu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판매하는 각국 언어 티셔츠에서도 한글 티셔츠는 있습니다. 그러나 늘 구석에 진열되어 있고, 찾는 이도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은근 마음이 상하기도 합니다.

아직 한글에 대한 아름다움이 우리의 자부심처럼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우리의 위상이 그리 높지 않다는 현실을 느끼고 있기도 합니다.

한글 티셔츠를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인쇄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불가한 이 정체 모를 문장은 과연 무슨 뜻일까요? 이처럼 잘못된 문법이나 맞춤법이 틀린 티셔츠도 가끔은 눈에 띄기도 합니다.

실제로 한국어는 참 어렵습니다. 저도 매번 한글 맞춤법 검사기를 통해 블로그 포스팅을 검사하지만 그래도 간혹 틀리는 일이 있습니다. 오늘 한글날을 맞이해서 조금 더 심각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만, 저 자신도 한글을 100% 잘하지 못하기에, 그저 재밌는 한글 티셔츠를 통해 한글이 우리에게 가진 의미를 생각해보고자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보기만 해도 웃기고 황당한 외국인이 입은 한글 티셔츠들을 한번 볼까요.

포털사이트 등에서 떠도는 이미지들


지배층만이 한문을 통해 권력을 지배하던 시절에 백성을 위해 세종이 친히 만든 한글은, 그들에게는 달갑지도 않고 오히려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협하던 존재였습니다. 그런 아픔을 통해 탄생했던 한글이,조사결과 국민의 37%가 한글날이 언제인지도 모르는 천덕꾸러기로 변모했습니다. 

저는 한글날이 반드시 공휴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만 부르짖는 한국에서 그나마 한글을 조금 더 기억하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외국인들이 입은 한글 티셔츠를 보면서 즐거우셨다면,오늘이 한글날이라는 사실만은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