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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노무현 싫어 시작한 '김윤옥 한식당' 결국 실패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야심차게 진행했던 한식 프로젝트가 결국 실패의 쓴 맛을 보고 있습니다. <김윤옥의 한식이야기> 요리책과 <한식세계화 추진단>,<한식 재단> 등 다양한 한식 알리기에 나섰던 김윤옥 여사는 외국에 한식을 알리기 위해 뉴욕에 한식당을 개설하는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진행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한식재단>에서 공모한 '뉴욕 플래그쉽 한식당 개설 운영사업 민간사업자 공모'사업은 참여한 기업이 한 곳도 없어, 결국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이번 사업은 처음부터 문제와 논란이 있었습니다. 무엇이 잘못된 일이고, 그 과정과 배경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사모님 예산'을 쪽박 사업에 투자하려고?

'뉴욕 플래그쉽 한식당' 사업은 미국 뉴요커에게 한식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한식당의 품격을 높여보겠다고 시작한 사업입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요식업계에 있던 사람은 누구나 예견했던 속칭 쪽박 사업이었습니다.

한식재단의 뉴욕플래그쉽 한식당 사업자 공모 공고


뉴욕에 한식당을 개설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150억 원으로 계산해서 50억 원은 국비로 나머지 100억 원을 투자할 민간사업자를 모집했던 이번 민간사업자 공모에는 아무도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그동안 뉴욕에 많은 한식당이 진출했지만, 그 장벽도 높았고 계속해서 실패를 봤기 때문입니다.

즉 한식당을 비롯한 요식업계 사람들은 누구나 한식당이 그리 말처럼 쉬운 사업이 아닌 것을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식재단>은 추진했고, 신청자가 없어 이 사업은 수포로 돌아갈 전망입니다.
이 사업은 시작부터 말썽이었습니다. 국민의 세금을 불투명한 사업에 투자할 필요가 있는가부터, 왜 영부인이 앞장서서 진행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논란에도 국회 농림수산식품 위원회는 농수산식품부에 관련예산 50억 원을 주기로 했고, 이 예산이 '뉴욕 플래그쉽 한식당' 사업에 배정되었습니다.

여기에 이 사업은 '보류사업'이었습니다. 이 말은 예산은 배정하되 사업 진행은 당분간 보류로 되었는데 멋대로 공모를 했고, 그 결과 아무도 신청하지 않는 창피를 당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문제는 150억 원이 들어가는 거대 사업에서 50억 원의 국민 세금이 지출될 예정이었지만, 매입부터 식당 운영,관리 등 모든 것을 민간사업자가 하기 때문에(공동추진은 말뿐이고) 사업이 추진됐어도 추후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했던 사업이었습니다.

민간 주도가 아니라 정부 주도로 거대 자본을 투자해야 한다는 논리로 추진했지만, 이것은 식당이라는 비즈니스가 돈만 있어서 가능한 사업이 아니라는 점을 망각한 무지와 민간사업자의 배만 부르게 할 수 있는 위험요소가 많았던 한마디로 시작부터 망할 것이 예상되었습니다.

'사모님 예산','청와대 눈치보기' 등 말도 많고 잡음도 많았던 뉴욕 한식당 사업은 정확한 시장조사와 검증도 거치지 않고 전시행정 위주로 시작하면서 날치기로 돈을 받아 내고 강행했던 전형적인 영부인 생색내기 홍보 사업이었습니다.

■ 참여정부 정책은 모두 버리고 새로운 이명박 정책으로.

이번 사업을 보면서 저는 대한민국 관료사회의 문제점과 노무현 대통령이 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대한민국이 힘들어진다고 그렇게 역설했는지 이해가 됩니다. 이번 일에 대입을 시켜보겠습니다.

한식재단 이사장은 현재 바뀐 상태


2005년 참여정부는 한국의 전통 음식,한복,한글,한지,한국 음악 등 한국 문화 브랜드를 육성 지원화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이것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모두 해외에 널리 알리겠다는 취지였습니다.
박람회도 개최하고, 종합적이면서 장기적인 육성계획도 2007년 마련한 '한스타일'은 지속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면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브랜드화시킬 수 있는 사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이 이명박 정권 들어서면서 빛을 발하지 못하더니, 2008년 3월,이명박 정권이 취임하자마자 한식 세계화라는 개별 사업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2009년에 <한식세계화 추진단>이 발족하고 여기에 김윤옥 여사가 명예 위원장으로 활약하기 시작합니다.

2010년 <한식재단>이라는 법인이 또다시 설립됩니다. 한식재단 초대 이사장에는 정운천 씨가 임명되고, 김윤옥 여사는 명예 이사장으로 등극합니다.

'한스타일'에서 굳이 '한식'만 따로 빼낸 이유도 불가사의하지만, 한식세계화 추진단,한식재단 같은 기구와 조직을 자고 일어나면 만드는 모습도 참 신기합니다.

굳이 '한식'이라는 한국의 문화를 기존의 장기적인 육성계획까지 수립한 것으로 무엇이 모자라서 수백억 원의 예산까지 투자하며 비슷한 사업을 추진했는지 의문이 듭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김윤옥 여사가 추진한 이런 사업에 대한 해명으로 '김윤옥 여사가 한식세계화 추진단의 명예회장으로 측면지원'을 운운하는데 (2011년 7월12일) 지금 한식세계화 추진단은 어디로 갔고, 그동안 추진단이 국민의 세금으로 무엇을 했는지는 자료조차 없습니다.


김윤옥 여사는 유독 한식이라는 타이틀로 청와대 홍보 자료에 많이 등장합니다. 저는 정치색이 전혀 필요없는 이전 정부의 정책을 새로운 기구와 조직,그리고 날치기 예산까지 받아내 추진했던 배경에는 장기적인 대한민국의 '한식 브랜드화' 보다는 자신의 개인적인 치적쌓기로 동원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감투싸움과 홍보수단으로 얼룩진 한식세계화 프로젝트

앞서 '한식세계화 추진단'이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에서는 '한식 재단'에 편입되었다고 하는데, 막상 '한식세계화 추진단'을 보면 해외에 간판을 달고 아직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해외 한인 뉴스에 보면 '미서부 한식세계화 추진 위원회,한식 열풍 선봉에 나서','미동부 한식세계화 추진위 협회장 인터뷰' 등 한추위라는 명칭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신기하지 않습니까? 한국에서는 벌써 한식재단으로 편입된 단체가 한추위라는 이름으로 해외에서 활동하는 것이....

이들은 말 그대로 감투를 가지고 활약하는 단체입니다. 여기에 <한식세계화 사업 예산>이 2009년
100억 원에서 239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그 예산을 지원받기 위해 머리를 쓰고 있기도 합니다. 해외 한추위는 기존 요식업협회나 한인식당들과 마찰을 빚어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이런저런 문제로 한인식당의 평가를 굳이 정부에서 하면서 무엇을 지원해줄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변변한 답변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림식품수산부 보도자료와 사진


농림식품수산부는 9월22일 보도자료를 하나 내놓습니다. '뉴욕에 부는 한식바람, 숨은 공로자들'이라는 제목에서 김윤옥 여사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때 각종 언론에는 김윤옥 여사가 한인 요리사들과 식당업주, 그리고 유명 블로거와 함께 찍은 사진이 도배되었습니다.

신문기사만 보면 마치 김윤옥 여사가 뉴욕에 부는 한식 바람에 큰 공로를 세운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저 자리에 참석한 대다수는 정부예산으로 어떤 지원이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오로지 자신들의 노력으로 성공한 인물들입니다.

그런데 농림식품수산부는 미슐랭 가이드의 별을 받은 한식당 '단지'가 자신들의 노력으로 한식 세계화 사업으로 별을 받은 것처럼 그럴듯하게 포장하고 성과라고 하고 있습니다.

저들이 해외에서 힘들게 노력하고 성공하여 한식을 알리고 있을때, 정부는 한식세계화명분으로 책정된 예산 141억5000만 원 중 32억원도 사용하지 않고 있었습니다.(2010년 9월기준, 2009년도 100억 원중 86억 예산 소요/2011년 한식세계화 예산 총 242억 5000만 원)

그 흔한 한국메뉴판 지원 사업도 올해 9월이 가도록 메뉴판 지원은커녕 제작할 사업자 공고만 나오고 있는 형편입니다.저들은 도대체 아무런 지원도 해주지 않으면서 무엇을 위해 예산을 받아내고, 해외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공로를 가로채고 있는지 그 속내를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김윤옥 여사는 국비 9950만 원이 투입된 '김윤옥의 한식이야기'라는 요리책을 발간했습니다. 한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제작된 요리책에 굳이 자신의 이름을 넣어야 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이 책을 보면 김윤옥 여사가 손주들에게 즐겨 해주는 음식들과 이명박 대통령도 자랑하는 김윤옥표 닭강정이 나옵니다. 그리고 김 여사는 이 책에 '한식은 자연과 어울리고 몸에 이로운 음식이기에'라는 표현으로 한식을 요리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손주들을 사랑하며 손수 음식을 만들어주고, 몸에 이로운 음식을 생각하던 김윤옥 여사께서는 청와대를 방문한 동자승에게는 고래밥과 저희 아이에게도 사주지 않는 색소덩어리 음료수를 주었습니다.

김윤옥 여사가 요리하는 음식은 손주와 이명박 대통령, 한국주재 외국 대사관 부인에게만 해주는 특별한 손님용 음식인가요?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면 천벌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화려한 요리책과 홍보용 사진, 수백억 원의 예산보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대접하고 보듬어주는 한 나라의 영부인다운 모습을 퇴임 전에 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