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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서울촌놈 63빌딩도 못가본 사연은?


63빌딩은 서울에 있는 명소중의 하나이다.지금은 덜하지만
처음에 오픈했을 당시만해도,많은 사람들이 서울에 오면
으례 남산타워를 구경하듯 63빌딩을 구경하는게 코스였다.
그런데,이런 63빌딩을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난 한번도
가본적이 없다.집에서 멀기 때문에 안가봤냐고?
아니다.버스한번타면 20분,자동차로 막히지 않으면 한 10분
에서 15분이면 갈 수 있는 동네에서 산다.그런데도 63빌딩의
스카이라운지는 커녕,수족관,영화관  가 본적이 없다.
물론 주차장과 63빌딩 앞에는 엄청나게 많이 지나치고,
걸어다녔다.

근데 왜 나는 63빌딩을 가 본적이 없을까?
이유는 모르겠다.솔직히 서울에 살면서 시골에 계신 친척들이
겨울이나 농한기에 관광버스로 여행다니실때도 오던 곳을
왜 나는 가본적이 없을까?

군대에 있을 때에도 군대에서 서울 사는 사람을 찾는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즉 한 내무반에 40명이라고 하면
서울 사는 사람은 채 10명이 되지 않는다.
이런 덕분에 서울에 머 유명하냐고 고참들이 물으면
난 대답할게 없다.

25년을 살고 군대를 갔다 온 나에게 서울은 그냥 집이고
굳이 서울에서 관광이나 유명한데를 다녀본 기억이 없다.

어릴때는 덕수궁에는 사생대회,소풍은 관악산
대학 다닐때에는 술먹으로 신촌,홍대,강남이나 다녔지
남산도 가본 적이 별로 없다.

남산을 가도 하이야트 호텔이나 신라 호텔때문에 장충동 근처나 남산 근처를 빙빙 돌아 다녔을 뿐이었다.

생각하면 63빌딩뿐만 아니다.


윈체스터 미스테리 하우스라는 곳이 있다.총기 브랜드로 유명한 윈체스터의 미망인이 세운 집인데
방이 몇백개나 되고,미망인이 죽을 때까지 공사를 하고,윈체스터 총기에 희생된 유령들이 나온다는
미국의 유명 관광 명소중의 하나이다.

Winchester Mystery House
525 South Winchester Blvd
San Jose, CA

여기가 주소인데,내가 미국에서 7년 동안 있으면서 있었던 곳이 바로 산호제이다.
산호제라고 하면 보통 모르는데 속칭 실리콘 밸리라고 하는 도시가 산호제를 뜻한다.(물론 주변 지역을 포함)
내가 4번째로 있었던 사무실이 윈체스터 블르버드에(도로)있었고 내 사무실에서 자동차로 3분
블럭수로는 3블럭이면 가는 곳에 이 윈체스터 미스테리 하우스가 있었다.

물론 여기도 가본 적이 없다.
그 옆에 블럭에 있는 개스스테이션에서 담배는 많이 샀지만,가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
이상한것은 나만 안간게 아니라 내 주위의 친구나 후배들 모두가 이 곳을 가본 사람이 많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머 그렇게 유명한 곳은 아니라고 생각되서일까?아니면 별로 재미가 없어서 그럴까?

산호제에서 가까운 곳이 바로 샌프란시스코다 미국인이 가보고 싶은 도시의 1위가 샌프란시스코다.
그런데 이 샌프란시스코를 그렇게 많이 갔어도 내 미국 사진에는 샌프란시스코 사진은 거의  없다.
피어39에 가서도 난 애들하고 끝말잇기나 하다가 왔다.(한국어 잘 못하는 애들데리고 끝말 잇기하면
그냥 2-3시간 그냥 훌쩍 지나간다.지나가는 한국인들이 미친놈 쳐다보듯 봐서 탈이지만)

LA에 가서도 디즈니랜드 딱 한번 가봤다.그것도 친구 부부 때문에 억지로 갔다.
그럼 LA가서 머했냐고? 호돌이 분식점가서 쫄면하고 떡볶기 먹었다.
산호제에 있는 한인들이 LA가면 꼭 하는게 바로 이런 맛있는 한인 식당에 가서 맛있는 한국음식 먹는거다.



여기는 바로 도쿄 타워이다.일본을 그렇게 많이 다녔어도 난 도쿄 타워를 가본 적이 없다.
그 주변은 많이 갔다.이런 명소를 난 왜 갈 생각도 가본적도 없을까?

초창기 일본을 다닐때 3년 동안은 정말 관광지라고 한 명소를 간 적이 한번도 없었다.
3년째인가, 저녁 비행기라서 업무를 다 끝내고 낮에 시간이 남아서 구마모토 성을 간게 아마
처음일 것이다.

계속 여행이 출장이었고,여친을 만나러 다녀도,그저 친구들을 만나고 맛있는 것을 먹었지
관광지를 간 적이 별로 없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내 블로그에는 관광이라고 해서 유명 관광지에 대한 글이 별로 없다.
한국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곳이나,여행안내라고 하는게 거의 교통편이 많다.

도대체 왜 나는 그 동네에 있으면서 관광지라고 하는곳을 가지 않았을까?
나름 생각해봤다.

첫번째 이유는 나에게 여행은 관광지가 아닌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여행은 주로 사람을 만나러 가는 여행이었다.미국에 살 때에는 당연히
여행이 아닌 삶이었으니,뭐라고 단정짓기는 머하지만,거의 친구들과 관광지보다는
샌프란시스코가 아닌 산타쿠르즈의 바닷가에서 후배들과 텐트 치고 삼겹살 구워 먹는게
더 즐거웠다.일본에서도 여친을 만나는 즐거움.또한 일본 친구들과 스시나 사시미를
먹는 기쁨이 컸었다.

나에게 여행은 사람을 만나고 사람과 이야기하고 그 사람들을 통해서 그 곳의 문화나
평범한 삶을 이해하는게 전부였던 것 같다.


두번째는 계획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일본에 관한 블로그를 하니 꽤 많은 분들이  일본여행 코스 알려달라고 하는  쪽지를
종종 주는 경우가 있었다.그런데 보통 여행 계획을 짜는 분들의 대부분은 정말
빡빡하다.아침 5시나 6시 기상은 기본이고,하루에 한 5군네나 저녁 늦게까지
관광 일정을 잡는것이 기본이었다.

서양인들은 대부분 여행을 쉬러가는 개념이다.즉 보통 책 한권 옆에 끼고
책도 읽고 몸도 쉬고 진짜 즐기다가 오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들은 사진찍고 돌아야 한다.미국에 있을 때 하루에 샌프란시스코의 명소
12군데를 새벽 한시까지 돈 적이 있다.정말 차 끌고 내려서 사진 찍고
차타고 이동하고(제발 외국에 친구 있다고 가이드 북 내밀면서 어디가지고 하지마라
외국에 사는 친구들이 밥먹고 살기 바쁜데,언제 관광 명소나 쇼핑 명소를 다닐 때가
있었겠는가?,)친구가 아니라 왠수처럼 느껴진 적이 있었다.

나에게 여행은 느즈막히 아침 먹고 여유있게 사람들 출근 하고 난 뒤의 거리를 걷고
한가한 오수를 즐기듯 다니는 것이 전부였다.


세번쨰는 여행은 내가 즐기는 것이다.
블로그를 다니다 보면 여행에 관한 글을 올리시는 분들은 여행지마다 사진과 글을 올릴
자료를 찾으시려고 정말 여행의 참 기쁨을 없애고 다니시는 경우를 몇번 봤다.
물론 여행 가이드북을 내시는 분들이야 그러는게 당연하지만.
정말 돈을 벌려고 하는 블로그가 아닌 이상 꼭 그럴 필요는 없다.
블로그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는 것 보다,그저 사진 한장에 자신의 여행 감상이나
글을 올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블로그에 여행 사진과 글을 올려서 방문자 수가 많은것 보다는 여행의 귀중한 시간에
내 여행의 기쁨을 즐기는것이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난 비롯 63빌딩에 가서 뷔폐를 먹고 아이맥스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한강 둔치에서
캔맥주를 친구와 마시면서 한강 야경을 즐겼고
윈체스터 미스테리 하우스를 가지 않았어도,중국 음식을 투고 시켜서 후배들과
맛있는 점심을 먹으며 오후의 아름다운 캘리포니아 햇살을 즐겼다.
도쿄 타워를 가지 않았어도,여친 집에서 여친과 마켓에서 산 스시 도시락을 먹으며
그저 웃고 즐겼다.

남들이 가는 관광 명소를 가지 않아도,나에게는 나의 여행을 기뻐해주고
반겨주는 친구들과 동네 라면집에서,햄버거 집에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으며 살아왔다.

사람을 만나고 그 나라의 문화를 만나는 그런 여행이 좋지 않을까?
(아는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그 나라 사람을 만나냐고 하시는 분들에게 여행 가기 전에
해외 블로거들하고 메신저로 교류한다면 그 곳에 간다고 하면 한번쯤은 함께 만날 수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사람을 만나면 관광지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올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