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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기동민-노회찬' 한 번쯤은 이 두 남자의 진심을 믿고 싶다


7.30재보궐 동작을에 출마했던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가 전격 사퇴했습니다. 기동민 후보는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단일화가 되지 않으면 노 후보 본인이 사퇴하겠다는 7월 24일 "후보직을 사퇴합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겠습니다."라며 본인이 사퇴했습니다.

기동민 후보의 사퇴로 동작을은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 노동당 김종철 후보의 3파전으로 치르게 됐습니다.

' 속 시원했던 야권단일화'

동작을 재보궐선거에서 야권단일화가 꼭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높아졌지만, 기동민 후보의 '담판'VS 노회찬 후보의 '여론조사' 방식의 차이로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기동민 후보가 스스로 사퇴함으로 야권단일화를 기대하며 마음 졸이던 사람들은 속이 뻥 뚫리기도 했습니다.


오후 3시 후보사퇴를 발표했던 기동민 후보는 저녁 6시 30분쯤 노회찬 후보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노회찬 후보는 "기 후보 사퇴 소식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그때 나도 '기동민의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는'는 사퇴서를 써놓은 상태였다"라며 두 사람이 서로 사퇴를 하려는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음이 드러났습니다.


기동민 후보는 전략공천 파문으로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지 못했던 인물이었고, 노회찬 후보는 정의당 후보이지만 야권 지지층이 폭넓었던 후보였습니다.

기동민, 노회찬 후보 두 사람 모두 개인이 무엇인가 결단을 내리기 힘든 짐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 모든 것을 내던지고 후보 사퇴를 결심했다는 사실이 '이 남자들 쫌 멋있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동작을과 아울러 수원정(영통)은 정의당 천호선 후보의 사퇴가 이어졌습니다. 천호선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후보의 선거는 자녀들의 SNS 효도 선거운동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곳입니다.

[정치] - 트위터에서 벌어지는 자녀들의 '효도 선거운동'

천호선 후보의 둘째 아들은 천 후보의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랜선효녀'라 불리는 박광온 후보의 딸에게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걸 느꼈습니다. 계속 저희를 위해 끝까지 트윗해주시고, 언제 기회가 되면 이 어린 친구에게 술이나 한 잔 사주심이 ㅎㅎ 끝까지 트위터 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박광온 후보의 딸은 '천호선 후보 둘째 아드님의 잉여력을 이어받아 본 계정, 공식 선거 종료일까지 기운 내서 완주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답글을 남겼습니다.

같은 지역 내에서 지지층이 비슷한 성향의 유권자를 상대로 경쟁했던 두 후보의 자녀들 트윗을 보고 있노라면, 아버지 세대보다 더 멋진 선거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훈훈함이 느껴졌습니다.

' 야권단일화가 곧 승리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합니다. 이제 야권단일화가 됐으니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그러나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7월 24일 중앙일보의 여론조사를 보면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양자 대결에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론조사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겠지만, 야권단일화가 됐다고 마음 놓고 있기는 새누리당과의 승리가 그리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가진 인지도와 새누리당 후보가 되면 동작구에 예산이 많이 지원될 거라는 막연한 환상이 선거 결과를 짐작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야권단일화에 대해 '선거에 밀린다고 후보를 사퇴시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고, 정당이기를 포기한 것'이라는 비난을 이미 시작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몇 번이나 강조하지만, 새누리당은 야권연대를 비난하기 이전에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를 바꾸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선거제도가 바뀌면 구태여 야권연대나 선거연대가 필요없기 때문입니다.

[정치] - 새정치민주의 '야권연대' 그때그때 달라요


대한민국의 선거제도 자체가 양당 독주체제로 만들어진 상황에서 선거연대 한다고 비난하는 것은 대기업이 독과점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중소기업이 들어오니 욕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새누리당의 프레임에 여론까지도 덩달아 야권연대와 선거연대를 비난하는 일이 계속 반복되고, 유권자들이 그것을 믿게 하는 새누리당 선거 전략의 치밀함이 무섭다는 점입니다.

' 기동민-노회찬, 두 남자의 결심에 야권은 힘을 합쳐야 한다'

야권단일화를 하면서 제일 무책임한 행동이 후보만 결정됐으니 유권자들이 알아서 투표하라는 방식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나 정의당 대표들은 "당대당 야권연합은 없다"고 계속 말을 해왔습니다. 참으로 무책임합니다.



기동민 후보가 당 지도부와 상의없이 후보를 사퇴한 가장 큰 이유는 '변화의 출발, 이런 부분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열망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라는 사퇴 기자회견에 담아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통한 이 사회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열망을 많은 시민들이 원하고 있기에 기동민 후보가 사퇴했습니다. 그렇다면 야권 지도부들도 정당이라는 자신들의 안위보다는 모든 것을 내던지고 국민과 함께해야 마땅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기동민 후보가 사퇴했다고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노회찬 후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해야 합니다.

선거법 내에서 그들이 최선을 다해 노회찬 후보를 돕는다면 ' 아 이것이 진정한 야권연대'라는 생각을 국민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어제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이해서 '20140416'을 잊지 않겠다는 배너를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은 세월호 참사를 가리켜 "(세월호 참사는) 기본적으로 교통사고"라는 발언을 했습니다.

세월호를 왜 참사라고 부릅니까? 수백 명의 아이들을 구해낼 수 있었지만, 제대로 시스템이 가동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국가 시스템의 문제는 쏙 빼놓고 단순 '교통사고'로 생각하는 집단이 새누리당입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야권단일화에 대해 '표만을 위한 야합','배반의 정치','하루 전의 다짐도 외면'이라는 표현을 쓰며 맹렬하게 비난했습니다.

말로는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겠다고 하면서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로 규정하여 정책을 만들겠다는 새누리당이야말로 '선거 전에는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야합과 배반의 정치를 하는 정당입니다.


세월호가 일어난 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유가족은 사고가 일어난 4월 16일부터 100일이 지난 어제까지도 바닥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죽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이 차가운 바닷속에서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죽음에 대해 알고 싶어 대통령을 만나려고 하지만 경찰이 막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저들은 항상 바닥에 앉아 울부짖어야만 합니까?


억울한 일을 당했지만, 오히려 바닥에 앉아 있어야만 하는 우리들의 목소리를 가장 크게 낼 수 있는 사전투표가 오늘부터 시행됩니다. (재보궐 선거 사전투표는 선거 실시 지역에서만 가능/
사전투표소 설치 현황 보러 가기 )

두 남자가 뜨겁게 서로를 안았습니다. 아이엠피터는 기동민-노회찬, 이 두 남자가 바닥에 앉은 유가족과 시민들을 당당히 일어서게 만들어 줄 것이라 믿으며 이 두 남자들의 진심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한 번쯤은 이 두 남자의 진심을 믿어볼 만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