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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새정치민주의 '야권연대' 그때 그때 달라요



7.30재보선이 불과 2주도 남지 않았습니다. 7.30재보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야권연대에 대한 얘기들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야권연대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야권이 새누리당에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입니다. 

7월 21일 발표된 CBS 여론조사를 보면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41.6%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의 17.2%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의 14.5%에 비해 월등히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야권단일화되면, 박빙의 승부로 변하는 동작을'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월등히 앞서고 있는 여론조사지만, 양자대결로 가면 승부는 확 바뀌게 됩니다.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의 양자대결을 보면 '46.5% 대 38.4%'로 10% 이내의 차이를 보입니다.

재보선 여론조사는 휴대전화가 아닌 집 전화로 대부분 해서(지역구 주소라는 이유로) 고령층의 응답률이 높습니다. [각주:1]이것은 새누리당 지지자가 많고, 여론조사를 걸러서 들어야 하는 부분을 생각한다고 해도 야권연대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의당 노회찬 후보와의 양자 대결을 보면 나경원 후보와 노회찬 후보의 차이는 불과 0.8%로 오차범위[각주:2]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론조사가 실제와 다를 수 있다고 가정해도, 다자 대결과 양자 대결이 이토록 차이가 나기 때문에 야권연대에 대한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야권연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나 정의당 등을 보면 야권연대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특히 송호창 새정치민주연합 전략기획위원장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때가 돼서 표를 달라, 지분 나누기를 하자라고 하는 식의 야권연대는 이제 시민들이 용납하지 않으며 정치지형을 왜곡하는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송호창 위원장의 주장처럼 야권연대가 꼭 나쁜 것일까요?


만약 야권연대가 선거 때마다 지분 나누기나 정치지형을 왜곡하는 행위였다면 송호창 위원장도 야권단일후보로 나서지 않았어야 마땅합니다.

그때와 다르게 지금 송호창 위원장이 하는 말은  새누리당이 매번 야권연대를 비판하면서 사용하는 말의 반복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야권연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선거 제도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현행 대한민국 국회의원 선거는 '소선거구제'입니다. 소선거구제는 한 마디로 승자독식입니다. 선거에서 20%의 득표를 받았어도 승자가 되면 금배지를 달고 모든 권력을 휘두릅니다. 나머지 후보들을 찍은 표들은 그냥 사(死)표가 됩니다.

거대 정당들이 버티고 있는 한 조직동원이나 자금이 없는 소수를 대변하는 정당이나 인물들은 결코 국회에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소선거구제를 바꾸려고 노무현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큰 지역구 내 5~10인 국회의원)를 도입하자고 했지만, 한나라당(새누리당)의 반대로 묵살되기도 했습니다.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김윤철 교수의 발언 중에서.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하에서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은 선거연대를 통한 정치적 행위의 극대화뿐입니다. 이것을 나눠먹기라고 비판하면 양당이 기득권을 가지고 정치권력을 휘두르겠다는 의미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야권연대의 과정을 비판할 수 있지만, 선거연대를 위한 야권연대 자체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야권연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이 추진하던 1차 야권연대는 무산됐습니다.[각주:3] 그러나 최후의 마지노선은 살아 있습니다. 바로 사전투표가 있는 7월 25일 전에 야권단일화 후보가 결정되면 됩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대표는 '야권연대에 대해서 당 차원에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당대당 야권연대가 안 된다면 후보 간 협상은 남겨둬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적극성이 없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최고위원은 지도부의 이런 태도에 대해 '당이 전략적으로 세운 후보라면 후보단일화도 당 차원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지원 의원도 '야권연대를 해야 여권에 승리할 수 있다'며 '(야권) 연합 연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야권연대'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야권연대는 없다'고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 재보선에서 야권연대는 그들에게 큰 이익을 갖다 주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야권연대를 하지 않겠다는 정치 전략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과연 새정치민주연합이 '정당 스스로의 자생력이 있는 정당이냐?'는 물음에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듣고 싶어집니다.

선거 때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좋아서 투표하는 유권자보다 '야권 승리'를 위해 투표하는 지지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볼 때, 진짜 유권자를 답답하게 하는 정당이 바로 '새정치민주연합'입니다.

그들이 그들 스스로 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착각하며 '야권연대'를 새누리당의 논리 그대로 따라 비판하는 모습은 현행 소선거구제의 폐해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7.30재보선에 야권연대를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선거 때마다 야권 단일화를 통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수혜를 받으면서 지금은 '야권연대 논의 자체에 대한 의지'를 안 보이는 점을 비판하는 것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분명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이 있습니다. 그 역할을 팽개치는 모습보다 상시적으로 '야권연대'를 책임지고 논의할 수 있는 노력과 기구를 항시 운영해야 하는 것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책임입니다.

'야권연대,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단순히 후보단일화가 아닌 상시적으로 야권이 모여, 진보정책과 공약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어떻게 협력할지를 계속 노력해야 합니다.

기득권을 누리기만 하려는 제1야당은 언젠가는 국민의 심판 속에서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1. 이번 여론조사에서 총 506명이 응답했는데, 50대 이상이 375명이었다. [본문으로]
  2. 95%신뢰수준에 ± 4.4% [본문으로]
  3. 선거용지에 후보자 이름이 이미 인쇄됐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