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주이야기

'4.3' 불참 박근혜와 돌아온 탕자의 유산전쟁



2014년 4월 3일 오늘은 제66주년 '제주4.3희생자위령제'가 열리는 날입니다. 이번 제주4.3위령제는 아주 특별합니다. 제주에서 자체적으로 열리는 행사가 아닌 첫 국가추념일이기 때문입니다.

제주 4.3 사건의 해결을 위해 김대중 대통령은 '4.3특별법'을 제정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2006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4.3위령제에 참석했습니다. 이후 끈질긴 노력 끝에 '국가추념일'로 지정됐고, 올해부터 정부 주관으로 행사의 지위가 격상됐습니다.

국가추념일로 지정된 배경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녀가 대선공약으로 '4.3위령제'를 국가추념일로 내걸었고, 2014년 3월 18일 '4.3희생자 국가 추념일'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 3월 24일 공표됐습니다.

'대통령은 별다른 일도 없으면서 왜 참석하지 않는가?'

대선공약으로 내걸고 국가추념일로 지정됐다면,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첫 국가추념일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을 듯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4.3위령제'에 참석하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별다른 공식 행사와 일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참석하지 않을 듯합니다.

왜냐하면, 아직도 대한민국에서는 제주 4.3사건을 빨갱이들의 폭동이라고 말하는 보수세력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화합을 얘기하고 통합을 얘기하지만, 대한민국에는 이념의 갈등이 국민의 인권보다 더 우위에 있습니다.

특히 보수 세력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4.3위령제' 불참은 선거를 위해서 했던 말을 실천할 수는 없다는 그녀의 강력한 사상과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제주와 서귀포를 방문했습니다. 이날 많은 제주도민이 모인 자리에서 박근혜 후보는 <민생대통령을 뽑을지, 권력투쟁으로 이념 대통령을 뽑을지 이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제주4.3사건은 도민 뿐 아니라 전 국민의 가슴 아픈 역사”라며 “그동안 정부차원에서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은 데 제가 4.3 추모기념일 지정 등 제주도민 아픔이 모두 해소될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념을 떠나 제주도민의 아픔이 해소될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선거 전에 외쳤던 그녀는 막상 제주도민이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4.3위령제'에는 참석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념보다 민생과 제주도민의 아픔을 돌보겠다는 그녀의 말은 결국, 선거용 공약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 제주도민 최악의 법을 발의한 새누리당의 아들'

6.4지방선거에 제주도지사로 원희룡 전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합니다.  원희룡 예비후보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예비 후보들을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습니다.

원희룡 예비후보는 4.3의 아픔을 간직한 제주도민 입장에서는 이완용이  정미7조약에(일제에 행정권을 넘긴 조약) 서명했던 일과 유사한 일을 했던 인물 중의 한 명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제주4.3사건을 사과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가 있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에 의해 제정된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특별법'에 따라 정부 차원의 조사가 시작됐고, 각종 자료와 증언 채증, 조사 등을 통해 2003년 3월 29일 조사위원회에서 보고서가 확정됐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조사위원회의 의견에 따라 2003년 10월 31일 대통령발표문으로 공식적인 사과를 합니다.


2008년 1월 21일, 한나라당은 제주도민의 아픔을 위해 그토록 애썼던 '4.3위원회'를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당시 이 법안에 발의한 사람 중에 원희룡 전 의원이 있었습니다.

원희룡 예비후보는 자신도 4.3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제주도민 중 4.3사건으로 고통받지 않았던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아무리 당론이라도 그는 법안을 반대했어야 마땅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절대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제주의 아들'이라고 외치는 원희룡 예비후보는 단 한 번도 '4.3위령제'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가족과 친척은 '4.3희생자'였기 때문에 참석했을지 몰라도, 그는 12년 동안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원희룡 예비후보가 '4.3위령제'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는 새누리당은 선거 공약으로 국가추념일을 내세웠지만, 과거 한 번도 제주4.3사건을 도민의 입장에서 바라본 적도 해결하려는 의지도 없었던 집단이었고, 그도 전형적인 새누리당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원희룡 예비후보는 '제주의 아들'이 아니라 그냥 '새누리당의 아들'에 불과합니다.

' 돌아온 탕자의 유산전쟁'

현재 원희룡 예비후보는 제주지사 선거 예상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0% 내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가 이렇게 각종 여론조사에서 1등을 하고 있는 이유는 그가 '제주 출신'이며, 세대교체를 할 수 있는 인물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제주도민들은 구시대 인물들이 그동안 제주를 장악해 도정을 망쳤고, 이제 그런 구시대 인물에 대한 세대교체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과연 원희룡이라는 후보가 세대교체를 할 수 있는 인물이냐는 점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중앙정치권의 차세대 리더로 언론이 주장하는 것은 놔둘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희룡 예비후보는 제주 출신이고 젊다는 이유만으로 세대교체를 할 수 있는 인물이 결코 아닙니다. 

 


제주 출신으로 16,17,18대 국회의원으로 활약했던 원희룡 후보는 단 한 건의 제주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한 적이 없습니다.

제주뿐만 아니라 입법활동에서도 다른 의원들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입법 활동을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국회의원이 입법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그가 세금으로 세비를 받는 책무를 다하지 못한 무책임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책임감이 없는 인물입니다.


그동안 제주를 위해 일하지 않았어도 제주지사에 출마할 수 있다고 양보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는 '준비된 제주도지사'는 아닙니다.

원희룡 예비후보는 2014년 2월 4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제주지사 출마에 대해 <저는 거기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생각이 없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2월 4일 인터뷰에서조차 제주지사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이 3월 16일 제주지사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무슨 동네 이장을 뽑는 것도 아니고 제주지사에 대해 아무 생각조차 없던 사람이 어떻게 한 달 만에 <현재 12조원인 제주의 경제 규모를 5년 안에 25조원으로 2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공약할 수 있습니까?


1천만 원짜리 계약 하나 따기 위한 제안서 작성도 몇 주씩 걸리는데, 원희룡 예비후보는 25조 원짜리 제주 경제 계획을 불과 몇 주 만에 발표했습니다. 그것도 경제학자도 아닌 검사출신이....


원희룡 예비후보를 보면, 땅 팔고 감귤 팔아 공부시켜 놨더니 가족을 외면하고 도시에서 혼자 잘먹고 잘살다가 유산 받을 때가 되니 고향에 돌아와, 그 돈으로 집안을 일으키겠다고 뻥치는 아들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과연, 그가 제주를 위해 무엇을 했습니까?
제주를 위한 법안 발의는커녕 오히려 제주도민의 아픔을 외면했던 인물입니다.

제주에 살면서 아직도 정신차리지 못하는 제주도민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6.4지방선거는 돌아온 탕자에게 잔치를 벌여주는 예수의 사랑을 보여주는 시간이 아닙니다. 제주를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인물을 뽑는 지방자치 선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