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이와 에스더가 다니는 학교는 제주에서도 외진 곳이라 부르는 중산간 마을 '구좌읍 송당리'에 위치한 '송당초등학교'와 '송당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입니다.
제주공항에서도 30킬로가 넘는 송당리는 택시 기사들도 1년에 한 번 가볼까 말까 하는 외진 곳입니다. 그다지 알려진 관광지도 없고, 바닷가에서도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외진 곳에 있다 보니 마을에는 문방구가 없습니다. 물론 문방구가 있어도 금방 망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송당초등학교 전교생이라고는 모두 45명뿐이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골프 장갑과 클라리넷 리드를 사는 아이들'
산골에 있고, 마을에 문방구도 없으면 도대체 송당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어떻게 학용품을 살까요?
송당초등학교 아이들은 학교 내 백화점에서 공책,연필, 색종이,스케치북 같은 학용품부터 골프장갑, 클라리넷 리드 등 학교생활에 필요한 물건 대부분을 구매합니다.
이런 물건을 현금으로 사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조이(JOY)'라는 화폐를 이용해서 구매합니다. 조이는 부모가 아이에게 현금으로 사주지도 않습니다.
오로지 아이들이 스스로 학교생활을 통해 벌어야 합니다.
송당초등학교 아이들은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습니다. 은행원, 경찰, 우체부 등의 직업 체험 또는 텃밭에서 일하면 조이를 벌 수 있습니다. (각각의 직업체험과 봉사활동은 10분을 일하면서 1조이 지급)
이 조이를 학교 내 은행에 가서 '경제마을 어린이 통장'에 입금해놓았다가, 자신이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조이를 찾아 조이로 백화점에서 물건을 구매합니다.
요셉이가 주로 사는 물건은 색종이와 풀 등의 학용품도 있지만, '클라리넷 리드'도 자주 삽니다. 요셉이는 학교에서 클라리넷을 배우고 연주하기 때문에 소모재인 리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신문을 보니 학교에서 악기 연주를 하며 음악 수업을 한다고 '외국 학교가 아닌 혁신학교'라고 하던데, 송당초등학교에서는 악기 연습과 목관앙상블 연주가 그리 놀랄 일은 아닙니다.
<직업 체험과 봉사활동 등으로 조이 벌기 →조이 은행 입금 → 조이 인출 → 학교 물품 구입> 등으로 이어지는 학교 내 경제활동은 돈의 소중함이나 경제관념을 배우게도 해줍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엄마,아빠가 아이들의 학용품 때문에 운전해서 멀리 나갈 필요가 없어, 산골에 사는 어려움을 잊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학원 대신 학교에서 사고력 수학과 골프를 배우는 아이들'
서울에서는 아이들이 학교 끝나고 학원에 가기 바쁘지만, 송당초등학교 아이들은 학교생활만으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학교에서 '골프'. '승마', '창작로봇', '사고력수학', '목관악기', '창작 동화책 만들기' 등 정말 다양한 수업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서울은 원하는 방과 후 수업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아침부터 줄을 서야 하지만 송당초등학교는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전교생이 원하는 만큼 수업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산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면 다양한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체험과 교육 혜택을 누리며 살아갑니다. (물론 너무 외진 곳에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외부 강사를 초빙하는 데 어려움이 많지만)
물론, 처음에는 이런 교육적인 혜택보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았습니다.
학교에서 '골프'. '승마', '창작로봇', '사고력수학', '목관악기', '창작 동화책 만들기' 등 정말 다양한 수업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서울은 원하는 방과 후 수업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아침부터 줄을 서야 하지만 송당초등학교는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전교생이 원하는 만큼 수업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산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면 다양한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은 체험과 교육 혜택을 누리며 살아갑니다. (물론 너무 외진 곳에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외부 강사를 초빙하는 데 어려움이 많지만)
물론, 처음에는 이런 교육적인 혜택보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았습니다.
송당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적다 보니 학교 텃밭에서 재배한 상추를 급식 시간에 전교생이 모두 먹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한 생일잔치도 매달 합니다.
송당초등학교 아이들은 정말 잘 놀러갑니다. 오름이나 바다, 워터월드나 제주 내 유명 박물관 등에 수시로 갑니다. 이렇게 견학을 다닐 때 반 아이 모두 합쳐 10명이 안 되니, 학교 학습보다는 친구들과 놀러 온 느낌으로 다닙니다.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살면서, 교육적인 혜택도 도시에 못지 않고 누리기에 제주이주를 후회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주어를 배우며, 제주 전통음식을 먹는 아이들'
요새 에스더가 유치원에서 노래를 배워와서 불러주는데 가사가 이상합니다. 분명 노래는 '아빠 힘내세요'인데 가사는 '아빠 심내십서'라고 부릅니다. 아빠 '심내십서'는 제주어로 아빠 힘내세요라는 뜻입니다.
제주에서 태어난 에스더나 제주에서 유치원을 거쳐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요셉이나 학교에서는 제주어를 자주 사용합니다.
아이엠피터는 관공서에서 제주어만 사용하는 일은(제주 일부 관공서에서는 제주어를 못하는 제주도민에게도 제주어를 간혹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하지만, 제주학교에서 제주어를 가르치고 보존하는 일은 꼭 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주어가 비록 사투리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 담긴 역사적 의미와 전통은 계승할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송당초등학교에서는 간혹 '접착뼈놈삐국'이나 '돔베고기', '콩국' 등의 제주 전통음식을 학교 점심급식으로 아이들에게 내놓습니다.
'접착뼈놈삐국'은 등뼈를 한소큼 끓여, 메밀가루, 대파, 무 등을 넣어 만드는 음식으로 제주에서 잔치가 열리게 되면 돼지를 잡아 사나흘씩 푹 끓여 먹었던 전통음식이다. '제주어로 접착뼈'는 척추뼈 등을 '놈삐'는 무를 말한다.
사실 '접착뼈놈삐국'과 같은 음식은 제주 식당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전통음식입니다. 이런 음식을 아이들이 먹음으로써 제주의 문화를 기억한다는 것은, 비록 제주가 고향이 아닌 아이들에게도 제주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어릴 때 학교가 그리 재밌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요셉이와 에스더는 오전 8시 30분에 학교에 가서 오후 5시에 끝나도 학교에서 더 놀고 싶다고 매번 투정을 부립니다.
학교가 단순히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장난치며 다양한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인가 봅니다.
요셉이와 에스더가 다니는 송당초등학교는 학교 앞에 문방구 하나 없고 두루미가 학교 운동장에 올 정도로 작은 산골 마을의 초등학교입니다. 그러나 이 작은 산골 마을 초등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은 재밌고 신나게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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