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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안철수 '기초선거 공천 폐지'에 대한 오해와 진실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오는 6.4지방선거 기초선거에서 공천을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안철수 의원과 송호창 의원은 2월 24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가 지난 대선 때 여야의 공통된 공약이었다며 새정치연합은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새정치연합'의 기초선거 공천 폐지에 대해 정치권의 반응은 다양합니다. 오늘은 새정치연합이 내세운 기초선거 공천폐지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이 무엇인지 알려드리겠습니다.

# 오해 '새정치연합은 6.4지방선거에 공천하지 않겠다?'

안철수 의원이 밝힌 새정치연합의 공천폐지를 놓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새정치연합이 6.4지방선거에서 모두 공천하지 않는다는 착각입니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은 분명 '기초선거 공천폐지'라고 했습니다.


6.4지방선거에는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시도의회 의원','교육감','교육의원'을 선출합니다. 광역단체장은 서울특별시장,인천광역시,대전광역시,세종특별시,부산광역시,대구광역시,울산 광역시장과 강원,충청,전라,경상,제주특별자치도 지사를 뜻합니다.

기초단체장은 각 지역 시장과 구청장,군수를 말합니다. 새정치연합은 서울시장, 경기 교육감 등 광역단체장은 공천하고, 양산시장,강남구청장,파주 군수 등 기초단체장 선거는 공천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6.4지방선거에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새정치연합 후보자들은 투표용지에 아래와 같은 표기법을 따르게 됩니다. 

 
새정치연합 후보가 서울특별시장 선거에 나올 경우는 기호는 5번이 될 것입니다. (현재 정당기호는 다수 의석수를 가진 정당순으로,새누리당,민주당, 통합진보당(6석) 정의당(5석))

서울시장 투표용지에는 <5번 새정치연합 송호창> 이렇게 표기되지만, 구청장 선거에는 < 기호 *번 김희철>이렇게 표기됩니다.

아마 이런 이유로 지방선거에서는 '왜 새정치연합 후보가 구청장 투표용지에는 없지?'라는 의문과 '왜 새정치연합 후보가 서울시장 투표용지에 있지?' 라는 물음이 함께 나올 수 있습니다.

#오해 '사람이 없어서 기초선거 공천 폐지?'

대부분의 언론과 새누리당은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새정치연합의 기초선거 공천폐지를 '인물난'과 '조직'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그런 주장은 가능하고 맞습니다.

아이엠피터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인물이나 조직보다 안철수 의원이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더 강해서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남소연, 오마이뉴스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가 모호한 부분이 있지만, 그렇다고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의도는 아닙니다.

안철수 의원이 계속 강조하고 늘 신경 쓰는 부분이 '약속'이라는 부분입니다. 약속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는 정치 여건(약속을 하기 전에 사전에 철저한 공약이 요구된다는 의미)에서도 안 의원은 성격상 약속만큼은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는 인물입니다.

새정치연합 내의 조직과 전략 담당자 입장에서는 다른 정당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데, 굳이 우리가 지킬 필요가 있느냐는 반발을 했지만, 안철수 의원은 굳이 선거에 대한 확신도 없는 상황에서 약속을 팽개칠 이유가 전혀 없었을 것입니다.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평가도 달라지겠지만, 아이엠피터는 정치공학 쪽보다는 안철수 의원 개인적 의지가 강해서 이번 '기초선거 공천 폐지'가 성사됐다고 봅니다.

#진실 ' 버림받은 후보자들, 선거법과 여론 어떡해'

새정치연합의 '기초선거 공천 폐지'로 가장 힘든 사람은 이미 구청장,군수 등에 출마하려고 예비후보로 등록하거나 이미 출마 선언을 한 후보자들입니다.


구청장 선거에 나온 새정치연합 후보들은 안철수 의원과 찍은 사진을 내걸고 이미 지방선거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선관위의 정확한 답변이 있어야 하겠지만, 이런 사진은 분명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선관위에서 괜찮다는 답변이 나와도 일부에서는 뻔히 새정치연합이 안철수 신당이라는 사실을 아는 상황에서 안철수 의원과 찍은 사진을 선거운동에 이용하는 일에 문제를 제기할 것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공천을 폐지했어도 새정치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 측에서도 기초선거 공천폐지를 공식 발표했기 때문에 혹여나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안철수 효과가 없는 새정치연합은 그리 높지가 않습니다. 그것은 안철수라는 이름을 뺀 정당 지지도에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2월 24일 CBS <노컷뉴스>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포커스컴퍼니가 지난 22∼23일 전국의 19살 이상 성인남녀 1천명을 상대로 안철수 의원의 이름을 전혀 거론하지 않은 채 정당지지도를 물었더니 새정치연합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8.8%에 그쳤습니다.

안철수 의원의 힘도 새정치연합이라는 정당 지지도 받을 수 없는 기초선거 후보자들은 결국 자력으로 선거에 이겨야 하는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새정치연합은 특히 기초선거 공천폐지를 약속했기 때문에 난립하는 후보들의 단일화에 관여할 수도 없습니다.

후보자들끼리 단일화를 해야 하는데, 정치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은 결코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엠피터는 안철수 의원이 자신이 내건 공약을 지키겠다는 '기초선거 공천폐지'는 아주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이후에 벌어지는 정치적 난제를 과연 그가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느냐는 부분입니다.

총선과 대선을 준비하겠다는 새정치연합이지만, 최소한 지역조직을 구성해야 하는 인물들과의 불협화음과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전략은 분명 필요합니다.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은 시간도 사람도 많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지금 현재의 모습만으로는 새정치연합은 많이 부족합니다. 과연 그가 어떤 정치 능력을 이번 지방선거에 보여줄지에 따라 새정치연합의 총선과 대선 운명이 더 나아가서는 안철수라는 정치인의 운명도 바뀔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