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2013. 12. 12. 08:10



내년도 대한민국 고등학생이 사용하는 한국사 교과서를 교육부가 최종 승인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어제 글([현대사] - 박정희를 위한 박근혜에 의한 '고교 교과서')에 이어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전체 PDF버전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조사했습니다.

교학사 교과서를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교학사 교과서가 마치 일본 극우 교과서로 불리는 후소샤 교과서의 한국판이 아닌가 의심될 정도였습니다.


가장 먼저 교학사 교과서 245페이지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1920년대 일제의 경제 수탈'이라는 단원 속에 있는 교학사 교과서에는 일본의 경제 수탈을 '자본 진출'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조선인의 노동력을 착취했던 모습을 단순히 '한국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큰 이익을 올렸다'고 서술했습니다. 마치 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단순한 기업의 경제적 활동처럼 기술한 것입니다.

일제 강점기의 경제 수탈이 마치 한국인에게도 경제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식으로 표현한 것은 일본 극우 세력이 주장하는 '조선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한일합방(한일병탄)은 정당했다'와 똑같은 사고방식입니다.


교학사의 이런 식의 역사관은 280페이지에도 또 나옵니다. 교학사는 조선인들의 만주로의 이민과 일본으로의 노동이민이 '한국 농촌 사회의 인구 과잉과 열악해지는 농촌 경제' 때문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국사편찬위원회가 펴낸 '한국사'에서는 이런 현상이 '일제의 권력과 지주에 의한 토지 수탈 때문'이라고 서술했습니다.

일제의 침략 전쟁과 수탈 때문에 조선인들이 농촌을 떠났다는 사실을 단순히 국내 문제로 한정 지은 것은 전형적인 일본 극우 세력의 논리와 똑같습니다.


교학사 교과서는 일본이 주장하는 용어가 그대로 나옵니다. 일본에 의해 강제로 맺은 조약이라는 표현이 맞는 '을사늑약'을 교학사 교과서에는 '을사조약'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강제로 조선을 뺏은 '한일병탄'을 그냥 나라가 합쳐졌다는 '한일병합'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1965년 체결된 한일기본조약에서는 을사늑약을 포함하여 대한제국과 일본 사이에 체결된 모든 조약 및 협정이 무효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설명하지 않고 그대로 일본식 용어를 자꾸 사용하는 것은 일본과 맺은 조약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바와 같습니다.


교학사 교과서의 황당한 점은 일본 후소샤 교과서보다 더 엉터리로 역사를 기술했다는 점입니다. '관동대학살'에 대해 교학사는 '1923년 관동 대지진때 많은 사람들이 학살되는 참사를 당하였다'라고 짧게 표현합니다.

이에 반해 일본 후소샤 교과서는 '이런 혼란 중에 조선인 및 사회주의자들 사이에 불온한 책동이 있다는 소문이 퍼져, 주민 자경단 등이 사회주의자 및 조선인, 중국인을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관동 대지진때 조선인들이 왜 학살당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 교학사 교과서를 보면, 일본 후소샤 교과서보다 더 못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교육부의 수정 명령이 있기 전에 교학사 교과서는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위안부' 관련 표현에서 '강제로'라는 말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수정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강제로가 아니라 단순히 조선인 위안부가 한국인 위안부로만 바뀌었습니다.

교학사 교과서의 핵심이 바로 이것입니다. 일제의 조선 침략과 수탈이 '강제로' 이루어졌다는 생각을 이들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극우세력이 주장하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이라는 사상과 주장을 그대로 이어받은 듯합니다.

'역사는 그 집단의 자서전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일본 극우세력이 주장하는 후소샤 교과서보다 더 못한 교학사 교과서를 우리 아이들에게 배우게 한다는 것은 우리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 된다는 뜻입니다.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에 광분하는 언론들이 교학사 교과서를 제대로 읽지도 않고 외면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 정도 역사만을 요구하는 집단일 수도 있습니다.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읽는 내내 분노와 허탈감을 느낀 아이엠피터가 오히려 이상한 놈인가 봅니다.

Posted by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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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휴식

    저도 분노합니다 도무지 그들의 머리속을 이해할수 없습니다

    2013.12.12 08:20 [ ADDR : EDIT/ DEL : REPLY ]
  2. 교학사의 내용이 참 안타깝게 만드는군요.. 한국의 입장과 일본의 입장이 아닌 객관적인 입장으로 만들어졌으면 좋을텐데

    2013.12.12 08:2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대리석

      역사란 승자의 것이고 강자의 것입니다.
      기록자의 시각으로 씌워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역시기록의 대상들이 나중에 시시비비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겠지요.
      그러한 논리로 봤을때조차 교학사 역사교과서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한국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객관적으로 봤을때는 말할것도 없구요.

      2013.12.13 11:41 [ ADDR : EDIT/ DEL ]
  3. 참..한심하게 느껴집니다

    2013.12.12 09:31 [ ADDR : EDIT/ DEL : REPLY ]
  4. 선한시민

    언젠가 친일 극우 환자들을 격리시키는 총대를 누군가 메야하지않겠습니까? 시원해지는 그런 시절이 있으면 좋겠네요.

    2013.12.12 10:02 [ ADDR : EDIT/ DEL : REPLY ]
  5. 이종규

    대한민국이 왜 !!!???
    이렇케 된걸까요!!???

    2013.12.12 10:55 [ ADDR : EDIT/ DEL : REPLY ]
  6. 예전에 교학사 참고서로 공부한 기억이 납니다.
    안타깝네요!

    2013.12.12 11:0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7. 친일파처단

    나라가 아주 막장으로 미쳐 돌아가는군요..

    2013.12.12 11:22 [ ADDR : EDIT/ DEL : REPLY ]
  8. 100년후

    무지한 국민이 있는 한 역사는 바로설 수 없을것.
    역사를 가르치는 역사학자들조차 식민지 사관에 물들어 있는데 하물며 민초들이야 ...
    동학의 정신이 일본 개새끼들에게 처참하게 찢겨발겨진때부터 조선의 운명은 일제에게 먹히는 당연한 결과를 예견 할 수 있을겁니다.
    우리의 후손에게 이 비겁한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로 세워 물려줘야 할텐데, 이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창피스러움이 발목을 잡습니다.
    진실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볼 수 없네요.

    2013.12.12 11:42 [ ADDR : EDIT/ DEL : REPLY ]
  9. khh

    제가 수능 볼 때만 해도 을사조약 등 교학사에 있는 용어로 공부했습니다. 교학사 외에 다른 출판사에서는 다 바른 표현으로 수정되었나요? 출판사의 문제인가요 아니면 아직도 잘 살고 있는 친일후손이 역사까지도 개입하고 있는 걸까요?

    2013.12.12 13:48 [ ADDR : EDIT/ DEL : REPLY ]
  10. 망해라교학사
    뉴라이트 공주대

    2013.12.12 14:11 [ ADDR : EDIT/ DEL : REPLY ]
  11. -

    말로만 백날 해봤자 어쩔 수 없이 진행되는 일...
    제발 어떻게 갈아엎을 수 없을까요...
    친일세력들을 빨리 없앴으면 합니다.

    2013.12.12 14:12 [ ADDR : EDIT/ DEL : REPLY ]
  12. 피터님
    역사 교과서 소식은 들으면 들을수록 답답하기만 하네요.
    올해에도 꾸준히 정치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드려요.
    2013년 다음뷰 우수상과 티스토리 우수 블로거 축하드리고요.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이 웃기를 바랍니다.

    2013.12.12 20:3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글을 읽는 내내 참...부끄럽고 한심하고 답답합니다.

    피터님.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시지요?
    올해도 어김없이 기쁜 소식 접하고 갑니다
    축하드려요~~~~~~

    2013.12.12 21: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정말 교학사 왜 저러는 걸까요? 아... 답답합니다..!

    2013.12.13 01:16 [ ADDR : EDIT/ DEL : REPLY ]
  15. 시시비비

    지금이라도 친일파의 정당하지 못한 재산의 국가 환수가 이루지길 바랍니다.

    2014.01.03 07:21 [ ADDR : EDIT/ DEL : REPLY ]
  16. 교학사... 이런 교과서를 채택하면 이 교과서로 공부할 아이들은 어쩌라는 건지..
    글 내용 퍼갑니다~

    2014.01.03 11:39 [ ADDR : EDIT/ DEL : REPLY ]
  17. 교학사 교과서의 내용이 궁금했는데 겨우 찾아왔네요. 감사합니다.
    교과서 내용을 찾기 어려웠던것도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작용한 것일까요..

    2014.01.04 01:0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8. 유리

    아이엠피터님 글 잘 읽엇습니다. 하지만 몇가지 지적할 사항이 잇습니다.
    우선 245페이지 서술입니다. "일본이 한국에 자본을 진출하였다." "그들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였다."
    이 서술이 그렇게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현재 다국적 기업이 빈곤국에 진출할 때, 그곳의 자본을 침탈하였다고 쓰기도 하고 자본을 진출하였다고 쓰기도 합니다. 또한 그들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이익을 창출했다고도 쓰고 착취했다고도 씁니다. 저는 이게 그렇게까지 문제가 있는 서술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에게도 기회가 있었다." 라는 문장 다음에 "그러나~" 로 시작하는 문장을 읽어보면 그러한 기회는 소수였다는 것을 금방 추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80페이지 서술입니다. 저 문장 자체로만은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279페이지를 읽는다면 의미가 달라지죠. 279페이지에서 농촌이 왜 열악해지는가에 대해서 서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기서 나오는 인구증가는 통계적으로 틀린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인구과잉과 일본의 착취로 인해 열악해진 농촌경제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죠.

    2014.01.06 18:46 [ ADDR : EDIT/ DEL : REPLY ]
  19. 유리

    이어서 240페이지의 용어입니다만... 을사조약과 합병조약이라는 단어는 다른 교과서에서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두산 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서도 을사조약, 한일 합병조약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잇습니다. 그리고 네이버 지식백과에서도 을사조약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네이버도 후소사 교과서를 사용하는 것인가요?

    마지막으로 249페이지입니다. 저도 저기서 왜 강제로 혹은 끌려다녓다는 표현을 안썻는지 의문이 갑니다만...이 역시 그 전페이지를 살펴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습니다. 247페이지에 "일제는 우리나라의 많은 여성들을 침략전쟁에 동원하였다. (중략) 중국과 동남아로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로 희생당하였다." 라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247페이지 내용을 읽고 249페이지를 본다면 따라다녓다는 표현이 끌려가 희생당하였다는 의미로 쓰였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혹시 제가 거짓말을 하는건 아닌지 의심하실 수도 있으니 교학사 교과서 링크를 올리겠습니다.
    http://www.kyohak.co.kr/PDS/2014TextBook/High/08%ED%95%9C%EA%B5%AD%EC%82%AC(%EA%B6%8C%ED%9D%AC%EC%98%81)/ebook/ebook.html

    2014.01.06 18:56 [ ADDR : EDIT/ DEL : REPLY ]
  20. ir

    교과서 원문이궁금했었는데 논란이 된 부분을 명확히 짚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4.01.08 19:10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