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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박근혜의 선전포고, 진보주의자 박정희를 기억하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에서 열린 '시국미사'를 향한 박근혜 대통령의 '선전포고'가 시작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박창신 원로신부가 발언한 내용을 직설적으로 비난했습니다.

11월 25일 무려 25일 만에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박창신 신부를 겨냥해 <국민들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분열을 야기하는 일들은 용납하거나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국내외의 혼란과 분열을 야기하는 행동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각 수석들은 국민을 대신해서 일하고 있다, 국민을 위해 잘못된 그 어떤 것들에도 결코 굴복하거나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일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 부전자전, 박정희와 박근혜가 어찌 이리 똑같은가'

아이엠피터는 박근혜 대통령이 천주교 시국미사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했던 '분열','용납,'묵과'라는 단어가 어디서 많이 들어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찾아보니 역시나 박정희가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했던 말과 똑같은 말을 했었습니다.

▲ 육사졸업식의 박정희와 박근혜


1978년 박정희는 육사졸업식에 참석해 <어떤 이유에서든 과거 우리가 겪었듯이 국민총화와 사회 안정을 저해하고 국론의 분열과 낭비를 조장하는 그러한 형태의 정치방식은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 도저히 용납치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용했던 '분열', '용납'이라는 단어의 선택은 1978년 아버지가 했던 말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흡사했습니다.

당시 박정희는 통일주체국민회의를 통한 간접선거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박정희는 많은 학생과 야당이 독재라고 비판하는 행위를 국론의 분열으로 규정하고 절대 용납치 않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했던 말을 보면, 앞으로 그녀도 아버지처럼 자신의 권력을 흔드는 행위를 국론의 분열로 규정, 시국미사와 촛불집회 등에 강력하게 대처하리라 예상됩니다.

' 지금 종북 기준으로보면 박정희의 무덤에 달걀을 던져야 한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원로신부의 발언이 있자마자, 청와대는 물론이고 새누리당, 극우 인사, 극우 보수단체 등은 난리가 났습니다.


시국미사가 열렸던 수송동 성당에는 자칭 보수 단체가 군복을 입고 난입해서 (원래 이것은 불법인데, 왜 경찰은 가만히 있을까요? ) 계란을 던지고 욕설과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박창신 신부는 미사 중에 했던 강론만으로도 국가보안법에 고발당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 성직자의 설교를 법으로 고발합니까? 만약 그런 논리라면 지금 대한민국 개신교 목사들은 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으로 수십 명이 고발되어야 합니다.) 지금 상황의 기준으로 박정희를 보면 어떻게 될까요?

▲남측과 북측 영관급 장교들은 황해도 해주 앞바다 용매도에서 비밀리레 접촉, 남과북의 문화,경제,서신 교류등을 논의했었다.


1963년 군사쿠데타를 통해 민간에 정부를 이양하겠다고 했던 박정희는 약속을 깨고 본인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합니다. 당시 대통령 선거의 가장 큰 이슈는 바로 '간첩 황태성'입니다.

박정희는 처음에는 황태성을 부인했다가, 좌익으로 죽은 형 박상희의 친구였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황태성은 간첩이 아니었습니다. 황태성은 남북비밀접촉을 통해 논의됐던 남북 교류에 대한 박정희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내려온 밀사였습니다.

박정희는 진짜 밀사였던 황태성을 죽여, 자신이 정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박정희는 황태성을 간첩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반공법에 위반되는 의혹을 품기에 충분했습니다.

만약 북한에서 내려온 사람이 문재인이나 안철수 의원을 만나려고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아마  군복입은 극우 단체들이 몰려와서 달걀을 던졌을 것입니다.

' 박정희는 진보주의자였다?'

우리가 흔히 박정희를 보수주의자로 알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박정희는 처음 선거에 나왔을 때(1963년 5대 대통령 선거)만 해도 보수가 아닌 진보주의자라고 봐도 무방할 지경이었습니다.


1963년 5대 대통령선거에서 윤보선은 박정희의 사상이 의심스럽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정희는 '민족적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들고 나왔습니다. 다시 윤보선은 '공산주의자들이 혁명을 할 때 민족적 민주혁명이라고 한다'라고 공격했습니다.

박정희는 이 모든 공격과 비난이 '나를 매카시즘으로 몰아 새빨간 빨갱이로 만들려는 수법이다'라고 주장합니다.

당시 윤보선을 보면 지금의 새누리당과 너무 똑같습니다. 당시를 보면 윤보선은 보수, 박정희는 진보세력이라고 봐도 될 정도였습니다.



'용공이니 빨갱이니 하는 한국적 매카시즘의 아류들'
'일체의 매카시즘을 타도 청소해야 할 공동의 전선에 서 있다'
이 말은 재야 지식인들이 했던 말이 아닙니다. 박정희가 대선 후보 광고로 신문 1면에 게재한 내용입니다.

박근혜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입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원로신부의 말을 앞뒤 다 잘라먹고 무조건 국론분열,종북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아버지 박정희가 똑같이 당했던 일이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많은 지식인의 진보적인 발언을 매카시즘의 수법으로 탄압해 왔는가'라는 아버지 박정희의 외침을 그녀는 기억해야만 합니다. 1963년과 똑같은 일을 2013년에도 만드는 어리석은 대통령으로 살지 않도록 역사를 공부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