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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석기 '내란음모'가 몰고 온 광풍의 나라



국정원이 터트린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 사건이 정국을 강타하고 있습니다. 이석기 의원의 행위와 발언, 그리고 통합진보당의 행태를 비난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그것을 옹호하는 사람도 있으며, 그것을 이용하는 세력도 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을 통해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그 사건의 법리 적용 여부를 떠나 이 사건으로 대한민국에는 상식보다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더 발생할 것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들은 '내란음모'라는 사건이 벌어졌으니, 이석기 의원 등이 속한 통합진보당과의 결별을 주문하는데, 그들을 만난 적도 그들의 사상조차 제대로 모르는 아이엠피터가 무슨 결별씩이나 하는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 자체가 지금 대한민국이 어떤 모습인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적이 아니면 동지'라는 단순한 이분법적인 논리에서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 사건을 바라볼 수밖에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의 정국을 보면 광풍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 나옵니다. 지금 한국에 불어닥친 '광풍'이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국가보안법이 아니라 왜 '내란음모' 일까?'

국정원은 이석기 의원 등을 내란음모죄를 적용하여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33년 동안 전혀 나오지 않았던 내란음모죄라는 형법이 등장한 것입니다.

이석기 의원 등이 참석한 RO라는 지난 5월 모임의 녹취록이나 그들의 행동을 하나하나 살펴봐도 국가보안법 이상의 법리 적용은 어렵습니다. 그런데 왜 국정원은 '내란음모죄'를 들고 나왔을까요?


진보,좌파 세력이라고 불리는 집단 속에는 무수히 많은 사상의 차이를 가진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우리가 흔히 참여정부를 진보정권이라고 부르지만, 그 속에서 각기 다른 집단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이것은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다양성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나 국정원의 내란음모 적용으로 진보,좌파 세력은 이제 모두가 종북세력이 되어버렸습니다. 특히 국정원이 발표한 내란음모라는 무시무시한 죄목으로 진보,좌파는 대한민국을 전복시키는 세력이 됐으며, 그들이 주장하는 촛불집회,국정원 개혁조차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는 종북세력의 움직임으로 바뀌었습니다.

국정원의 '내란음모죄' 적용은 단순히 어떤 법리적용이 아니라, 그동안 각기 나뉘어 민주주의를 뒤흔드는 사건에만 모였던 진보 세력을 똑같은 색깔로 덧칠하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보수 아니면 진보에서 보수 아니면 모두가 종북세력으로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 일타 오피, 모든 것은 종북때문이다'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적용 사건이 터지자, 보수 언론은 아주 신이 났습니다. 조중동의 모든 신문들이 1면과 특집면을 통해 이석기 의원 사건을 다루고 있으며, 여기에 살과 뼈를 붙여 판타지 무협 소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중앙일보는 이석기 의원이 '민혁당' 사건으로 형기를 절반도 안 살고 특사로 나왔으며, 이는 노무현 대통령의 작품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실은 이렇습니다. 이석기 의원은 2002년 민혁당 사건으로 징역3년에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항소심을 통해 징역 2년6월로 감형됐습니다. 2003년 이석기 의원은 특별,사면 대상자로 신청을 했으나 수형기간이 3분1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제외됐습니다. 이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이석기 의원은 가석방됩니다. 당시 이석기 의원의 총 구속기간은 1년 3개월이었습니다.

중앙일보는 기사에서 도피 기간의 절반밖에 안 됐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2년 6개월 선고와 비교하면 큰 문제도 없었고, 참여정부 강금실 법무부 장관은 이석기라는 사람을 특별 사면 대상자로 언급했던 기억이 없다고 할 만큼, 참여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아닙니다.

보수언론은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이 현재 대한민국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들을 무너뜨리기 위해 이석기 의원과 참여정부의 연관성을 억지로 만들고 있으며, 새누리당은 민주당 또한 이런 간첩들과 연계하여 동조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는 촛불집회에 참석하고 권은희 과장에게 장미꽃을 준 청소년들에게 이석기 의원 세력이 접근했었고, 이는 '이석기 키즈'를 만들기 위한 공작이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정치적인 색깔을 가진 집단이 청소년들에게 접근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정치색이 싫어 거절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마치 무슨 간첩의 활동으로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동아일보가 노린 것은 촛불집회에 참석한 고교생들을 간첩에 노출된 아이로 만들어 촛불집회 참석 그 자체가 간첩이 득실대는 위험한 공간으로 만들려는 의도입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아마 학교의 교장선생이 간첩이 오는 촛불집회 참석하면 정학,퇴학을 내리겠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선일보는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구속된 통합진보당 인사들이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이 과거 간첩단 사건에서 나오는 수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묵비권'은 강제적인 고문에 의한 자백의 강요를 방지하고 피고자,피고인의 인권을 옹호하려는 취지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이 간첩들의 수법이고, 이 때문에 그들이 간첩이라고 볼 수 있다는 소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국정원이 과거 조작했던 사건들은 대부분,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이었고, 이런 자백은 모두들 법정에서 채택돼 사형이나 무기,징역 등을 살게 만든 요인이었습니다.

묵비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법적인 제재를 받거나 불리한 추정, 선고의 불이익을 받은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언론사가 그런 묵비권을 행사했다고 간첩이라고 몰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 진보를 버려야 살 수 있는 나라'

아이엠피터가 이석기 의원 등의 '내란음모' 사건을 보면서 땅을 치고 분노하는 이유는 모든 싸움에서 승자만 존재할 수밖에 없는 정국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시작된 촛불집회는 벌써부터 힘을 잃고 있습니다. 국정원 개혁은 이제 물 건너갔습니다. 그리고 부정선거는 말도 못 나올 지경입니다.

국정원이 터트린 '내란음모' 사건 한 방에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촛불을 들고 민주주의를 외쳐도 공안정국으로 변해버린 상황에서 모든 언론은 '내란음모' 사건만 다루고 있으며, 이는 지방선거까지 계속될 분위기입니다.

공안정국으로 변했지만, 민주당은 그것을 헤쳐나갈 힘이 없습니다. 오로지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되지 않도록 죽창을 피해 '나는 아니다'만 외치고 있습니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과 '민청학련' 사건은 박정희가 유신정권을 영구히 하기 위해 반유신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자행한 공작이었습니다. 국민투표를 이용해 유신정권의 명분을 찾은 박정희는 1975년 2월 15일 핵심인사를 제외한 일부 관련자들을 석방했습니다.

박정희는 1975년 2월 21일 문화공보부를 연두순시한 자리에서 최근 석방된 자들은 긴급조치가 아니더라도 국가보안법으로 극형에 처할 수 있는 자들인데도“이들이 형무소를 나올 때 마치 개선장군처럼 만세를 부르고” 나왔다면서“민청학련 사건은 이들(인혁당)이 뒤에서 조종한 것이 명백한데도 일부 정치인들은 이를 부인하고 오히려 이들을 동지니 애국인사라고 하는데 이렇게 해도 법에 안걸리는가, 법무부와 중앙정보부는 법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 것이냐”며 매우 격앙된 어조로 관계자들을 질책했습니다. (아마 비슷한 얘기를 박근혜 대통령이 앞으로 할 것입니다.)

아이엠피터는 어떤 간첩사건이든 그 내면에는 단순한 접촉이나 찬양이 있었음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사형이나 내란음모,변란으로 법의 처벌을 받을 정도인가를 묻는다면 악법이 아닌 이상 그럴 수 없다고 봅니다. (이석기 의원 등이 수사를 받아야 할 사안은 맞지만, 그 처벌 수위가 과연 정상일까?)

 


“유신체제 반대하면 붉은 마수 밀려온다"라는 식으로 이분법된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닙니다. 한국전쟁 당시, 좌익이라면 무조건 죽창에 찔려 죽어도 괜찮다는 광란의 역사가 다시 시작되고 있으며, 이런 비정상적인 모습을 경계하며, 두려워해야 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광풍(狂風)이 불어오고 있습니다. 그 광풍 속에서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인권이라는 말은 꺼낼 수도 없습니다. 오로지 종북세력이냐 아니냐만 따질 뿐입니다. 아이엠피터가 원한 것은 이런 민주주의가 결코 아니기 때문에 그 광풍 속에서 참담한 칼바람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