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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어나니머스, 조중동도 '우리민족끼리' 회원으로 확인



해킹그룹으로 유명한 '어나니머스'가 북한 대남선전용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한 뒤, 회원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했습니다. 어나니머스는 4일 북한 '우리민족끼리'에 회원 정보 9000여개를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아이디,성별,이름,비밀번호,이메일 주소 등이 모두 공개되어 있습니다.

어나니머스는 4월 2일 '북한의 인트라넷, 메일 서버와 우리민족끼리 사이트를 해킹하여 회원 계정 1만5천개등 많은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어나니머스는 다음과 같은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사이버 전쟁을 불사하겠다'며 지속적인 북한 사이트 해킹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 북한 정부의 핵 개발 및 핵위협 중단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사임
▲ 즉각적인 자유-직접 민주주의 시행
▲ 모든 시민의 정부 통제나 검열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인터넷 사용

'어나니머스는 누구인가?'

북한 사이트를 해킹한 어나니머스는 국제적인 해킹 그룹입니다. 일부 국가의 해커들이 아니라 전 세계 해커들이 익명을 사용해 활동하는 대표적인 해커그룹 중의 하나입니다.

2011년 아동포르노 사이트를 해킹해 사용자들의 명단을 FBI에 넘기기는 식으로 정부가 영장이 없이 할 수 없는 일을 해킹을 통해 정보를 얻어 범죄 행위를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정부기관이나 페이팔,뱅크오브아메리카,소니 등의 기업도 해킹해 FBI와 인터폴의 수사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 인터넷 검열을 반대하고 있는 '어나니머스'


어나니머스가 대중의 지지를 받는 이유 중의 하나가 중국 정부의 자국 인터넷 검열에 항의, 중국 정부 웹사이트를 공격하기도 했으며, 인터넷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한 운동도 전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이번 북한 대남선전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공격하면서 북한에 '모든 시민의 검열 없는 인터넷 사용'을 요구사항으로 내걸기도 했습니다.

해킹그룹 '어나니머스'에 대한 시각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인터넷 검열과 같은 부분은 '아이엠피터'도 필요한 부분이라 동의하고 있습니다. 물론 해킹 자체를 무조건 옹호하지는 않습니다.

' 조중동도 종북세력으로 국가보안법 처벌받는다?'

대한민국 국민은 정부의 승인 없이 북한 주민을 접촉하거나 방북하는 행위, 반국가단체를 구성하거나 가입하면 '국가보안법'으로 처벌을 받습니다. 국가보안법은 워낙 범위가 넓어 북한과 관련한 정보를 얻는 행위 자체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 대남선전 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한국에서는 접속할 수 없도록 차단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북한의 공식적인 웹사이트를 보지 못합니다. 국정원과 경찰이 남한에서 북한 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차단해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북한에 대한 자료가 필요한 언론사나 연구소, 대학에서는 우회 아이피를 이용해 북한 사이트에 접속하기도 합니다.

이번 '우리민족끼리'에 회원으로 등록된 사람들이 모두 국가보안법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일부 보수언론의 기사도 있지만, 사실 북한 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했다고 무조건 국가보안법의 처벌을 받지는 않습니다. 만약 그런 논리라면 '우리민족끼리' 회원에 가입한 조중동 메일 사용자도 국가보안법의 처벌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나니머스가 공개한 '우리민족끼리'에 가입한 회원 명단을 보면 한나라당과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의 메일 주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북한 대남선전 사이트에 가입한 사람을 모두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거나 이들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한다면 조선,중앙,동아일보도 모두 '종북세력'이자 국가보안법으로 처벌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으로 회원에 가입했다고 해서 처벌하지는 않습니다. 북한에 대한 정보를 무슨 이유로 수집했는지에 대한 과정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학술적인 목적이나 취재, 그리고 단순 관심으로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 회원에 가입한 경우는 국가보안법 처벌 대상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민족끼리'에 나온 글과 자료를 다른 곳에 퍼트리거나 글을 찬양하는 행위를 반복했다면 국가보안법상의 '찬양,고무'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결국, 어나니머스가 공개한 '우리민족끼리'에 회원 리스트에 있다고 이들을 무조건 처벌하거나 '종북세력' '간첩'으로 낙인찍을 수는 없습니다.

' 어나니머스의 북한 해킹으로 발생한 억울한 피해자들'

어나니머스의 '우리민족끼리' 회원 명단이 공개되자,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일베'에서는 회원 명단에 올라온 사람들을 '죄수번호'라 부르며, 이들에 대한 신상털기를 시작했습니다.

▲일간베스트에 올라온 죄수번호 관련 글목록. 출처:일간베스트 캡처 이미지.


일간베스트 (일베)에는 어나니머스가 공개한 회원명단에 나온 메일주소를 근거로 구글링을 시작해 이들이 '종북세력'이고 '간첩'이라고 주장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베가 주장하는 '우리민족끼리' 회원 자체가 '종북세력'이나 '간첩'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민족끼리 회원 명단에 들어있다고 본인이 가입했다는 증거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민족끼리 회원가입 양식, 주민등록번호 대신에 생년월일과 메일주소만 있다. 출처:일간베스트 캡처 이미지.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회원가입 양식을 보면 이름과 생년월일,전화번호,이메일 주소만 있습니다. 그런데 알다시피 인터넷을 검색하면 이름과 메일 주소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과거 한국에서 수차례 해킹 사건이 일어나 금융정보와 주소,실제 휴대폰 번호까지 돌아다니고 있으며, 메일주소와 이름이 담긴 명단은 마케팅 사이트에 가보면 너무 간단하게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민족끼리' 회원이라고 등록된 메일 주소와 이름이 동일하다고 그 사람이 직접 우리민족끼리 회원으로 가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조건 우리민족끼리 사이트에 회원 명단에 있다고 일베에서는 실제 전화번호와 학교, 사진까지 버젓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우리민족끼리 회원 명단에 있던 사람을 대상으로 이뤄진 일베 신상털기로 공개된 개인 신상정보. 출처:일간베스트 캡처 이미지.

 

일베 사이트에서는 '우리민족끼리' 회원 명단에 있던 메일 주소를 근거로 이들의 싸이월드,SNS를 공개하면서 얼굴이 노출된 사진을 올리거나, 과거 게시판 등에 올렸던 글을 토대로 휴대폰 번호까지 공개하고 있습니다.

저들의 메일주소가 왜 '우리민족끼리' 회원 명단에 있는지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일베 유저들은 저들을 무조건 '간첩'이나 '종북세력'이라고 규정하는데 그 이유들을 보면 단순히 '전남대'에 다닌다는 식의 무분별하고 어처구니없는 사례가 많습니다.

특히 사진뿐만 아니라 과거 평범한 사이트에 올렸던 게시글을 그대로 올리면서 휴대폰 번호를 공개, '카톡으로 연락해라'식의 2차 피해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우리민족끼리 회원 명단에 올라온 사람을 국정원에 신고했다고 밝힌 일베 게시물. 출처:일간베스크 캡처 이미지.


일베 유저들은 신상털기에 그치지 않고 이들을 국정원에 갑첩,좌익사범으로 신고하고 있는데, 그들이 신고했다면 국정원은 그런 빌미를 계기로 그들을 조사할 것이며, 그럴 경우 메일 주소를 도용당한 사람들은 억울한 3차 피해까지 볼 수 있습니다.

'우리민족끼리' 회원 명단에 올라온 사람들이 단순히 명의를 도용당한 사람인지, 진짜 사이트에 가입했다고 해도 그것이 단순 관심이나 학술적인 이유에서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이런 식의 '신상털기'는 철저히 개인의 인권을 유린하고 폭력에 가까운 행위입니다.

Enjoy these few records as a proof of our access to your systems (random innocent citizens, collateral damage, because they were stupid enough to choose idiot passwords), we got all over 15k membership records of http://www.uriminzokkiri.com and many more.
(어나니머스 성명서에 나온 무고한 민간인 피해에 대한 문구, 비밀번호 해킹으로 명의가 도용됐다는 사실을 그들도 알고 있다)

진짜 '자유민주주의'에는 개인의 자유를 철저히 보장하고 인권을 보호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며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이런 행동이 법에 따라 처벌받아야 다시는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조선일보는 4월 5일자 신문 1면에 '우리민족끼리' 회원으로 통진당,전교조 회원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것을 보면 마치 자신들은 회원 명단에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선,중앙,동아,한나라당도 엄연히 '우리민족끼리' 회원 명단에 있습니다.

철저히 이기적이며 왜곡된 편파적인 기사와 무분별한 신상털기와 공안 수사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며 자행되는 '인권침해'를 오히려 수사 당국이 수사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