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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MB '성벽' 논현동 사저, 대통령 '퇴직연금' 몽땅 이자로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MB정부는 퇴임 정권이 되었고, 이명박 대통령은 말썽 많은 내곡동 사저가 아닌 논현동 사저로 돌아갔습니다.

MB의 논현동 사저는 1982년 현대건설 사장 시절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이 거주했던 곳으로 지난해 2월 기존의 건축물을 헐고 새로운 건물로 재건축해 퇴임과 동시에 입주하게 됐습니다.

내곡동 사저 문제가 아직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곡동 부지를 일단 놔두고 논현동으로 들어온 이 전 대통령의 논현동 사저를 보면, 퇴임했으니 그냥 놔두기에는 무언가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습니다.

' 자택 담보로 20억 대출, 이자만 무려 한달에 천만 원'

MB의 논현동 사저는 기존 건물을 완전히 헐어내고 새롭게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건축한 새집입니다. 이 집은 연면적 1170.11㎡로 평수로 계산하면 약353평에 달합니다. MB는 논현동 사저를 새로 건축하면서 돈이 없어 농협에서 20억을 대출받았습니다.
 

▲ 지하1층 지상3층으로 새로 지어진 MB 논현동 사저, 출처:한국경제신문


MB는 현재 모든 재산을 '청계재단'에 기부했기 때문에 남아 있는 재산은 강남구 논현동 사저밖에는 없습니다. 본인 명의 예금 6억이 있지만, 채무 2억을 제외하면 현금 4억과 논현동 집이 전부입니다. 문제는 논현동 집을 짓기 위해 대출받은 금액이 20억인데, 대출금 이자만 한달에 8백만 원이 넘습니다.

여기에 현재 내곡동 부지가 팔리지 않았기 때문에 김윤옥 여사 명의로된 강남구 논현동 29-13번지에 대한 대출금 6억원의 이자도 매달 2백50만원씩 내야 합니다.


MB는 논현동 사저와 내곡동 부지 대출이자로 대략 매월 1천8십만원을 내야 합니다. 그런데 그가 퇴직하면서 받는 연금은 1년에 1억1천2백만원이기 때문에 월 9백3십만원의 수입이 들어와도 그 돈 전부를 대출이자로 내야 합니다. 전직 대통령에게 퇴직연금 이외 교통비와 통신비 명목으로 수백만 원의 돈이 나오지만, 기본적으로 대통령 퇴직연금은 몽땅 대출이자로 갚아야 합니다.

지난 2008년 MB는 대통령 취임 직후 "서울시장 때부터 월급을 전액기부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그 약속을 지킬 것이다"라고 공언했었는데, 퇴직연금을 기부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수입의 대부분을 대출 이자로 내는 상황은 변함이 없습니다.

MB는 퇴임 이후 '개인 사무실'을 내서 활동할 계획을 하고 있다는데, 과연 순수한 자신의 돈으로 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전직 대통령이라는 타이틀로 기부를 받아야 하는데, 그 돈이 대출금 상환으로 편법 이용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계속 MB를 주목해야 할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 논현동 사저, 봉하마을의 1,5배'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고 봉하마을로 내려간다고 했을 때부터 한나라당과 조중동은 봉하마을을 '아방궁'으로 부르며 맹렬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번에 퇴임한 MB의 논현동 사저와 비교해보겠습니다. 

 
MB의 논현동 사저는 지하 160평, 1층 63평,2층 83평,3층 45평 등 총 351평 규모입니다. 건물 연면적으로만 따져봐도 역대 대통령 사저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저의 1.6배에 달합니다.

봉하마을은 대지 면적은 제일 넓지만, 건물 연면적을 따져보면 논현동 사저보다 훨씬 작습니다.


봉하마을 사저는 연면적 803.05㎡에 용적률 산정용 연면적 372.59㎡였지만 논현동 사저는  연면적 1170.11㎡에 용적률 산정용 연면적 636.7㎡으로 연면적만 따져봐도 논현동 사저가 봉하마을보도 1.5배 가량 큽니다.

이렇게 단순히 논현동 사저 351평과 봉하마을 242평을 비교하는 수치보다 더 엄청난 차이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공시지가입니다.


봉하마을의 ㎡당 공시지가는 19만1천원입니다. 그러나 논현동은 4백8만원입니다. 공시지가만 따져봐도 논현동 사저가 얼마나 비싼 땅이고, 봉하마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재산 값어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시골에 땅이 많아도 서울에 있는 아파트보다 못한 것이 현실이지만, 한나라당과 조중동은 아직도 이런 진실을 외면하고, 논현동 사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 MB '성벽'과 봉하마을 비교하니'

MB가 퇴임하면서 논현동 사저로 들어가는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란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엄청나게 높게 지어진 논현동 사저의 담 때문입니다.

▲논현동 사저로 들어가는 MB. 출처:오마이뉴스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논현동 사저는 사람 키를 훌쩍 넘어 거의 3미터 이상의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내부 자체를 아예 볼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예전 논현동 사저와 새로 지은 논현동 사저, 그리고 봉하마을을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클릭하면 확대됨


기존 논현동 사저를 보면 담이 표지판 높이와 비슷합니다. 그러나 새로 지은 논현동 사저의 담을 보면 사람 키를 훌쩍 넘습니다. 그러나 봉하마을을 보면 사람 키 높이와 비슷합니다. 결국 논현동 사저는 절대로 내부를 보지 못하게 되어 있는 구조이고, 봉하마을은 내부가 쉽게 보일 수 있습니다.

MB의 논현동 사저 담장이 높은 이유는 주위 집에서 논현동 사저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오히려 봉하마을이 내부가 더 쉽게 보이는 구조입니다.



봉하마을은 대문에서 바로 보면 내부가 보이지 않지만, 조금만 돌아서면 내부에서 무엇을 하는지 훤히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논현동 사저와 비교하면 거의 오픈됐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논현동 사저를 보면서 담이 생각외로 높자, 네티즌들은 논현동 사저 담을 '성벽'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는데, 사실 성벽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로 높습니다.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그의 행보에 관심을 두는 것은 그에 대한 평가가 이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정권을 장악하고 있을 때는 그에 관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지만, 이제는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있는 여건이 됐습니다. 어쩌면 MB는 그런 평가를 대비하기 위해 높은 '성벽'을 쌓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높은 성벽 속에 숨은 MB를 보니 그가 얼마나 퇴임 후를 무서워하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가 이제부터 시작되는 수십 건의 고발에 관해 조사를 받기 전에 대출금은 잘 갚고 있으며, 새로 지은 건물에 대한 세금은 잘 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무리 전직 대통령이라도 손님이 오면 나와서 인사를 하고,
시민과 가까이하는 모습이 보통의 모습이라는 점을 강조했던 사람,

전직 대통령은 특별한 권력자가 아님을 보여주는 일이 진짜 민주주의라는 사실을 가르쳤던 전직 대통령과 성벽 속에 숨은 전직 대통령을 보니, 왜 사람들이 노무현이라는 이름을 아직도 그리워 하는지 느끼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