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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한민국 장관 후보자님들, 참 쪼잔하게 사십니다.



박근혜 정부 초대 총리로 정홍원 총리가 취임했습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특수부장으로 살면서 아파트 하나 분양받으려고 위장전입까지 했던 인물이지만, 대한민국에서는 국무총리 후보자의 위장전입 같은 일은 큰 문제도 아닌가 봅니다.

위장전입은 주민등록법 제37조에 따라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1천만 원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했지만, 워낙 고위공직자들이 사과만 하고 버젓이 공직에 취임하니 범죄가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반인이 아파트 분양이나 자녀교육 때문에 위장전입하다가 걸리면 200~500만원 벌금을 받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정홍원 총리 이외에 아직도 수많은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가 내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 면면을 살펴보면 참으로 쪼잔한 일들까지 저지른 후보자가 너무 많습니다. 오늘은 큰일도 아닌 쪼잔한 일을 서슴지 않고 저질렀던 장관 후보자들에게 한 마디 해보려고 합니다. 

'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님, 혹시 따님과 의절하셨나요?'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님!
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후보자님 딸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5차례에 걸쳐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이나 실직자 자녀, 소년소녀 가장, 기초생활보장 대상자, 지체부자유자 등 어려운 학생에게만 지급하는 장학금을 받았더군요.

윤 후보자님이 청와대 비서실에서 나와 서강대 초빙교수로 소득이 천오백만원에 불과하던 2008년은 그럭저럭 이해하겠습니다. 그런데 2009년 소득이 무려 8,760만 원이었고, 2010년 한해에만 1억5,600만원을 벌었던 분의 딸이 어떻게 돈이 없는 학생이나 받는 장학금을 2009년, 2010년 연속으로 받았을까요?

혹시 대한민국 최고 법무 법인인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일하면서 따님과 의절하셨나요? 아무리 아빠가 잘나가는 김앤장 고문이라도 따님과 사이가 안 좋아, '너에게는 돈 한 푼 줄 수 없으니, 나가라'고 하셔서 따님이 아르바이트하면서 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가정 형편이 안 좋은 학생들이 겨우 겨우 받을 수 있는 장학금을 받았나요?

따님과 의절했다면 할 말이 없지만, 억대 연봉을 받으시면서 딸에게 학비를 주지 않은 사실은 너무 심한 듯합니다. 이번 기회에 따님과 화해하시고, 따님이 받았던 장학금의 딱 10배만 불우 학생을 위한 장학금을 기탁하시기 바랍니다. 외교부 장관 하다가 다시 김앤장에 가시면 연봉이 한 2-3억은 될 텐데 그 정도는 쓰셔도 될 듯합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자신이 보유한 기준시가 1억6,600만원짜리 아파트를 1억1,200만원에 팔았다고 신고했으며, 목동의 기준시가 2억8천만원짜리 아파트를 1억3,600만원에 샀다고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때 신고했다.

'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님, 부인과 별거해서 집에 살지 않나요?'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님!
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이 낸 자료를 보니 주정차 위반 과태료 체납,버스전용차료 위반 과태료 체납, 지방세 체납,자동차세 체납, 정기검사 미시행 과태료 체납으로 2002년부터 5번이나 자동차가 압류되셨더군요.

사실 사람이 살다 보면 자동차 과태료를 깜박해서 못 내, 자동차를 압류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후보자님은 집에 별로 들어가질 않으시나 봅니다. 저도 자동차세를 미납해 본 적이 있는데, 끊임없이 날라오더군요. 8년 전에 팔았던 자동차의 명의 이전이 늦어 환경부담금 용지가 저에게 우편으로 오는데 제주로 이사 와서도 계속 고지서가 날라와, 사갔던 중고 매매상을 찾기도 어려워 그냥 제가 내기도 했습니다.

주정차 위반 과태료는 물론이고, 지방세,자동차세를 내지 않으면 계속 고지서가 날라올 텐데, 어떻게 그것을 모르고 지나실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듭니다. 보통 사람들이야 알고도 돈이 없거나 일부러 내지 않았지만, 설마 법무부 장관 후보자까지 오르신 분이 독촉장을 무시할 리는 없었을 테고, 아마 집에 거의 들어가지 않으셨나 봅니다.

집에 들어가지 않으셨어도, 그런 공과금은 대부분 아내가 내주는 여타의 집과 비교해보면 아마 아내분과 사이가 안 좋아서 별거 중이라 아내분이 '너 한번 당해봐라'고 일부러 내주지 않은 거겠죠? 대한민국의 법질서를 관장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님은 절대 고의적으로 돈을 내지 않은 것이 아니라, 아내와 별거 중이고 집에 들어가지 않아 몰랐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제 아내 분과 이혼하시던지 아니면 재결합하시고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법무부 장관이 되면 부부동반으로 청와대도 가야 하는데 혼자 가면 뻘쭘하잖아요. 여성 대통령 시대에 아내분이 있어야 내조도 훨씬 잘 먹힐 것이고. 아무튼, 출세를 위해 아내분과 잘 화해 하시기 바랍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011년 8월 부산 고검장 퇴직 당시 13억9천만원의 재산이 불과 2년도 지나지 않아 26억원으로 증가했으며, 만성담마진으로 병역을 면제 받은 바 있다. 만성담마진은 일종의 두드러기로 원인을 찾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그로 인한 병역 면제 또한 희박하다.

' 조윤선 여가부 장관 후보자님! 애들 세뱃돈은 왜 건드리셨나요?'

조윤선 여가부 장관 후보자님!
전혀 알지도 못하겠지만, 며칠 전에 제가 조윤선 후보자님 관련 글을 한 편 쓴 적이 있습니다.

[정치] - 박근혜의 그림자 '조윤선' 여성가족부장관 임명 이유

이 글에 보면 2009년 의원실에서 한 언론 매체와 인터뷰한 내용을 근거로 많이 돈을 번 만큼 세금도 잘 냈다는 말을 한번은 확인해봐야 한다고 썼습니다.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남편과 함께 2002~2006년 부과된 종합소득세 가운데 8,212만원을 2008년 6월에야 내셨더군요.

인터뷰 내내 정당하게 번 만큼 세금도 많이 냈다고 자랑하셨던 분이 사실은 몇 년전 종합소득세를 한꺼번에 납부했던 사실을 보니 배신감이 들더군요. 세금을 꼬박꼬박 냈다고 했지만, 사실이 아니었잖아요. 말은 세무회계 기준 때문이라고 하는데, 아니 대형 은행 부행장까지 했던 사람이 그런 것도 모르면 어떻게 합니까? 혹시 은행 부행장은 실력이 아닌 외모 때문이었나요?

그리고 제가 참고했던 2012년도 재산공개 자료를 보니 고등학생, 중학생 자녀의 통장에는 4백만원 밖에 없었는데, 2011년에 자녀들 통장에 각각 4,900만원과 4,800만원의 거액이 있었더군요.

저도 자녀들 통장에 돈을 넣어두는 일도 있습니다. 혹시 제가 잡혀갔을 때를 대비한 생활비와 아이들 병원비죠. 물론 액수는 백만원이 넘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매번 무슨 일이 터져 곶감 빼먹듯이 빼서 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 통장에 오천만원이라는 거액을 넣어두시다니.

워낙 돈이 많은 집이라 아이들이 받은 세뱃돈을 차곡차곡 모아 아이들 학자금 용도로 저축해놓으실 수 있겠지만, 자녀가 미성년자일 경우 증여금액이 10년 동안 누적 1,500만원 이상이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사실은 아셨나요? 몰라서 증여세를 내지 않았거나, 아니면 알고 일부러 돈을 인출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증여세 내고 편하게 사시지, 왜 애들 세뱃돈을 건드리셨나요?

조윤선 여가부 후보자는 2012년 2월 모친에게 2억원을 빌렸다. 그러나 당시 조윤선 후보자의 통장에는 18억원이 있었기 때문에 그 돈이 부정한 수입으로 모친 통장에 넣었다가 자신의 통장으로 옮기고 차용으로 위장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


▲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의혹들 클릭하면 확대됨 ⓒ고정미, 출처:오마이뉴스.



 '아이엠피터'는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글을 쓰다가 포기했습니다. 보통 후보자 한 명당 저렇게 걸리는 것이 한두 개가 넘으니 그것만을 정리해서 글을 써도 포스팅 읽다가 독자들이 나갈 정도로 분량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냥 우스갯소리처럼 글을 써봤습니다.

매번 놀라는 일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어떻게 병역,위장전입,탈세,부동산 투기,전관 예우, 논문표절에 연루된 사람들만 기가 막히게 찾아 냅니다. 아마 하나도 걸리지 않는 후보자가 나오면 그것이 이상할 정도로 보입니다.

우리가 흔히 돈을 벌기 위해서는 불법도 하고, 꼼수도 부리고 적당히 세상과 타협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복부인'과 같은 천박하게 돈을 버는 사람이 그렇게 하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겠지만, 앞서 열거한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장관 후보자들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살아 온 인생을 보면 양아치도 이런 양아치가 없을 정도로 참으로 쪼잔합니다.

하는 짓이 쪼잔하면 생각도 쪼잔해지고, 대한민국도 쪼잔해집니다. 대한민국 장관님들 언제까지 이렇게 대한민국을 쪼잔하게 만들 것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