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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노인정 최고 스타 '박근혜 기초노령연금 공약' 뒤집어지나



대선기간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수많은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정치쇄신부터 경제민주화,일자리,고용복지,중산층 재건,골목상권 살리기,대학등록금 등 수백 가지의 공약을 국민에게 제시했고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공약이라는 것은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한 말입니다.

앞으로 박근혜 당선인이 어떻게 그 공약들을 실천할지 검증하고 그 과정을 지켜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우선 '기초노령연금'을 다루고자 합니다.


▲박근혜 후보 공약집 중 '기초연금 도입'부분 출처:박근혜 후보 공약집http://park2013.com/policy/down/peo_3.pdf


'노인정의 스타, 박근혜 기초노령연금 공약'

박근혜 후보는 대선기간 '기존의 하위 70%에게 지급되는 기초노령연금을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현재의 2배 수준(약 20만 원)으로 인상해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이 공약이 나오자 많은 노령층은 반겼고, 노인정을 비롯한 각종 노인회에서 박근혜 후보의 인기는 하늘을 치솟았습니다.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트위터에 올린 기초노령연금 트윗, 같은 내용은 하루에 4번 이상 올렸다. 출처:이노근 의원 트위터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선거운동원들은 박근혜 후보의 '기초노령연금'을 들고 노인정을 찾아다녔고, 노인들의 환호와 지지를 받았습니다. 또한, 기초노령연금 인상에 대해서 대다수 노인들이 20만 원으로 오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기초노령연금'은 박근혜 후보의 잘 나가는 공약 중의 하나였고, 이 공약으로 많은 표를 얻었다는 사실은 직간접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자, 새누리당에서 '기초노령연금' 인상은 없었던 말이고, 그 시기 또한 알 수 없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공약 뒤집기'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인 나성린 의원은 14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대선 공약에서 기초노령연금을 내년부터 20만 원씩 지급한다'고 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새누리당 나성린 정책위부의장은 '기초연금을 지급한다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분명 공약집에는 '기초연금 도입 즉시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과 중증장애인에게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인상하여 지급'이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또한 '내년부터라는 말이 없고 2013년부터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했지만, 공약집에는 '기초노령연금법의 기초연금법 전환개정(2013년)'고 명시되어 있으며, 소제목으로 '새누리당의 실천'이라고 굵은 글씨로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공약은 했지만, 재원 마련은 요원하기만 하고'

새누리당이 박근혜 후보의 공약집과 다르게 말을 주장하고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기초노령연금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올려주려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기초노령연금을 인상할 경우 소요 재정이 4조 원가량으로 드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연간'3조6천억 원'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전문가와 보건복지부는 11일 업무보고에서 연간 4조가 아니라 '연간 9조원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대략 4조 원의 재원마련도 어려운데 실제 업무부서에서는 '연간9조원'이 드는 계산 결과가 나오니 박근혜 당선인과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고, 이는 인수위 브리핑에서 '부처와 박근혜 당선인 인수위' 사이의 불협화음이 나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도대체 기초노령연금은 뭐고, 기초연금은 뭘까?'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은 기초노령연금 대상과 기초연금과는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나성린 정책위부의장은 현재 노인들 중 하위 70%가 받는 (대상자 2012년 420만 명)이 받는 '기초노령연금'과 공약집에 나온 '기초연금'은 다른 것으로 기초노령연금은 정부가 인상안을 앞으로 논의할 것이고, 30%에 해당하는 대상자는 국민연금에 편입하여 모든 노인이 20만 원을 대략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포스팅을 쓰면서 공약집에 맞추어 해석하자니 나성린 부의장의 말이 맞지가 않거나 나부의장의 말대로 하자니 공약집과 너무 차이가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검토해 본 결과 새누리당 나성린 부의장의 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노인에게 매월 20만 원을 지급한다고 한 적은 없다. 나머지 30%는(국민연금 가입자) 국민연금과 연계하여 이미 다양한 형태의 연금을 받고 있다. 궁극적으로  기초노령연금을 국민연금에 편입해서 통합 운영하겠다.(새누리당 나성린) 


결국, 모든 노인 매월 20만 원 공약은 현재까지 어떤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것도 아니고, 법 개정이 올해 안에 실현될 가능성도 없습니다. 이렇게 새누리당이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을 뒤집는 이유는 '국민연금'에 관한 젊은 세대의 반발이 강하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국민연금은 내 자산인데??'

새누리당이 복잡하게 말을 바꾸는 이유 중의 하나가 막대한 재원 때문인데, 현재 박근혜 당선인은 증세 없이 기초연금을 확대하기 위해 국민연금 재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실제로 가입자의 '사유재산' 성격이 강합니다. 이에 반해 기초노령연금은 '공적부조'로 실질적인 복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 재원을 기초연금으로 충당된다고 무조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정부의 추가 재원이 없다면 분명 국민연금의 재원은 흔들릴 것이고, 이 때문에 현재 국민연금가입자가 추후에 받는 연금은 축소 또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초노령연금과 기초연금의 가장 큰 문제는 전체복지를 어떻게 재원을 마련해서 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재원을 마련해서 모든 노인에게 매월 20만 원씩 지급할 수 있다면 오해의 소지가 없겠지만, 재원이 없다 보니 '국민연금으로 재원을 충당한다', '모든 노인이 지급 대상이 아니다',' 법 개정을 이제부터 하겠다'라는 말만 무성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은 대선 TV 토론에서 '기초연금은 모든 국민들에게 65세 모든 국민에게 다 드릴 수가 있고, 이번에 제가 국민의 선택을 받으면 꼭 이것은 실행하려고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초노령연금과 기초연금은 성격의 차이가 있는 제도입니다. 새누리당은 대선 기간 마치 모든 노인이 그냥 공짜로 매월 20만 원씩 받는다고 노인에게 홍보했지만, 사실 기초연금의 일부분은 국민연금 가입자가 자신이 낸 연금을 돌려받는 것입니다.

▲박근혜 당선인이 대한노인회를 방문회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출처:민중의소리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집과 지금 새누리당과 인수위 입장을 보면 복잡한 약관을 보여주지 않고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못된 보험모집인과 닮았습니다. 나만 믿고 보험만 가입하면 엄청난 보상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막상 보상을 받아야 할 시기가 다가오자,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복잡한 절차와 약관을 들이대며 요리조리 빠져나가려 하고 있습니다.

보통 보험모집인의 잘못된 보험 모집으로 손해 보면 해약이 가능하지만, 대선 전의 공약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국민에게 피해를 준 경우는 어디에 가서 민원을 제기해야 하나요? 그리고 순진하게 보험모집인의 말만 믿고 도장을 찍어준 할아버지,할머니들은 올해부터 받기로 한 20만 원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 어떤 표정을 지으실까요?